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일찍 빈소 마련된 희생자 발인 진행
아들·배우자와 마지막 작별 인사…오열·탄식
딸 입관식 앞둔 母 "억울해서 못 보내" 통곡
[서울=뉴시스]이소현 한은진 한재혁 기자 = "아이고 어떻게 보내. 우리 아가 불쌍해서 어떻게 보내냐고."
1일 오후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은 아들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는 어머니의 오열로 가득했다.
이태원 참사 나흘째인 이날 비교적 일찍 빈소가 마련됐던 희생자들의 발인이 시작된 가운데 30대 A씨의 발인식도 엄수됐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목놓아 울던 어머니는 유족 부축을 받으며 뒤따랐고,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보고 싶어서 어떻게 보내냐"고 절규했다.
이어서 A씨 아내가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오열하자 탄식이 쏟아졌다.
A씨 외삼촌은 "후배들이 정말 많이 찾아왔다. 여기 장례 도와주신 분들도 이렇게 젊은 친구들 많이 오는 장례식은 처음 봤다고 하더라"며 "너무 밝고 착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전날 빈소가 마련돼 입관식 등 장례 절차가 이뤄지고 있는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도 울음바다가 됐다.
희생자 B씨 어머니는 이날 오후 입관식을 앞두고 딸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며 "억울해서 못 보낸다"고 통곡했다.
B씨는 아버지 생일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B씨 아버지는 "딸이 좋은 곳에서 밥을 사줘서 아내하고 맛있게 먹었다"며 "딸은 남자친구랑 이태원에 갔다가 같이 저 세상으로 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례를 조용히 치르려고 했는데 그래도 친구들은 만나게 해줘야 할 것 같아서 빈소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생전 활발한 성격으로 친구가 많았다고 한다. 그의 빈소엔 학교 친구, 해외 봉사를 함께 다녀온 친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B씨 아버지는 "다른 누구보다도 친구들이 많이 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사고로 숨진 고등학생 C양의 입관식도 진행됐다. C양은 참사 당일 친구 2명과 이태원에 놀러 갔다가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사고로 첫 손녀를 잃은 C양 할아버지는 착실하고 과묵한 손녀였다며 C양이 자신의 생일에 만들어준 공예품을 떠올리기도 했다.
한편, 절차상의 이유로 장례를 시작하지 못한 일부 유족도 이날부터 장례식을 치르기 시작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이태원 사고 사망자는 156명이다. 직전 집계치인 오전 6시 기준보다 사망자가 1명 늘어 부상자가 1명 줄어들었다.
중상자로 분류됐다가 상태가 악화돼 끝내 숨진 20대 여성의 빈소는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오후께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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