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장기동 매물 발표 전 대비 3.4% 감소
"호재 터진 뒤 집주인들이 매물 거둬들여"
"부동산 하락 초기…실수요 늘기에는 한계"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정부가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개발과 '지하철 5호선 연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김포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김포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는 등 즉각 반응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매수세 회복까지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6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경기 김포시 장기동의 아파트 매물은 1727건으로, 국토부의 김포한강2신도시 발표 직전인 지난 10일(1786건)에 비해 3.4% 감소했다.
김포시 장기동 매물은 집값 급등으로 서울 외곽 아파트 투자가 활성화되던 지난 2020년 10월17일 558건으로 최저치를 찍은 뒤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다시 늘기 시작, 2년 만인 지난달 2일 1890건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던 매물 수는 이달부터 다시 하락세로 꺾이고 있다. 최근 수도권 규제지역 해제와 이번 개발계획 발표 등 해당 지역에 호재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1일 경기 김포시 마산동·운양동·장기동·양촌읍 일대 731만㎡ 부지에 4만6000가구 규모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콤팩트시티는 2027년 분양을 시작해 2030년께 첫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입주 시점과 맞춰 지하철 5호선도 연장 개통한다고 밝혀 더 주목을 끌었다.
이번 발표에 김포시 주민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그동안 김포골드선 풍무역에서 서울 5호선으로 갈아타 광화문역까지 출근하던 직장인 A씨는 "김포공항부터 풍무역까지의 구간이 퇴근시간에는 진짜 힘들었다"며 이번 정부 발표에 반색했다.
또 다른 김포 주민 B씨는 "그동안 아침에는 첫 차를 타고 퇴근 시간에는 일부러 야근을 한 뒤 8~9시가 넘어서야 지하철을 타는 경우가 많았다"며 5호선 연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토부 발표 직후 부동산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에는 경기 김포시 장기동 소재 대단지 아파트인 '한강센트럴자이1단지'가 한동안 검색어 1위를 유지하기도 했다.
해당 단지 전용 85㎡의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 6일 체결된 4억9500만원(21층)으로 지난해 9월 기록한 신고가 7억4200만원(19층)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최근 해당 평형 매물호가는 최고 8억원대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시 장기동 소재 한 공인중개사는 "원래 해당 평형은 4억5000만원 밑으로 나온 급매성 매물들도 있었는데 이번에 터진 호재 때문에 지금은 그런 매물은 없다"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개발 계획은 김포시에 찾아온 큰 호재라면서도 앞으로 계획된 공급 폭탄과 추가 금리인상 등 악조건들이 여전해 실제 가격 상승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사안에서 중요한 것은 콤팩트시티다. 인근 시세에 영향이 있느냐, 3기 신도시 공급물량이 많을 텐데 괜찮냐는 등의 이야기에 비중을 두면 안 된다"면서도 "지하철 5호선 연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도 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이번 발표가 상당한 호재이기는 하나 2030년 완공까지 기간이 너무 길고, GTX 발표 후 3~4년간 올랐던 가격들이 최근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다 내려간 점도 참고해야 한다"며 "지금은 부동산 하락 초기이기 때문에 이번 호재만으로 매수 수요가 늘기에는 한계가 있고, 신도시 조성으로 공급량도 늘어나기 때문에 기존 아파트 집값이 오르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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