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평 지석천변 도로, 갓길 흰색 선으로 주·정차 만연
피하는 차량·마주오는 차량 얽히며 사고 위험 높아
나주시 "주민의견 수렴…황색 실선 재도색 고려 중"
[나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왜 여기 흰색 실선을 그어 놓았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지난 25일 오후 전남 나주시 남평읍 남평1로. 제방을 따라 놓인 해당 도로 2㎞ 구간에서는 1개 차선을 점거한 채 주차된 차량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차량들은 황색 점선으로 그어진 중앙선과 불과 1m도 안되는 간격을 두고 줄줄이 주차돼 있었다. 이로 인해 주차 차량 후미에서 달려오는 차량들은 전부 중앙선을 넘나드는 곡예운전으로 해당 구간을 통과했다.
중앙선 맞은편을 이용하는 차량들도 이들이 안전하게 지날 수 있도록 기다리거나 서행했다.
그러나 불편한 도로 체계에 참다 못한 차량들은 제방쪽에 난 유지전용도로 위를 달리며 정체 구간을 무시했다.
폭 8m 가량되는 해당 도로는 지석천 친수공원 방면 1차로, 남평읍 방면 2차로 등 3차로로 조성됐다. 이 중 지석천 친수공원 방면 1차로 대부분 구간 도로 경계선이 흰색 실선으로 그어져 있어 도로 위 주·정차가 만연하다. "흰색선이어서 주차와 정차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판단을 하는 운전자들이 적잖아서다.
게다가 반대편 남평읍 방면 2차로 중 1차로는 제방 유지전용도로로 경계선으로 황색 실선이 그어져 있어 일반 차량 통행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같은 도로 환경 탓에 운전자들은 교통법규를 어겨가며 운전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이 도로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지난달까지 아스팔트 포장과 차선 도색이 진행됐다. 과거 시멘트 포장만 돼 있었을 때는 차선 구분이 없어 운전자들이 눈치껏 주차하고 서로를 피할 수 있었는데 도색이 이뤄진 뒤 오히려 상황이 더 복잡해진 셈이다.
지역 주민들은 기껏 도로가 포장됐지만, 중앙선이 무용지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변 아파트 주민 황지영(56·여)씨는 "주말이면 일대 유명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차선을 점거하기 일쑤"라면서 "주차차량 탓에 중앙선을 넘나들 수 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혹여 사고가 날까 봐 늘 무섭다"고 말했다.
최모(45)씨도 "흰색 실선과 황색 점선은 주·정차 차량을 알아서 피하라는 뜻이지만, 이 과정에서 원칙적으로 통행이 불가능한 제방 유지전용도로를 넘나들 수 밖에 없어 결과적으로는 운전자가 교통 법규를 어기라고 부추기는 꼴"이라며 "설계 과정에서부터 잘못된 도로"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은 지난 7일 나주시의회 제246회 2차 본회의 당시 시정질문에서도 거론됐다.
한형철 나주시의원은 "해당 도로 공사 이후 기형적 제방도로인 데다 이전보다 차량통행 공간이 좁아져 차량들이 불가피하게 중앙선을 넘나들며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나주시는 뒤늦게 주민 의견수렴을 거치고 해당 도로 갓길 실선 색상 변경을 논의 중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지난 14일 남평읍 주민 65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00여 명이 흰색 실선을 황색으로 바꾸는데 동의했다"며 "설계 초기에는 모든 구간이 흰색 실선으로 그어져 있었는데 경찰과 협의를 통해 현재 모습으로 개선했지만 주민 의견에 따라 다시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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