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 서비스로 영향력 가지면서
우크라·대만·이란에 무책임하게 개입
테슬라 생산 중국에 크게 의존하며
중국 요구에 굴복하는 조짐도 보여
![[워싱턴= AP/뉴시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그는 스페이스 X의 자회사인 인터넷사업체 스타링크를 통해 이란 내 인터넷 사업에 진출했다. 미 재무부도 이란국민의 통신의 자유를 지지하며 이 사업을 이란 제재의 대상에서 면제한다고 9월 20일 밝혔다.](https://img1.newsis.com/2022/09/21/NISI20220921_0019270734_web.jpg?rnd=20220921064342)
[워싱턴= AP/뉴시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그는 스페이스 X의 자회사인 인터넷사업체 스타링크를 통해 이란 내 인터넷 사업에 진출했다. 미 재무부도 이란국민의 통신의 자유를 지지하며 이 사업을 이란 제재의 대상에서 면제한다고 9월 20일 밝혔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이 지난 4주새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을 제시하고 이란 인터넷 피싱 우려를 띄우며, 중국의 대만 지배를 지지하는 인터뷰를 했다. 모두 관련 당사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부른 행동들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최근 세계 정치 무대에서 혼란 유발자가 됐다면서 그만큼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부호는 일찍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의 부는 주로 테슬라 주식이 원천이지만 그의 세계적 영향력은 그가 소유한 스페이스X사가 운영하는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덕분이다. 우크라이나가 스타링크를 이용해 인터넷을 유지하는 것처럼 스타링크는 전세계 분쟁지역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마치면 그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다. 갈수록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테슬라를 감안할 때 트위터에 그의 의견이 보다 많이 반영되는 건 우려스럽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보좌관 출신 독일마샬재단 책임자 카렌 콘블루는 “기술이 세계 정치의 핵심”이라면서 “일론 머스크가 그 중심에 섬으로써 흥미롭지만 골치 아프게 됐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쓸모 있을 때도 있다. 자신의 비용으로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우크라이나 시민들과 군대가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데 중요한 통신수단을 확보했다.
그러나 그가 발신하는 메시지가 문제다. 지난 주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를 “무기한” 지원할 수는 없다고 트윗했다가 뒤에 뒤집었다.
지난달에도 머스크는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 주최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앨 고어 전 부통령, 조셉 던포드 전 합참의장 등 수많은 정계, 경제계 지도자들이 참가한 ‘주말’ 행사에 참가했다. 골프를 치던 머스크가 점심시간에 억만장자 기업가 데이비드 루벤스타인과 대화하면서 우크라이나 평화방안을 제시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러시아 주장을 지지하는 듯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토 합병에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분개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다음 날 아스펜 모임에 화상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머스크의 평화방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설리번 보좌관은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머스크가 10일 뒤 트위터에 자신의 평화방안을 뛰웠고 러시아가 환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보좌관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대에 중요한 스타링크 때문에 자제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달 중순 우크라이나 군대가 남부의 러시아 점령지로 진격할 때 전선 일부 지역에서 스타링크 접속이 끊겼다. 머스크가 특정 지역에서만 접속이 가능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잘 작동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머스크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미국 정부에 스타링크 접속이 가능한 지역을 결정하는 문제를 협의했다. 국가안전보장위원회 대변인이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과 “미 정부 범 당국자들이 스타링크와 대화하고 미국의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머스크는 우크라이나 스타링크 서비스 비용을 계속 부담할 수 없다고 말해 우크라이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자신이 전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듯이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 영국, 폴란드가 스타링크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고 있다.
머스크는 아스펜에 있을 당시 이란 문제에도 개입했다. 시위 확산에 이란 당국이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자 자신이 구해줄 것처럼 나섰다. 그는 미 정부가 미국 기술기업이 시위대를 지원하도록 제재를 완화한 뒤 “스타링크를 가동한다”고 트윗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약속은 오래가지 않았다. 머스크는 어떻게 해야 스타링크를 가동해줄 수 있는 지, 언제 가능한 지, 이란 정부의 어떤 제한 때문에 스타링크 서비스가 이란에게 이뤄지지 않는 지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이란 정부와 관련된 해커들이 스타링크 접속 방법을 허위로 알리는 피싱을 통해 스타링크 접속을 방해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이란에 반입된 장비를 통해 일부 지역에서 스타링크 접속이 가능한 상태다. 이는 위성 접속 신호 추적 위험이 있는 방법이다. 2009년 이란을 탈출한 디지털 권리 전문가 아미르 라시디는 머스크의 이란 지원 방법이 “너무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무슨 일이 벌어질 지는 알지도 못하면서 ‘좋은 일을 한다’며 갑자기 끼어드는 식”이라는 것이다.
머스크는 대만문제에도 개입했다. 중국과 대만 사이의 긴장이 높아지면 머스크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테슬라가 상하이에 전체 자동차 생산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머스크의 정치적 입장에 중국 정부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우려해왔다.
머스크는 최근 자신이 중국 정부의 압박을 받고 있음을 인정했다. 중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반대한다고 밝힌 것이다. 중국 정부가 중국에는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긴장 완화방안을 제시했다. 대만을 중국에 넘겨야 한다는 것이다.
머스크의 주장은 미국 및 동맹국들의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며 대만 정계의 큰 반발을 불렀다. 대만 민진당 소속 의원 차오티엔린은 머스크의 발언 취소를 요구하면서 “취소하지 않으면 대만은 물론 전 세계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의 모든 소비자들이 테슬라를 보이콧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중국과 충돌이 발생할 경우 대만이 머스크의 스타링크 서비스를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머스크가 밝힌 입장에 따르면 대만은 스타링크 서비스를 받을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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