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이사회서 구 대표 연임 의사 확인절차 추진
연임 의사 개진시 대표후보심사위원회가 적격 평가
기업가치 제고·실적 향상 등 성과로 연임 낙관 분위기
현재 진행되는 재판 등이 막판 변수될 수도

【서울=뉴시스】 구현모 KT 대표가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년간의 성과와 향후 KT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2022.3.1 (사진=KT 제공)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KT 이사회가 이번 주 차기 CEO(최고경영자) 인선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구현모 KT 대표는 조만간 이사회에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6일 KT 관계자에 따르면, KT는 오는 9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차기 CEO 인선 절차에 돌입한다. 이 관계자는 "이 날 이사회에서는 구현모 대표에게 연임 의사를 묻기 위한 절차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3월 KT 대표이사에 공식 취임한 구현모 대표의 잔여 임기는 내년 정기주주총회일(3월)까지다. 구 대표는 KT 정관에 따라 한차례 더 CEO직을 연임할 수 있다.
2019년 개정된 KT 정관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이전부터 후임자 인선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현직 CEO가 연임 의사를 밝힐 경우 이사회가 연임 우선 심사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위한 첫 공식 절차가 9일 열리는 이사회다. 이날 KT 이사회는 구 대표에게 일정 기간까지 연임 의사를 밝혀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구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히면 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후보심사위)를 구성해 연임 적격 심사를 진행한다. 후보심사위는 8명의 현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인 등 9명으로 구성된다.
후보심사위는 재임 중 경영성과와 고객·임직원·주주 등 대내외 이해 관계자의 만족도, 회사 기업 가치 제고 및 지속 가능한 발전 기여 가능성, 리더십 등을 종합 평가해 연임 적격 여부를 가리게된다.
세간의 관심은 구 대표가 연임 도전에 나설 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KT 안팎의 소식통에 따르면, 구현모 사장은 이미 연임 도전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12년 만에 배출된 KT 내부 출신 CEO로 통신기업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 디지코)으로의 성공적 전환과 기업가치 제고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주변에선 그의 연임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구 대표가 2020년 취임일성으로 제시했던 '디지코' 전략은 올해 본격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 KT는 올 1분기 12년 만에 분기 기준 영업이익 최고치를 기록했고 상반기 기준으로는 2010년 상반기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미래 사업인 콘텐츠 사업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확인시켰다. 콘텐츠 전문 계열사 KT스튜디오지니 설립 후 공동 제작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흥행으로 통신사 중 유일하게 콘텐츠 사업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이 덕분에 약 3년 만에 기업가치가 45% 증가했다. 약 6조9000억원 수준이던 시가총액은 지난 8월 10조원대를 회복했다. 이는 2013년 6월 이후 9년 2개월 만이다.
취약한 회사 지배구조를 변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KT는 국민연금(지분율 11.23%)을 빼곤 이렇다 할 주인이 없다. 이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교체되거나 시련을 당하는 수난사가 거듭됐다. 남중수 사장, 이석채 회장이 정권 교체기를 맞아 배임 등 혐의로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다 ‘자의 반 타의 반’ 자리를 내놨다.
반면 구현모 대표는 정통 KT맨 출신 CEO다. 이 때문에 정치적 낙하산 논란을 피할 수 없었던 전임 CEO들과 달리 정치적 외풍이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임 CEO인 황창규 전 회장이 연임 후 수사를 받긴 했어도 끝까지 연임 임기를 완주했던 것도 구 대표의 연임에 무게를 실어주는 전례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구 대표의 재판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KT 전현직 임직원들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국회의원 99명에게 소위 ‘상품권 깡’ 수법으로 불법 후원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구 대표도 이와 관련해 약식 기소됐고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구 대표는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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