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셀프 수사' 공정성 논란…野, 국정조사·특검 주장

[서울=뉴시스]정유선 이기상 기자 = 경찰이 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 대응 논란으로 비판의 중심에 선 가운데,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가 이른바 '셀프수사'라는 점에서 과연 공정한 수사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이 과연 내부 고위급까지 책임 소재를 규명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 속에 야권은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태원 참사 이후 501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려 사고 원인 및 책임소재 규명을 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별수사본부가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등 8곳의 관계기관을 연이틀 압수수색한 데 이어, 전날엔 특별감찰팀이 참사 당시 서울청에서 112 신고 대응과 경찰청 보고 등 업무를 맡았던 직원과 전 용산경찰서장을 특수본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의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 방침을 천명하고 있지만 경찰을 바라보는 여론엔 불신이 적지 않다. 참사 초기 '압사' 우려가 거론된 다수의 112신고에 대한 대응과 보고·지휘 체계 등에서 문제가 드러난 경찰이 '제 살을 제대로 깎을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다.

이에 따른 '봐주기 수사' 등 우려에 대한 대안으로는 특검이 거론된다. 사고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주체가 수사의 키를 잡아 제기된 의혹을 의심 없이 풀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있지만, 그럴 경우 검찰청법에 따라 경찰공무원의 범죄 수사만 가능해 타 기관의 책임 여부를 가릴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나아가 이미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당장 검찰의 수사는 어렵다.

특검은 국회가 본회의에서 의결하거나 법무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발동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 군 특혜 휴가 의혹, 지난해엔 대장동 사건을 두고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당시엔 정치 공세 불과하다는 이유로 불발됐다.

그러나 전국민적 참사로 평가되는 이번 사고의 경우엔 특검 발동 움직임만 시작되면 도입에 이견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비슷한 예로 지난해엔 세월호 특검이 출범해 앞선 여러 차례 수사·조사에도 규명되지 않은 증거 조작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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