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에도…로드맵에 따라 공시가↑
11억~14억 주택, 특별공제 도입 때 안내도 되는데…
정부, 공시가 현실화율 2020년 수준으로 환원 검토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부자 동네도 아닌 곳에 국민평형 아파트 한 채 가지고 있습니다. 남편이 외벌이 중이고 경력단절된 주부인데 낮시간 알바라도 다녀야 하나 알아보고 있고요. 그런데 제가 종부세 대상이라니 당황스럽습니다. 물가도 오르고, 금리도 높고 살기 팍팍하네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00%에서 60%로 하향조정됐는데 왜 종부세 납부액은 지난해보다 늘었을까요? 보유주택 수나 지역도 작년과 바뀐 게 하나도 없는데 납부액이 늘어서 의아합니다."
11월 발송된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아든 납세자들의 조세 저항 조짐이 심상치 않다. 집값이 떨어지고 공시가가 실거래를 역전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는데도 상향조정된 공시가에 세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낮춘 게 소용이 없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등에서는 시장 상황과 정 반대인 고지서와 관련해 성토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
정부가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 완화를 위해 특별공제 도입했지만 거대 야당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공시가 11억~14억원대의 비강남지역 주택 보유자들이 고스란히 종부세를 내게 됐다.
22일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팀장이 2022년 종부세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를 보유한 1주택자는 올해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해 약 73만원을 종부세로 내야 한다. 지난해 67만원보다 소폭 오른 값이다. 공시가격이 전년도 12억6300만원에서 올해 13억8200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성동구 왕십리 텐즈힐 전용 84㎡의 종부세는 2020년 2만8000원에서 지난해 4만1000원이었다가 올해 44만5000원까지 올랐다. 공시가는 11억1000만원에서 12억7200만원으로 상승했다. 강동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공시가가 전년 10억8500만원에서 올해 12억600만원으로 오르면서 지난해 내지 않던 종부세를 올해는 27만원 내야 한다.
상승분은 크지 않지만 납세자들이 세금 인상을 달갑지 않게 느끼는 이유는 실거래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실화율 로드맵에 따라 공시가가 올랐는데 올해 하반기 들어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뚜렷해지며 거래절벽현상이 이어지고 실거래가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17억5000만원에 거래된 텐즈힐은 지난 7월 14억8000만원에 하락한 뒤 거래가 없다.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도 지난해 17억원대에 거래되다가 지난 8월 14억9600만원에 팔렸다.
더군다나 공시가가 11억~14억원대인 아파트는 정부안대로 종부세 기본 공제액이 14억원으로 올랐다면 종부세를 내지 않았어도 됐다.
집값이 급락하면서 공시가보다 실거래가가 더 내리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전용 76㎡의 올해 공시가는 19억3700만원이었지만 지난달 말 19억85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 같은 주택시장의 급격한 침체와 납세자들의 반발에 정부는 내년에 적용할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시제도 개선 전문가 자문위원회 위원인 유선종 건국대 교수는 이날 국토교통부가 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2차 공청회'에서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의 역전 문제, 과도한 국민 부담 증가, 가격균형성 개선 차원에서 공시가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내년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72.7%에서 69.0%로 낮아진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실화율을 최소한 2020년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며 "가격하락이 너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경제 충격에 비해 국회와 정부의 대응이 너무 늦거나 모자라서는 안되겠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00%에서 60%로 하향조정됐는데 왜 종부세 납부액은 지난해보다 늘었을까요? 보유주택 수나 지역도 작년과 바뀐 게 하나도 없는데 납부액이 늘어서 의아합니다."
11월 발송된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아든 납세자들의 조세 저항 조짐이 심상치 않다. 집값이 떨어지고 공시가가 실거래를 역전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는데도 상향조정된 공시가에 세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낮춘 게 소용이 없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등에서는 시장 상황과 정 반대인 고지서와 관련해 성토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
정부가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 완화를 위해 특별공제 도입했지만 거대 야당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공시가 11억~14억원대의 비강남지역 주택 보유자들이 고스란히 종부세를 내게 됐다.
22일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팀장이 2022년 종부세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를 보유한 1주택자는 올해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해 약 73만원을 종부세로 내야 한다. 지난해 67만원보다 소폭 오른 값이다. 공시가격이 전년도 12억6300만원에서 올해 13억8200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성동구 왕십리 텐즈힐 전용 84㎡의 종부세는 2020년 2만8000원에서 지난해 4만1000원이었다가 올해 44만5000원까지 올랐다. 공시가는 11억1000만원에서 12억7200만원으로 상승했다. 강동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공시가가 전년 10억8500만원에서 올해 12억600만원으로 오르면서 지난해 내지 않던 종부세를 올해는 27만원 내야 한다.
상승분은 크지 않지만 납세자들이 세금 인상을 달갑지 않게 느끼는 이유는 실거래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실화율 로드맵에 따라 공시가가 올랐는데 올해 하반기 들어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뚜렷해지며 거래절벽현상이 이어지고 실거래가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17억5000만원에 거래된 텐즈힐은 지난 7월 14억8000만원에 하락한 뒤 거래가 없다.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도 지난해 17억원대에 거래되다가 지난 8월 14억9600만원에 팔렸다.
더군다나 공시가가 11억~14억원대인 아파트는 정부안대로 종부세 기본 공제액이 14억원으로 올랐다면 종부세를 내지 않았어도 됐다.
집값이 급락하면서 공시가보다 실거래가가 더 내리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전용 76㎡의 올해 공시가는 19억3700만원이었지만 지난달 말 19억85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 같은 주택시장의 급격한 침체와 납세자들의 반발에 정부는 내년에 적용할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시제도 개선 전문가 자문위원회 위원인 유선종 건국대 교수는 이날 국토교통부가 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2차 공청회'에서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의 역전 문제, 과도한 국민 부담 증가, 가격균형성 개선 차원에서 공시가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내년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72.7%에서 69.0%로 낮아진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실화율을 최소한 2020년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며 "가격하락이 너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경제 충격에 비해 국회와 정부의 대응이 너무 늦거나 모자라서는 안되겠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