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7차 유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상황에서 처음 맞는 겨울철 유행인 만큼 인플루엔자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과 동시 유행하는 '멀티데믹' 국면이라는 점, 국민들의 면역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률이 매우 낮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방역 당국은 12월 이후 하루 최대 20만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번 유행을 잘 넘기면 내년에는 실내마스크를 벗는 등 방역조치가 더 완화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당장은 고위험군의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7차 유행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국내 유입된 이후 7번째 유행이 시작됐다. 올해만 벌써 3번째다.
방역 당국이 오는 12월 이후 하루 최대 20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좋은 겨울철이라는 점, 새 변이, 낮은 접종률 등이 유행 시기와 정점 높낮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2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 7차 유행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상태에서 맞는 첫 겨울철 유행인 만큼 보다 5·6차 유행보다 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7차 유행은 현재 지난 7~9월 6차 유행 때와 마찬가지로 오미크론 BA.5 변이가 우세한 상황이다. 해외에서 유행하는 BQ.1과 BQ.1.1, XBB 재조합 변이는 국내에서도 조금씩 검출률이 늘고는 있지만 앞선 5·6차 유행처럼 눈에 띄게 우세화 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출입국, 실외마스크 등 여러 방역조치는 여전히 완화된 상태다. 정부와 방역 당국 역시 겨울철 7차 유행을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에도 여름철 재유행 파고를 넘은 만큼 이번 7차 유행도 6차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여유도 읽힌다.
그러나 이번 7차 유행은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우선 겨울철 날씨가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 특성상 쌀쌀하고 건조한 날씨에 쉽게 전파되는데다 환기를 하지 않으면 실내가 밀폐된 '3밀 환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는 마스크 등 방역 조치가 완화돼 인플루엔자(독감), 리노 바이러스, RS(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 메타뉴모 바이러스 등 여타 호흡기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멀티데믹' 상황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1주 간 의사환자 분율(ILI)은 외래환자 11.2명으로 3주 연속 증가했고 7주째 독감유행주의보 기준을 상회하고 있다. 같은 기간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병 입원환자는 1011명으로 1년 전(941명)보다 70명 많다.
이처럼 증상이 유사한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하게 되면 검사와 치료, 병상 등 의료대응 체계에도 혼선이 생길 수 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번 7차 유행 정점은 12월 이후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5만명에서 최대 20만명까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월 둘째 주 일일 확진자 수가 이미 6만명대까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정점 규모는 10만명대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여름철 6차 유행의 경우 하루 18만명대의 정점을 기록한 후 떨어졌다.
변이도 또 하나의 변수다. BQ.1과 BQ.1.1, XBB 등 오미크론 세부계통·재조합 변이는 미국과 유럽, 싱가포르 등에서 BA.5를 밀어내고 세력을 확대했거나 이미 우세화됐지만 국내에서는 BA.5 변이가 86%로 아직 건재하다. 다만 해외여행 등 출입국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자유로워진 만큼 해외발 변이가 우세종화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의 유행 예측 조사 결과를 보면 12월 4~7일이 정점일 거란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며 "14만~15만명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정부가 20만명까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검사를 받지 않는 감염자가 많기 때문에 실제 확진자 수는 그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BA.5의 비중이 얼마나 빨리 줄어드는지, BQ.1 계열 변이가 얼마나 빨리 늘어나느냐 여부에 따라 정점 시기나 최대 진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7차 유행 정점 시기와 규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는 예방접종률이다. 지난 7월 이전에 확진됐거나 예방접종을 마친 경우 이달부터 면역이 급격히 하락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이에 반해 동절기 2가 백신 추가접종률은 전체 인구 대비 3.2%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는 실내마스크를 해제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거리두기가 거의 없어졌고 호흡기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쉬운 저온건조한 3밀 환경까지 갖춰졌다"며 "백신 접종률에 따라 정점 높아질 수도 있고 낮아질 수도 있어. 20만명 이상 나올 수도 있다.
7차 유행이 봄과 여름의 유행 초기에 비해 확산세가 빠르지 않아 정점 구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은 "5차 유행과 6차 유행 당시에는 매주 확진자가 2배씩 늘어나는 '더블링'이 지속된 반면 이번 7차 유행은 3주에 걸쳐 2배가 됐다"며 "유행이 천천히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만큼 자연면역을 얻는 사람이 적어 유행 감소 속도 역시 더딜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변이도 또 하나의 변수다. BQ.1과 BQ.1.1, XBB 등 오미크론 세부계통·재조합 변이는 미국과 유럽, 싱가포르 등에서 BA.5를 밀어내고 세력을 확대했거나 이미 우세화됐지만 국내에서는 BA.5 변이가 86%로 아직 건재하다. 다만 해외여행 등 출입국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자유로워진 만큼 해외발 변이가 우세종화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의 유행 예측 조사 결과를 보면 12월 4~7일이 정점일 거란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며 "14만~15만명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정부가 20만명까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검사를 받지 않는 감염자가 많기 때문에 실제 확진자 수는 그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BA.5의 비중이 얼마나 빨리 줄어드는지, BQ.1 계열 변이가 얼마나 빨리 늘어나느냐 여부에 따라 정점 시기나 최대 진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7차 유행 정점 시기와 규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는 예방접종률이다. 지난 7월 이전에 확진됐거나 예방접종을 마친 경우 이달부터 면역이 급격히 하락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이에 반해 동절기 2가 백신 추가접종률은 전체 인구 대비 3.2%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는 실내마스크를 해제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거리두기가 거의 없어졌고 호흡기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쉬운 저온건조한 3밀 환경까지 갖춰졌다"며 "백신 접종률에 따라 정점 높아질 수도 있고 낮아질 수도 있어. 20만명 이상 나올 수도 있다.
7차 유행이 봄과 여름의 유행 초기에 비해 확산세가 빠르지 않아 정점 구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은 "5차 유행과 6차 유행 당시에는 매주 확진자가 2배씩 늘어나는 '더블링'이 지속된 반면 이번 7차 유행은 3주에 걸쳐 2배가 됐다"며 "유행이 천천히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만큼 자연면역을 얻는 사람이 적어 유행 감소 속도 역시 더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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