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경찰 지휘·보고체계…참사 현장 인근 기동대는 대기만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이태원 참사가 벌어지기 전 현장 인근에 경찰 기동대가 대기하고 있었음에도 늑장보고 등 지휘체계 부실로 현장에 투입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서초에는 당일 신고된 집회가 하나도 없었는데도 2개 기동대가 배치돼 있었다.

4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10월29일 경력운용 계획'에 따르면 경찰은 용산 전쟁기념관 앞 집회·시위 대응을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기동대 3개 부대를 투입하고, 야간인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1개 부대를 배치했다.

당일 대통령실 청사가 인접한 전쟁기념관 앞에 신고된 집회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발족식, 대학생기후행동 행진 등 총 4개 집회가 예정된 상태였다.

그런데 이후 서울경찰청 소속 3개 기동대가 광화문 집회 대응에 동원되면서 경기 지역 관할 경찰청 소속 기동대 3개 부대가 대신 용산 지역 집회에 투입됐다. 다만 야간조였던 기동대 1개 부대는 광화문에서 이동해 녹사평역과 삼각지역 인근에서 대기근무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일 오후 6시34분부터 112신고 등을 통해 참사 현장의 위급함이 파악됐음에도 불구하고 인근에선 기동대가 대기만 하고 있었던 셈이다.

윤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서초에도 참사 당일 오전 8시부터 2개 기동대가 배치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의 2개 기동대도 대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일 서초구에서 예정된 집회·시위는 없었다.

그날 경찰 기동대는 광화문(3개)과  여의도(3개)에도 각각 분산 배치됐다.

경찰청은 사건 당일 현장에 늦게 도착한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과 당일 자리를 지키지 않은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 등을 대기발령하고 수사의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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