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은 TK, 野는 호남 시작으로 지방행보 본격화
스윙보트 충청 찾은 정진석 "윤석열 지켜달라"
이재명 대구 매천사장에서 尹에게 대화 제안하기도
야소야대·사정정국으로 꼬인 여야관계, 협치는 포기?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다음달 예산국회를 앞둔 여야 지도부가 나란히 지방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역 순회를 통해 지지층 결집과 조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사정정국으로 엉킨 여야 관계를 정치적 해법으로 풀기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회가 아닌 지역에서 매주 세를 키워 힘 대결을 이어가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당의 핵심 지지기반이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첫 현장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지역 숙원사업인 대구경북통합 신공항, 군위군 대구 편입 추진 등을 약속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의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며 "대구경북은 우리 당의 뿌리이자 심장이고, 위기의 순간마다 기사회생할 마지막 보루였다. 대한민국을 지킨 최후 방어선이자 우리에게 남겨진 열두 척의 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현안을 거론하며 "관련 부처에서 적극 검토중인 사안으로 꼼꼼 살펴보고 필요한 예산과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지역 민심에 구애했다.
대구 방문 2주 만인 28일에는 충청을 찾아 지역 내 현안과 민심을 살폈다. 당 지도부는 지난 20일 충청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검찰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체포와 더불어민주당 당사 압수수색 시도로 정국이 급변하면서 연기했다.
정 위원장은 충남도당에서 열린 두번째 현장 비대위 회의에서 "충청은 나라가 어려울 때 주저하지 않고 제일 먼저 몸을 던진 역사를 가진 고장"이라며 "당원동지들이 선두에 서서 충청의 아들 윤석열을 지키고 새 정부가 발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당 지도부의 이같은 행보는 이준석 전 대표 논란으로 흔들렸던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30%대 초반으로 주저앉은 당 지지율 반등시키기 위한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또 차기 지도부를 선출한 전당대회와 내후년 총선을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다음 현장 비대위 행선지로 텃밭인 부산을 찾을 계획이다. 수도권 현장 비대위는 잡혀 있지 않으나 지역 순회를 마무리한 뒤 진행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경청 투어라는 의미로 수행해 나갈 생각"이라며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지난달 3일 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전남·광주 방문을 시작으로 지역 행보에 나섰다. 두 지역은 민주당 대의원과 권리당원 수가 20만명에 육박하는 최대 표밭이다.
당 지도부는 전남에서 쌀값 정상화, 국립의대 신설,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을, 광주에서는 군공항 이전과 자동차산업 육성, 국가폭력 공소시효 배제 등 강조하며 민생·경제 현안에 강한 대안 야당의 모습을 부각했다.
전날에는 최근 화재가 발생한 대구 매천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와 간담회를 열고 정부·여당에 협치를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잇따른 사건 사고로 국민들이 불안한데 이럴 때일수록 여야정이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정쟁을 보류하고 안전사회를 위해서 함께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회담을 요청했다.
또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혼란에 빠진 채권시장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며 경제 실정 주장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정쟁에 빠져서 정치 보복, 야당 탄압에 국가 역량을 소모할 것이 아니라 초당적 정치로 국가 위기를 넘어가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뼈 있는 당부를 했다.
민주당이 현장 회의에 나선 배경에는 30%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과 검찰 수사라는 위기 극복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설상가상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내후년 총선 위기로까지 전이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생행보에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대표는 "민생과 경제 위기가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장밋빛 전망으로 자화자찬하고 펀더멘탈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IMF 사태 당시의 당국자 발언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위기를 인정하고 심각성을 인지해 대책을 신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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