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1집 '페이드 어웨이 라이크 어 드림' 호평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싱어송라이터 겸 베이시스트 이루리가 최근 발매한 정규 1집 '페이드 어웨이 라이크 어 드림(Fade Away Like A Dream)'은 한 줄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인 사랑 자체를 대상으로 삼았지만, 빤한 아포리즘에 빠지지 않는다.
멜로디·리듬의 특별함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누구에게나 젊은 시절 사랑의 고유성을 확인해준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예전부터 반복돼 온 사랑이기에 안전한 패턴을 따를 법도 하지만, 이루리는 긴 호흡을 가져갈 수 있는 이번 정규에서 사랑에 대한 여러 인식의 문을 때론 조심스럽게 때론 대범하게 열어젖힌다. 사랑의 동어반복이 아닌, 사랑하는 이들 또는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당당한 자기확인이다.
2011년 밴드 '바이바이배드맨'의 베이시스트로 데뷔한 이후 '서울문', '이성경X이루리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루리는 2018년 솔로로 나선 이후 홍대 앞에서 인정 받는 싱어송라이터가 됐다. 특히 작사·작곡·편곡뿐 아니라 스스로 녹음과 믹스까지 도맡아 음악적 역량을 증명하는 팔방미인이다. 최근 홍대 앞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에서 만난 이루리는 "첫 정규 앨범을 내면서 자유로운 표현 방식에 대해 더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밴드로 음악을 시작하셨고, 친구들과 음악하는 걸 즐기시는 걸로도 알고 있는데 솔로를 내야겠다는 마음은 어떻게 먹게 된 건가요?
"밴드를 위한 곡을 쓴다고 해도 모든 곡들이 밴드 곡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 곡들이 아깝기도 하고 포트폴리오처럼 만들어보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과 경험을 쌓고 싶다는 마음에 솔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싱글은 어떤 주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데 집중하게 만드는데, 정규는 앨범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생각해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개인적으로 고정관념이 있는 편이에요. 팝적인 형태의 싱글를 내면 3~4분 안에 표현해야 하는 게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정규는 굳이 개별 곡 러닝타임이나 곡 마다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부분이 재미가 있을 것이라 여겼죠."
-실제 작업을 끝내고 나니까 재미가 있었고 자유로웠나요?
"분명 막히는 부분들도 많았고 원하고 만큼 표현을 못하는 부분도 있어요. 그런 때 막힐 때 재미를 느끼는 것도 있습니다. '다음엔 이걸 목표로 삼으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정규 앨범도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해요."
-말씀하신 '고정관념'은 어떻게 만들어진 건가요?
"밴드로 음악을 할 때는 더 자유로운 느낌이에요. 장르적인 틀을 만들어놓지 않고 작업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솔로를 하면서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다 보니, 개인적인 생각에서 오는 고정관념이 있더라고요.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되는 음악은 이런 게 좋을 거야' 같은 생각…. 그런 게 고정관념을 만드는 거 같아요. (그런 부분이 대중성을 만들어내는 지점인 거 같다고 하자) 좋게 표현하면 대중성이고,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빤할 수 있다는 거죠. 한 끝 차이일 수도 있는 거 같아요."
-10개 트랙의 직접적인 유기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저마다의 서사로 긴밀성을 갖고 있어요.
"사랑이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서 꿈과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앨범에 실린 곡들의 사랑 이야기는 항상 아름답거나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에요. 좌절을 주기도 하고, 나를 약하게 만들기도 하고, 어떻게 보며 또 강하게도 만드는 복합적인 것들이죠. 사랑이라고 표현하지만 사랑이 아닐 때도 있고…. 사람마다 사랑의 방식이 다르잖아요. 그런 것을 곡마다 담으려고 했습니다. 특정한 사랑 이미지 한 가지를 전체로 그린 건 아니고 사랑에서 오는 여러 요소를 곡마다 소개하고자 했어요. 트랙 순서는 하나의 공연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세트리스트 짜듯 배치했어요. 편곡적으로도, 보컬로 시작하는 곡이면 다음 곡은 보컬로 시작되지 않게 한다든지 그런 식으로 고민했죠. 한 사람이 편곡과 믹스를 도맡아 하면, 모든 곡이 비슷하게 들릴 확률이 높다는 생각에 다르게 들릴 수 있도록 배치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멜로디·리듬의 특별함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누구에게나 젊은 시절 사랑의 고유성을 확인해준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예전부터 반복돼 온 사랑이기에 안전한 패턴을 따를 법도 하지만, 이루리는 긴 호흡을 가져갈 수 있는 이번 정규에서 사랑에 대한 여러 인식의 문을 때론 조심스럽게 때론 대범하게 열어젖힌다. 사랑의 동어반복이 아닌, 사랑하는 이들 또는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당당한 자기확인이다.
2011년 밴드 '바이바이배드맨'의 베이시스트로 데뷔한 이후 '서울문', '이성경X이루리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루리는 2018년 솔로로 나선 이후 홍대 앞에서 인정 받는 싱어송라이터가 됐다. 특히 작사·작곡·편곡뿐 아니라 스스로 녹음과 믹스까지 도맡아 음악적 역량을 증명하는 팔방미인이다. 최근 홍대 앞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에서 만난 이루리는 "첫 정규 앨범을 내면서 자유로운 표현 방식에 대해 더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밴드로 음악을 시작하셨고, 친구들과 음악하는 걸 즐기시는 걸로도 알고 있는데 솔로를 내야겠다는 마음은 어떻게 먹게 된 건가요?
"밴드를 위한 곡을 쓴다고 해도 모든 곡들이 밴드 곡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 곡들이 아깝기도 하고 포트폴리오처럼 만들어보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과 경험을 쌓고 싶다는 마음에 솔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싱글은 어떤 주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데 집중하게 만드는데, 정규는 앨범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생각해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개인적으로 고정관념이 있는 편이에요. 팝적인 형태의 싱글를 내면 3~4분 안에 표현해야 하는 게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정규는 굳이 개별 곡 러닝타임이나 곡 마다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부분이 재미가 있을 것이라 여겼죠."
-실제 작업을 끝내고 나니까 재미가 있었고 자유로웠나요?
"분명 막히는 부분들도 많았고 원하고 만큼 표현을 못하는 부분도 있어요. 그런 때 막힐 때 재미를 느끼는 것도 있습니다. '다음엔 이걸 목표로 삼으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정규 앨범도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해요."
-말씀하신 '고정관념'은 어떻게 만들어진 건가요?
"밴드로 음악을 할 때는 더 자유로운 느낌이에요. 장르적인 틀을 만들어놓지 않고 작업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솔로를 하면서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다 보니, 개인적인 생각에서 오는 고정관념이 있더라고요.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되는 음악은 이런 게 좋을 거야' 같은 생각…. 그런 게 고정관념을 만드는 거 같아요. (그런 부분이 대중성을 만들어내는 지점인 거 같다고 하자) 좋게 표현하면 대중성이고,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빤할 수 있다는 거죠. 한 끝 차이일 수도 있는 거 같아요."
-10개 트랙의 직접적인 유기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저마다의 서사로 긴밀성을 갖고 있어요.
"사랑이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서 꿈과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앨범에 실린 곡들의 사랑 이야기는 항상 아름답거나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에요. 좌절을 주기도 하고, 나를 약하게 만들기도 하고, 어떻게 보며 또 강하게도 만드는 복합적인 것들이죠. 사랑이라고 표현하지만 사랑이 아닐 때도 있고…. 사람마다 사랑의 방식이 다르잖아요. 그런 것을 곡마다 담으려고 했습니다. 특정한 사랑 이미지 한 가지를 전체로 그린 건 아니고 사랑에서 오는 여러 요소를 곡마다 소개하고자 했어요. 트랙 순서는 하나의 공연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세트리스트 짜듯 배치했어요. 편곡적으로도, 보컬로 시작하는 곡이면 다음 곡은 보컬로 시작되지 않게 한다든지 그런 식으로 고민했죠. 한 사람이 편곡과 믹스를 도맡아 하면, 모든 곡이 비슷하게 들릴 확률이 높다는 생각에 다르게 들릴 수 있도록 배치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혼자 거의 모든 작업을 하시잖아요. 작업 시간이 더 적게 걸립니까? 아니면 더 걸립니까?
"물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제 이번 정규 1집 작업 시간은 1년이 좀 안 걸렸어요. 기존에 쓴 곡을 믹스만 다시 하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너무 작업 기간을 길게 가면 지치더라고요. 또 어느 주제에 대해 쓰더라도 거기에 대한 생각은 1년 사이에 많이 바뀔 수도 있고요. 음악의 질감이 시대에 따라 많이 변하고 감성도 많이 변할 수 있어 1년 이상 끌고 가고 싶지 않아요."
-베이시스트 기반의 싱어송라이터의 특징이 있나요? 예를 들어 '빛과 소금'의 장기호 씨도 베이시스트인데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선보여주시잖아요. 물론 같은 베이시스트라도 각자마다 다르겠지만요.
"저는 제 역할을 프로듀서로도 생각하거든요. 다른 뮤지션의 프로듀싱을 맡더라도 해당 뮤지션의 장점을 살리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좋은 프로듀서의 역할이라고 봐요. 저는 베이스를 연주한다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을 녹여낼 수 있는 음악을 하려고 하죠. 예를 들어 믹스를 하더라도 베이스 소리를 부각시킨다든지, 노래를 만들 때도 베이스 라인이 노래랑 잘 붙게 만든다든지 그렇게 하죠."
-첫 곡 '돈트 페이드 어웨이 베이비(Don't Fade Away, Baby)'는 말 그대로 앨범의 서곡 역할을 합니다.
"사랑이라는 게 시작해야겠다고 해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또 멈춰야겠다고 해서 멈춰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상대방 마음을 붙잡고 싶어도 그렇게 안 될 수 있고요. 사랑의 사라지는 모습을 이미지적으로 떠올렸고 그걸 음악적으로 풀면서 인트로스런 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저는 보컬로서는 저음역대가 좋은사람이라고 생각해 그걸 표현하고자 했죠. 또 노래에 베이스 라인이 좀 많이 들어갔으면 해서 베이스 라인이 곡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곡을 만들었고 베이스 라인에 맞춰 드럼 리듬도 연주가 됐고요. 기타를 마지막으로 연주했어요."
-혼자서 작업을 하려면 스스로 본인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네요.
"보컬색에 맞게 그 사람이 잘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나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사를 쓸 때도 보컬과 발음적으로 잘 어울리는 단어가 있고요. 보컬의 음역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거 같고요. 부딪히면서 실전을 통해서 배워가고 있어요."
-2번 트랙 '패트로누스(Patronus)' 제목은 동명 소설 원작의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마법 주문(자신의 수호신을 불러오는 것)에서 따온 거라고요.
"사랑도 음악적으로도 순수하게 접근하려고 한 트랙이에요. 돌려서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죠. 직관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했어요. 다른 곡들에 비해 제가 시작한 음악인 록 요소도 많이 담겼죠. 가사를 예쁘게 써야겠다는 생각보다 '난 이런 사랑을 하는 사람이야'라는 걸 돌리지 않은 표현으로 노래한 트랙입니다."
"물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제 이번 정규 1집 작업 시간은 1년이 좀 안 걸렸어요. 기존에 쓴 곡을 믹스만 다시 하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너무 작업 기간을 길게 가면 지치더라고요. 또 어느 주제에 대해 쓰더라도 거기에 대한 생각은 1년 사이에 많이 바뀔 수도 있고요. 음악의 질감이 시대에 따라 많이 변하고 감성도 많이 변할 수 있어 1년 이상 끌고 가고 싶지 않아요."
-베이시스트 기반의 싱어송라이터의 특징이 있나요? 예를 들어 '빛과 소금'의 장기호 씨도 베이시스트인데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선보여주시잖아요. 물론 같은 베이시스트라도 각자마다 다르겠지만요.
"저는 제 역할을 프로듀서로도 생각하거든요. 다른 뮤지션의 프로듀싱을 맡더라도 해당 뮤지션의 장점을 살리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좋은 프로듀서의 역할이라고 봐요. 저는 베이스를 연주한다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을 녹여낼 수 있는 음악을 하려고 하죠. 예를 들어 믹스를 하더라도 베이스 소리를 부각시킨다든지, 노래를 만들 때도 베이스 라인이 노래랑 잘 붙게 만든다든지 그렇게 하죠."
-첫 곡 '돈트 페이드 어웨이 베이비(Don't Fade Away, Baby)'는 말 그대로 앨범의 서곡 역할을 합니다.
"사랑이라는 게 시작해야겠다고 해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또 멈춰야겠다고 해서 멈춰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상대방 마음을 붙잡고 싶어도 그렇게 안 될 수 있고요. 사랑의 사라지는 모습을 이미지적으로 떠올렸고 그걸 음악적으로 풀면서 인트로스런 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저는 보컬로서는 저음역대가 좋은사람이라고 생각해 그걸 표현하고자 했죠. 또 노래에 베이스 라인이 좀 많이 들어갔으면 해서 베이스 라인이 곡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곡을 만들었고 베이스 라인에 맞춰 드럼 리듬도 연주가 됐고요. 기타를 마지막으로 연주했어요."
-혼자서 작업을 하려면 스스로 본인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네요.
"보컬색에 맞게 그 사람이 잘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나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사를 쓸 때도 보컬과 발음적으로 잘 어울리는 단어가 있고요. 보컬의 음역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거 같고요. 부딪히면서 실전을 통해서 배워가고 있어요."
-2번 트랙 '패트로누스(Patronus)' 제목은 동명 소설 원작의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마법 주문(자신의 수호신을 불러오는 것)에서 따온 거라고요.
"사랑도 음악적으로도 순수하게 접근하려고 한 트랙이에요. 돌려서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죠. 직관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했어요. 다른 곡들에 비해 제가 시작한 음악인 록 요소도 많이 담겼죠. 가사를 예쁘게 써야겠다는 생각보다 '난 이런 사랑을 하는 사람이야'라는 걸 돌리지 않은 표현으로 노래한 트랙입니다."
-3번 트랙 '불꽃'은 타이틀곡이죠. 이 앨범의 뼈대가 된 노래인가요?
"앨범에 실린 곡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곡은 아닌데 '불꽃'을 시작으로 정규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싱글로만 내기엔 아쉬운 부분이 있었거든요. 앨범에서 이 곡 앞뒤로 더 표현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다른 곡과 섞였을 때 표현이 더 잘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몽환적인 '빗속으로'(Into The Rain)는 루리 씨의 장점이 잘 묻어나는 트랙이라고 생각했어요.
"제 진짜 친한 친구이자 기타리스트인 레니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가사를 쓴 곡이에요. 레니랑 처음 친해진 계기는 공유할 수 있는 아픔을 느꼈기 때문이에요. 그 친구를 위해서라면 무모한 짓도 미친 척하고 할 수 있죠.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음악적으로는 제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저음역대 목소리를 살리려고 했어요. 친구에게 쓴 곡이기도 해서 말하는 것처럼 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다른 곡에 비해 악기를 많이 뺐어요. 믹스를 한 뒤 항상 자기 전에 이어폰을 통해 모니터를 하는데 다른 분들도 자기 전에 이 곡을 들으면서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믹스를 계속 작업하고 완성했죠."
-5번 트랙 '디어 갓 메이크 미 어 버드(Dear God Make Me A Bird)'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1994)에서 영감을 얻었다고요.
"영화에선 초반에 잠깐 지나가는 장면이에요. 전 최근에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 여자 주인공이 어린 시절 옥수수밭 가운데 있는 가난한 집에서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고 뛰쳐나오는 장면이 있어요. 이후 옥수수밭 가운데서 '디어 갓 메이크 미 어 버드, 소 아이 캔 파, 파, 파 어웨이 프롬 히어(Dear god make me a bird, so I can far, far, far away from here)'라고 기도를 해요. 그 장면이 너무 인상적으로 남았어요. 이후 학대에 대한 주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힘이 없는 사람들을 대변할 수는 없고 그래서 조심스럽긴 한데, 정신적으로 지배당하는 가스라이팅 환경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하는 이들을 위해 노래를 쓰고 싶었어요. 또 강아지와 함께 살다 보니 관련 다큐멘터리도 많이 보는데 주인에게 학대를 당하면서도 자신을 보살펴줄 수 있는 사람이 그 주인밖에 없어 못 벗어나는 걸 보면서도 안타까웠죠. 그렇게 벗어날 수 없는 환경에 처한 건 학대당하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예요. 그 관계성을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 없는 거죠. 그런 아이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네 품에서 나를 벗어나게 해줘요'라는 노랫말이 예인데 '너'라고 아버지에게 막말을 하고 싶지만, 결국 끝엔 존댓말로 끝나요. 그런 무기력함을 표현하고 싶었죠. 하지만 마냥 부정적이지는 않아요. 그 안에서도 새로 변해서 날아갈 수 있게 해달라는 희망을 그렸죠. 자신이 믿고 노력한다면 이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담고 싶었습니다."
-반려견 '루찌'는 열한살이라고요? 오랜 기간 함께 해왔는데 루리 씨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20대 초반에 평범하게 만났어요. 그런데 그때의 저는 책임감이 없었고 하루를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가는 느낌이 강했어요. 그런데 루찌를 만난 이후 다른 종류의 사랑을 알게 된 거 같아요. 그 이전까지는 받는 사랑, 받고 싶어하는 사랑에 익숙했는데 루찌를 만난 이후엔 이 존재를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주는 사랑에 대해 더 배웠죠."
-6번 트랙 '너의 사랑을 보여줘'는 10번 트랙의 밴드 버전입니다.
"10번 트랙을 먼저 썼어요. 제 데모 작업 방식이 보통 미디로 먼저 작업을 하거든요. 악기 작업은 수정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 미디 작업을 통해 스케치를 먼저 하는 거죠. 그렇게 데모로 완성을 하고 어떻게 편곡을 할까 고민하며 들어보는데, 베이스라인 리듬으로 편곡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해서 6번 트랙이 만들어지게 됐죠. 트랙리스트에서 6번 트랙이 먼저 배치된 이유는 좀 더 '저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사실 10번 트랙은 빼도 괜찮다는 생각디 들긴 했는데, 제 작업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보너스트랙처럼 넣었어요."
"앨범에 실린 곡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곡은 아닌데 '불꽃'을 시작으로 정규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싱글로만 내기엔 아쉬운 부분이 있었거든요. 앨범에서 이 곡 앞뒤로 더 표현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다른 곡과 섞였을 때 표현이 더 잘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몽환적인 '빗속으로'(Into The Rain)는 루리 씨의 장점이 잘 묻어나는 트랙이라고 생각했어요.
"제 진짜 친한 친구이자 기타리스트인 레니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가사를 쓴 곡이에요. 레니랑 처음 친해진 계기는 공유할 수 있는 아픔을 느꼈기 때문이에요. 그 친구를 위해서라면 무모한 짓도 미친 척하고 할 수 있죠.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음악적으로는 제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저음역대 목소리를 살리려고 했어요. 친구에게 쓴 곡이기도 해서 말하는 것처럼 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다른 곡에 비해 악기를 많이 뺐어요. 믹스를 한 뒤 항상 자기 전에 이어폰을 통해 모니터를 하는데 다른 분들도 자기 전에 이 곡을 들으면서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믹스를 계속 작업하고 완성했죠."
-5번 트랙 '디어 갓 메이크 미 어 버드(Dear God Make Me A Bird)'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1994)에서 영감을 얻었다고요.
"영화에선 초반에 잠깐 지나가는 장면이에요. 전 최근에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 여자 주인공이 어린 시절 옥수수밭 가운데 있는 가난한 집에서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고 뛰쳐나오는 장면이 있어요. 이후 옥수수밭 가운데서 '디어 갓 메이크 미 어 버드, 소 아이 캔 파, 파, 파 어웨이 프롬 히어(Dear god make me a bird, so I can far, far, far away from here)'라고 기도를 해요. 그 장면이 너무 인상적으로 남았어요. 이후 학대에 대한 주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힘이 없는 사람들을 대변할 수는 없고 그래서 조심스럽긴 한데, 정신적으로 지배당하는 가스라이팅 환경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하는 이들을 위해 노래를 쓰고 싶었어요. 또 강아지와 함께 살다 보니 관련 다큐멘터리도 많이 보는데 주인에게 학대를 당하면서도 자신을 보살펴줄 수 있는 사람이 그 주인밖에 없어 못 벗어나는 걸 보면서도 안타까웠죠. 그렇게 벗어날 수 없는 환경에 처한 건 학대당하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예요. 그 관계성을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 없는 거죠. 그런 아이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네 품에서 나를 벗어나게 해줘요'라는 노랫말이 예인데 '너'라고 아버지에게 막말을 하고 싶지만, 결국 끝엔 존댓말로 끝나요. 그런 무기력함을 표현하고 싶었죠. 하지만 마냥 부정적이지는 않아요. 그 안에서도 새로 변해서 날아갈 수 있게 해달라는 희망을 그렸죠. 자신이 믿고 노력한다면 이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담고 싶었습니다."
-반려견 '루찌'는 열한살이라고요? 오랜 기간 함께 해왔는데 루리 씨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20대 초반에 평범하게 만났어요. 그런데 그때의 저는 책임감이 없었고 하루를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가는 느낌이 강했어요. 그런데 루찌를 만난 이후 다른 종류의 사랑을 알게 된 거 같아요. 그 이전까지는 받는 사랑, 받고 싶어하는 사랑에 익숙했는데 루찌를 만난 이후엔 이 존재를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주는 사랑에 대해 더 배웠죠."
-6번 트랙 '너의 사랑을 보여줘'는 10번 트랙의 밴드 버전입니다.
"10번 트랙을 먼저 썼어요. 제 데모 작업 방식이 보통 미디로 먼저 작업을 하거든요. 악기 작업은 수정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 미디 작업을 통해 스케치를 먼저 하는 거죠. 그렇게 데모로 완성을 하고 어떻게 편곡을 할까 고민하며 들어보는데, 베이스라인 리듬으로 편곡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해서 6번 트랙이 만들어지게 됐죠. 트랙리스트에서 6번 트랙이 먼저 배치된 이유는 좀 더 '저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사실 10번 트랙은 빼도 괜찮다는 생각디 들긴 했는데, 제 작업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보너스트랙처럼 넣었어요."
-7번 트랙 '안녕 나의 사랑'은 5, 6년 전에 데모를 만든 곡인데 이번 앨범에 들어가게 된 이유가 있나요?
"20대 중반은 사랑에 대해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보다, 현실을 마주하지 않는 형태였다고 생각해요. 제가 20대에 겪었던 사랑이 이 노래에서 잘 표현이 돼 있죠. 제가 느끼기엔 노래 자체가 무질서하고 또 혼란스러워하는 거 같아요. 가사 자체도 혼란이 가득하고요. 근데 그게 '20대의 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뭘 말하고 싶은지,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고 음악적으로도 주제가 무엇인지 불분명하지만 그 자체도 사랑의 과정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 거죠."
-8번 트랙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속담을 차용한 제목이 재밌습니다.
"지난해 내놓은 싱글 '어바웃 서머'에서 표현하고 싶었던 감정을 만드는 과정에서 거쳐간 싱글 중 하나였어요. 과거에 제게 희망이 있다고 알려주는 사랑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던 곡이고 이 속담이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사실 데모 작업에서 가제로 지었던 제목인데 그게 곡에 대한 명확한 표현 같아서 그대로 썼습니다."
-9번 트랙 '노을 속으로'는 이전 EP '렛 미 다이브 인투 디스 모멘트(Let Me Dive Into This Moment)'의 '노을 속에서' 연작으로 보입니다.
"연작이 맞고 더 많은 '노을' 연작을 만들고 싶어요. '노을 속에서'는 행복한 기억 속에서 살고 있는 나를 표현한 건데, 사실 할머니가 치매를 앓다 돌아가셨거든요. 제가 알기로는 치매에 걸리면 기억이 최근 것부터 점점 사라진다고 하더라고요. 가족에겐 정말 가슴이 아픈 일이죠. 그 시간을 당연히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고자 고민했어요. 기억을 잃는 게 아니라 좋았던 순간으로 가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요. 과거 그때 그 시간이 행복해서 그 기억으로 찾아가는 거라고요. 물론 '노을 속으로' 초반은 어둡게 시작해요. 혼란스럽기도 하고요. 하지만 제가 할머니 입장이 돼 눈부시게 빛나던 어릴 적 기억으로 가는 과정을 잘 그리고 싶었어요. 이번 '노을 속으로'는 이전 '노을 속에서' 상황으로 가는 과정인 거죠. 노래 중간에 '노을 속에서' 파트가 나와요. '노을 속으로' 템포에 맞춰서요. '노을 속으로' 노래 자체도 '노을 속에서'로 끝납니다."
-이번 정규 앨범 작업이 끝나고 나서 뮤지션으로서나 개인적으로나 변한 부분이 있습니까?
"기존엔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작품도 다작을 하려고 욕심을 부리기도 했죠. 그런데 이번 앨범 작업을 하는 동안 제 부족함과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어요. 그런데 20대에서 30대 사회인이 돼 가는 과정에선 그 여유 없음에 대해 누구나 공감하시지 않을까 해요. '이 길을 선탁한 게 맞나' 등의 생각과 더불어 현실적인 고민도 생기고요. 나 자신에 대한 의심도 생기고…. 저 역시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더 많이 배웠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20대 중반은 사랑에 대해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보다, 현실을 마주하지 않는 형태였다고 생각해요. 제가 20대에 겪었던 사랑이 이 노래에서 잘 표현이 돼 있죠. 제가 느끼기엔 노래 자체가 무질서하고 또 혼란스러워하는 거 같아요. 가사 자체도 혼란이 가득하고요. 근데 그게 '20대의 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뭘 말하고 싶은지,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고 음악적으로도 주제가 무엇인지 불분명하지만 그 자체도 사랑의 과정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 거죠."
-8번 트랙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속담을 차용한 제목이 재밌습니다.
"지난해 내놓은 싱글 '어바웃 서머'에서 표현하고 싶었던 감정을 만드는 과정에서 거쳐간 싱글 중 하나였어요. 과거에 제게 희망이 있다고 알려주는 사랑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던 곡이고 이 속담이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사실 데모 작업에서 가제로 지었던 제목인데 그게 곡에 대한 명확한 표현 같아서 그대로 썼습니다."
-9번 트랙 '노을 속으로'는 이전 EP '렛 미 다이브 인투 디스 모멘트(Let Me Dive Into This Moment)'의 '노을 속에서' 연작으로 보입니다.
"연작이 맞고 더 많은 '노을' 연작을 만들고 싶어요. '노을 속에서'는 행복한 기억 속에서 살고 있는 나를 표현한 건데, 사실 할머니가 치매를 앓다 돌아가셨거든요. 제가 알기로는 치매에 걸리면 기억이 최근 것부터 점점 사라진다고 하더라고요. 가족에겐 정말 가슴이 아픈 일이죠. 그 시간을 당연히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고자 고민했어요. 기억을 잃는 게 아니라 좋았던 순간으로 가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요. 과거 그때 그 시간이 행복해서 그 기억으로 찾아가는 거라고요. 물론 '노을 속으로' 초반은 어둡게 시작해요. 혼란스럽기도 하고요. 하지만 제가 할머니 입장이 돼 눈부시게 빛나던 어릴 적 기억으로 가는 과정을 잘 그리고 싶었어요. 이번 '노을 속으로'는 이전 '노을 속에서' 상황으로 가는 과정인 거죠. 노래 중간에 '노을 속에서' 파트가 나와요. '노을 속으로' 템포에 맞춰서요. '노을 속으로' 노래 자체도 '노을 속에서'로 끝납니다."
-이번 정규 앨범 작업이 끝나고 나서 뮤지션으로서나 개인적으로나 변한 부분이 있습니까?
"기존엔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작품도 다작을 하려고 욕심을 부리기도 했죠. 그런데 이번 앨범 작업을 하는 동안 제 부족함과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어요. 그런데 20대에서 30대 사회인이 돼 가는 과정에선 그 여유 없음에 대해 누구나 공감하시지 않을까 해요. '이 길을 선탁한 게 맞나' 등의 생각과 더불어 현실적인 고민도 생기고요. 나 자신에 대한 의심도 생기고…. 저 역시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더 많이 배웠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