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압수수색 후폭풍에 국정감사 곳곳에서 파열음 (종합2보)

기사등록 2022/10/21 00:50:17

최종수정 2022/10/21 01:35:06

보이콧 선언한 野 복귀했지만 충돌·고성 거듭

최대 화약고 법사위, 여당 단독 개의에도 파행

산자위·정무위·농해수위도 압수수색 여파

복지위, 백경란 자료 미제출시 고발 안건 만장일치 통과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항의 속에 이원석 검찰총장의 선서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항의 속에 이원석 검찰총장의 선서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당팀 =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당사 압수수색 시도를 계기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국회는 20일 법제사법위원회 등 8개 상임위원회별로 국정감사를 이어갔다.

'야당 탄압을 중단하라'는 민주당과 '법 앞에 성역은 없다'는 국민의힘의 대치로 이날 국정감사는 파행을 거듭했다. 시종일관 쏟아지는 고성에 일부 피감기관장들은 질의도 받지 못하고 대기만 하다가 국감을 마치기도 했다.

아수라장 된 법사위 오전·오후 내내 파행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민주당의 불참으로 오전 내내 중단된 국감은 이날 오후 3시 5분 국민의힘과 시대전환만 참석한 가운데 여당 단독을 개의됐다.

그러나 국감장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민주당 의원들이 들어와 격렬학 항의했고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들은 '야당탄압 규탄한다'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보복수사 중단하라", "야당 탄압 멈춰라"고 외쳤다. 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이원석 검찰총장의 증인 선서를 막기도 했다.

야당의 계속된 항의에 김도읍 위원장은 의사봉을 두드리며 국정감사를 시작하자 일부 야당 의원들은 "김건희를 수사하라, 김건희도 체포하라"고 외쳤다. 이에 김 위원장은 "오늘 감사를 하지 않으면 대검 국감이 사실상 어려워진다"며 "민주당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요구 조건을 내밀며 국감 책무를 져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다른 상임위는 다 하는데 왜 법사위만 이런가. 그러면 죄를 짓지 말든지"라고 말했다. 이에 기 의원이 "누가 죄를 지었나"고 따졌고 김 위원장은 "영장이 나왔잖아요"라고 맞받았다. 양측의 출구없는 충돌이 계속되자 김 위원장은 "질의 답변을 할 수 없다"며개의 30분만에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기 의원은 감사 중지 후 기자들과 만나 "정상적으로 국감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검찰청 국감을 하루 앞둔 어제 사상 초유의 야당 당사 침탈이 발생했다. 의회 민주주의가 유린되고 국감이 방해받는 상황이지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집단퇴장으로 반쪽이 된 법사위 국감은 이날 오후 4시 15분 속개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자금 수수 의혹, 민주당의 검찰 압수수색 저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등을 거론하며 대야 공세를 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보험공단,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자신의 주식 내역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난감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보험공단,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자신의 주식 내역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난감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20. [email protected]

자정까지 자료 안내고 버티는 백경란에 여당도 "답답해"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는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의 주식 관련 논란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은 백 청장에게 이날 오전까지 주식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며 최후통첩을 했지만 백 청장은 민간인 시절 거래를 이유로 거부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종합감사 시작 전 "국정감사 첫날 백 청장의 주식 내역을 요청했는데 오늘까지 없다"며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제출하지 않겠다고 버틴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례까지 언급하며 "지난 정부 때 모 장관은 서울대 교수 시절 아내가 사모펀드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검찰 조사뿐만 아니라 모든 가족이 샅샅이 다 털렸다"며 "위반했다면 공개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원이 의원은 "백 청장은 주식 보유 의혹에 대해 해명자료를 계속 냈는데도 또 다른 의혹을 불러왔다"며 최근 10년간 주식 보유 및 수익 내역, 청장 임명 당시 이해충돌 검증 주체와 인사검증 내역, 인사혁신처에 송부한 이해충돌 관련 심사 요구서 등 제출을 촉구했다. 강선우 의원은 백 청장이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을 어겼다며 상임위 차원에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답답함은 여당에서도 나왔다. 여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무엇이 그렇게 떳떳하지 않나. 제출하고 제도 개선을 위해 지난 정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과감하게 혁파하라"고 백 장관을 압박했다. 정춘숙 위원장도 서둘러 자료제출에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 청장은 취임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 신테카바이오 등  바이오 관련 주식을 보유해 이해충돌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후 해당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그러나 신테카바이오가 복지부의 '인공지능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사업'에 참여한 기업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커졌다.

국감은 자정을 넘어서까지 이어졌지만 백 청장은 주식 거래 내역 자료를 내지 않고 버텼다. 자료를 제출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독촉에도 백 청장은 "관련 내용을 어디까지 제출할 수 있는지 검토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기한을 말씀을 드리기 어려운 점에서 양해 부탁한다"고 답했다.

결국 여야 의원들은 국감 도중 전체회의를 열어 백 청장이 복지위가 정한 기간 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시 고발 조치하는 내용의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감염병에 나름 전문성도 있고 소신도 갖고 계셨던 분이 기관장으로서 역할이 안 맞을 수도 있다"며 "공적인 마인드가 없기 때문에 내가 주식 좀 한 걸 가지고 왜들 이러나 싶을 거다. 아프게 생각해야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백 청장은 "앞으로 질병관리청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여러 의원님들이 주신 가르침과 지적사항을 마음에 새기고 앞으로 더 주의하고 국민 건강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자료 미제출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복지위 감사는 날을 넘긴 21일 새벽 1시 12분에 종료됐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국민의힘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병훈 위원장이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표결 처리하려하자 항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국민의힘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병훈 위원장이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표결 처리하려하자 항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19. [email protected]

농해수위, 압수수색 여파에 '양곡관리법' 성토까지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는 검찰 압수수색 여파로 개의 20분 만에 정회됐다. 민주당은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에 대한 항의 표시로 '야당 탄압 규탄한다'고 적힌 피켓을 국감장에 내걸었고 여당은 즉각 항의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은 피감기관에 근무하는 임직원 뿐만 아니라 우리 농민과 국민들이 다 지켜보는 자리인 만큼 정책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며 야당 간사인 김승남 민주당 의원에게 "피켓 제거 후 국감을 시작할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국감이 한창 진행 중인데 이렇게 정당을 침탈하고 압색하 경우는 없었다"며 "오늘 우리의 항의는 야당으로서 국민들께 보여드리는 항의"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에 가서 항의를 해야지, 국감장에서 이렇게 붙이는 건 맞지 않다"고 맞받았다.

양측의 공방에 소병훈 위원장은 여야 간사간 협의를 위해 10분간 감사를 중단했다. 간사 협의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은 피켓을 뗐지만 여야는 이번에 쌀 초과 생산량 시장격리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두고 또다시 설전을 벌였다.

특히 안병길 의원의 '양곡 공산화법' 발언에 대해선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집중됐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대단한 모욕감을 받았다"며 "농민의 피폐한 삶의 현장을 보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이를 양곡공산화법이라고 하면 제가 공산주의자란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한편 증인으로 출석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미래에 도움이 안된다"며 "아무리 선의라고 하더라도 농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나 클 것"이라고 재차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22.10.20. (공동취재사진)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22.10.20. (공동취재사진) [email protected]

"선 넘지마" vs "어디서 반말이야" 정무위도 공방


KDB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을 대상으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는 개의 1시간여 만에 중지됐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이전과 부울경 메가시티 공약 파기를 주장한 것이 발단이 됐다.

박 의원은 강석훈 산업은행장에게 "대통령실 이전이 처음에 496억원 든다고 했다가 지금 보면 1조원 넘계 예산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부울경 메가시티 공약도 파기했는데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만 이뤄지면 지역균형발전이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강 행장이 "국가정책이 하나도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산업은행 하나만 달랑 간다고 해서 부울 경제가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전체 그림도 없이 일을 추진하다보니 그렇다. 다른 거로 수사 털지 말고 일로 승부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박 의원의 질의 중 팩트가 아닌 부분이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야당 간사인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다양한 주장과 사실관계 확인은 주어진 시간 내에서 해야지 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하느냐"고 윤 의원에게 항의했다.

민주당의 반박에 윤 의원은 "그럼 내가 이재명 대표가 돈 많이 받아먹었다고 하면 가만히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민주당의 한 의원이 "선 넘지마"라고 소리쳤고 윤 의원은 "어디서 반말하는 것이냐"며 격하게 반발했다. 파행 끝에 백혜련 위원장은 감사를 중지한 뒤 오후 2시에 속개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한국석유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한국석유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20. [email protected]

산자위도 압수수색 여파 "야당 겁주려는 쇼"


국회 산업통상지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한국석유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 릴레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야당 당사 압수수색은 국회 업무를 방해하는 것", "정부의 국회 무시가 도를 지나친다"고 주장했다.

송기헌 의원은 "야당 당사 압수수색은 검찰이 야당을 겁주려고 쇼하는 것"이라며 "이 정부가 아무리 협치 의사가 없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국회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건 처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회재 의원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직접 목격한 바 있고 엊그제 중앙지검 국감도 무슨 검사가 피의자 심문하듯 했다. 공개적으로 국회를 무시하고 짓밟겠다는 것으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김한정 의원은 윤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태도를 바꿔야한다. 어떻게 제1야당, 국정 파트너인 야당을 두고 무슨 세력이라 얘기하고 협치 안하겠다고 하고. 이런 말씀한 대통령이 어디있나.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이런 식으로는 안 한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와 상관없는 발언이라며 맞섰다. 한무경 의원은 "빨리 국감을 진행했으면 좋겠고 저 많은 증인들이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는데 계속 정쟁 애기하면 시간만 낭비"라며 "국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걸 위원장에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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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압수수색 후폭풍에 국정감사 곳곳에서 파열음 (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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