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로 돌아온 이대호 "야구가 좋아서 왔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22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40)가 한 달 여 만에 야구 팬들 앞에서 그라운드에 섰다. 21년 동안 몸 담은 롯데 자이언츠가 아닌 야구 예능 '최강야구'의 최강 몬스터즈 유니폼을 입고서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와 김성근 감독이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된 최강 몬스터즈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곰들의 모임' 행사의 일환으로 이벤트 경기를 가졌다.

시즌을 마친 뒤 최강 몬스터즈에 합류한 이대호도 오랜만에 잠실벌에 섰다.

이대호는 "처음에 올 때 예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선후배, 친구들이 있어 대표팀에 간다고 생각하고 왔다"며 "후배들을 위해서 은퇴했지만 야구가 좋고 더 하고 싶어서 최강 몬스터즈에 합류했다.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강 몬스터즈는 프로에서 은퇴한 선수와 대학 선수, 독립리그 선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은퇴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주로 아마추어, 독립리그 야구 팀들과 승부를 벌인다. 

일찌감치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정한 이대호는 지난 7월 올스타전을 시작으로 전국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 은퇴 투어를 실시했다. 최강야구 출연진들은 은퇴를 앞둔 이대호에게 틈틈이 러브콜을 보냈다. 두산 지휘봉을 잡기 전 최강 몬스터즈 초대 감독을 맡았던 이승엽 감독은 "4번 자리는 언제든 비워놓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이)승엽이 형이나 (박)용택이 형, (정)근우에게 '같이 하자'는 연락이 많이 왔다. 그래서 왔는데 승엽이 형은 안 계시더라"며 웃었다.

'최강야구'에서 이승엽 감독과 연을 맺은 정수성 코치도 두산으로 향했다. 이대호는 "배신자 2명인 이승엽 감독, 정수성 코치가 있는 두산을 이길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했다"며 웃어보였다.

이승엽 감독이 두산으로 향하면서 공석이 된 최강 몬스터즈 사령탑에는 '야신' 김성근 감독이 새롭게 선임됐다.

이대호는 "좋아하는 감독님도 계신다. 아마추어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후배들의 실력도 더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이어 "11월에 야구를 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 너무 춥다"고 농담한 이대호는 "아마추어, 대학생 선수들에게는 동계 훈련을 하는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같이 경쟁하면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프로 무대를 떠났지만, 마음가짐은 그대로다. 출연료를 받고 뛰는 만큼 프로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대호는 "아직도 프로 선수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김성근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돈을 받고 뛰면 프로다. 열심히는 누구나 하는 것이다. 프로인 만큼 잘할 수 있도록 많이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대호는 '최강야구'가 시작할 때부터 최강 몬스터즈 멤버로 뛴 정근우, 박용택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현재 팀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정근우에  대해 "나도 봤는데 정말 잘 치더라"고 추켜세웠다.

반면 선배인 박용택에 대해서는 "너무 못 치더라. 욕심을 부리더니 스윙이 커지고, 몸이 굳더라. 밀어치자는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 옛날 스윙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농담했다. 이를 들은 박용택은 "이대호도 특별하지는 않더라"고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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