제주 호텔 매입건·(가칭)어린이독서체험관 2건 부결
노옥희 교육감 "교육환경 개선 차질…매우 안타까워"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울산 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안이 결국 불발됐다. 관련 예산 편성과 집행에 필요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3개월 전에 이어 이번에도 울산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23일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울산시교육청을 상대로 2023년도 정기분 울산시교육비특별회계 공유재산관리 계획안을 심사했다.
이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는 울산 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을 비롯해 복산초등학교 이전 설립, 동평중학교 운동부 훈련장 신축, (가칭) 어린이독서체험관 설립 변경, 서생초등학교 이전 설립 변경, 강동중학교 교사 증축, 복산초등학교 다목적강당 신축, (가칭) 서사초등학교 설립, 울산중앙초 등 3개교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설립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중 제주분원과 어린이독서체험관 설립 등 2건이 부결됐다.
제주분원은 제주시 도두일동 일원 대지 5210㎡, 건물 전체면적 6013㎡, 지하 1층, 지상 4층, 125실 규모의 호텔을 190여 억원에 매입하는 계획이다.
시의회 교육위 소속 의원 대다수는 이 안건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교육위 이성룡·강대길·안대룡 의원은 심사에 앞서 21일부터 22일까지 제주도에 머물며 매입을 검토 중인 호텔 현장을 확인했다.
의원들은 현장 심사에서 호텔 위치가 제주공항에 인접해 소음 문제가 있고, 수학여행지가 강제되는 동시에 수학여행 기간이 몰려 있는 특성상 모두 수용하지 못하는 등 복잡다단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 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의원들은 학생 수학여행이나 교직원 연수를 위해 무려 200억원이 넘는 혈세를 들여 울산도 아닌 타지역에 호텔을 매입하려는 구상 자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이 밖에 학생교육원 제주분원과 함께 부결된 구 동해분교 어린이독서체험관 추가 부지 확보 안건 부결됐다.
앞서 교육위는 북구 당사동 구 동해분교에 조성하려는 어린이독서체험관의 추가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당초 47억여원에서 50억여원을 증액, 97억여원으로 변경하는 안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기존 안은 독서체험에 집중됐는데, 의원들은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위치상 독서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면서 해양, 기후, 천체 등 콘텐츠 확대를 요구했고, 보완 여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옥희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직원들 모두 수고 많으셨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계획에 차질이 생겨 안타깝다”고 했다.
노 교육감은 “서로 의견이 달라 부결시킬 수 있다고 하지만 어린이독서체험관 관련 안건은 그동안 우리 교육청의 노력과 내용을 보면 교육위 결정이 매우 안타깝다”고 적었다.
울산시교육청의 주요 정책 안건이 연이어 부결되면서 시교육청과 시의회간 갈등구도가 더욱 짙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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