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적자, 올해 30조 넘나…내년 전기요금 추가 인상 압박

기사등록 2022/11/11 14:00:00

한전 적자 올해 3분기까지 22조원에 육박

팔면 팔수록 손해가 더 커지는 전기 시장

4분기 전력 도매가 300원 육박 사상 최고

난방수요 많은 겨울철…적자 더 커질수도

연료비 2배↑…전기료 큰 폭 인상 가능성

레고랜드발 한전채 발행↓…자금난 우려

한전 "차입재원 다변화…전기요금 정상화"

[세종=뉴시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한국전력의 올해 3분기 누적 적자가 22조원에 육박하면서 연말까지 30조원 안팎의 대규모 적자가 전망된다.

한전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발행에 제동까지 걸리면서 내년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한전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결산 영업손실은 지난해(-1조1240억원)보다 1842.5% 늘어난 21조8342억원을 기록해 '6분기 연속' 적자 수렁에 빠졌다.

3분기 영업손실만 7조5309억원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30조원 안팎의 역대 최악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한전의 적자는 발전사로부터 비싸게 전력을 사서 소비자에게 싸게 파는 구조 때문에 발생한다.

한전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한전은 올 1~8월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킬로와트시(㎾h)당 평균 144.9원에 구입해 116.4원에 판매했다. ㎾h당 28.5원씩 손해를 보며 판 것이다.

이같은 구조는 한전 영업에도 영향을 미쳐, 한전 매출액은 전력판매량 증가와 요금조정에도 6조6181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영업비용은 연료가격 급등 등으로 27조3283억원 증가해 적자를 이끌었다.

전력 판매 성수기인 여름철이 껴있던 3분기에 이어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 4분기에 접어들면서 적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4분기가 시작한 지난달 전력도매가격(SMP)은 ㎾h당 평균 253.25원이었으며, 지난달 한때 ㎾h당 300원대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월 평균 SMP가 300원대를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내년 전기요금 인상 압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정부는 올해 5% 이상 고물가 상황에서도 3차례 인상을 통해 ㎾h당 19.3원의 전기요금을 올렸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다세대 주택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모습. 2022.09.19.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다세대 주택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모습. 2022.09.19. [email protected]


특히 전기요금 항목 중 하나인 기준연료비가 대폭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준연료비는 1년치 연료비에 따라 책정되는데, 올해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한전에 따르면 1~9월 액화천연가스(LNG) 평균 가격은 t당 132만5600원으로, 전년동월(61만6400원) 대비 115.1% 올랐다. 같은 기간 유연탄도 t당 177.4달러로 지난해(123.5달러)에 비해 187.4%나 올랐다.

정부와 한전은 다음 달 중 내년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 기준연료비(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을 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한전은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막히게 되면서 재정난까지 우려되고 있다.

한전은 그동안 전력거대 대금 등을 지불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해왔지만,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이 경색되면서 정부가 한전채 발행 자제 권고하자 자금 조달이 더 어렵게 됐다.

한전은 회사채 발행이 막히자 은행권의 문을 두드려보고 있지만, 은행 대출 한도 등을 고려하면 자금수요를 모두 충당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한전의 사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적립금 합계 2배(현행)에서 5배 이상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한국전력공사법을 발의했지만 '레고랜드 사태' 이후 통과도 쉽지 않게 됐다.

한전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재정건전화 계획에 따라 비핵심자산 매각 및 투자사업 시기 조정, 전력공급비용 관리 강화 등 향후 5년간 총 14조3000억원의 재무개선을 목표로 전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차입금 증가로 사채발행한도 초과가 예상돼 한전법 개정을 통해 한도를 높이고, 은행차입 확대 등 차입 재원을 다변화해 안정적 전력공급에 필요한 자금을 차질없이 조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격신호의 적기 제공을 통한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고, 재무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과 연계해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정상화, 관련 제도 개선을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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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적자, 올해 30조 넘나…내년 전기요금 추가 인상 압박

기사등록 2022/11/11 14: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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