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글로벌 무역적자가 6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적자폭도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무역규모 자체가 크게 증가하고 악화 규모도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점 등을 감안하면 다소 안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무역적자 요인이 해소되더라도 정상화까지는 10개월 가까이 걸리는 만큼 수출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17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한 제1회 무역산업포럼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입 상황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조 원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올해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4675억 달러를 기록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경기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해외요인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경쟁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국가 간 통계비교가 가능한 7월의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 수출은 14.6% 증가하면서 독일(1.4%), 일본(0.2%)에 비해 나은 상황이다. 특히 이탈리아(3932억 달러)를 제치면서 세계 수출국 순위도 지난해 7위에서 올해 6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조 원장은 "실질적으로 중계무역국인 네덜란드(수출 4위)를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사실상 중국(1위), 미국(2위), 독일(3위), 일본(5위)에 이은 세계 다섯 번째 수출강국으로 부상했다"며 "특히 일본과의 수출액 격차도 역대 최소인 266억 달러로 축소된 점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입의 경우 올해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5.8% 증가한 4926억 달러에 이르면서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13.5%)을 10%포인트 이상 상회했다. 원자력발전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등 값비싼 에너지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면서도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 체제를 유지해 에너지과소비 구조가 형성된 상황에서 원유 가격이 급상승한 점 등이 원인이라는 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전체 수입에서 원유·천연가스·유연탄·나프타 등 4대 에너지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0.3%에서 올해 27.2%로 증가하면서 전체 수입 증가를 이끌었다.
이로 인해 금액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무역규모가 지난달 기준 1조787억 달러로 크게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전체 교역에서 무역적자(289억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그다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 증감 규모는 –279억 달러로, 같은 기간 일본(-724억 달러), 독일(-722억 달러) 등의 절반 이하인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무역협회는 이날 무역산업포럼을 발족하고 무역·투자 위기 극복을 위한 6대 목표, 20대 정책과제 등도 발표했다.
수출 확대와 무역흑자 기반 조성을 위한 6대 목표로는 ▲노동유연성 제고 ▲규제·역차별 철폐 ▲ 수출산업 기반 강화 ▲해외 판로개척 지원 ▲과다 수입 유발 각종 정책·제도 개선 ▲기후변화·통상대응 강화 등을 제시했다.
또 이에 대한 세부 정책과제로 주52시간제 보완, 파견·대체근로 허용 등을 통한 노동유연성 확보, 제조업 외국인 인력수급제도 개선, 수도권 입지규제 개선, 안전운임제 보완, 투자세액공제제도 개선 등과 함께 러·우 전쟁 후 복구사업이 필요한 동유럽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 중동 산유국 및 제3세대 신흥공업국과의 협력방안 마련 등을 당부했다.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은 "최근 세계 각국의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실물경제가 침체되면서 우리 무역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강대국들의 자국 우선주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글로벌 분업구조가 흔들리면서 우리의 미래도 매우 불확실해졌다"고 우려했다.
이어 "수출경쟁력 강화와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뿌리 깊은 규제를 개선하고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건실한 수출기업이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정부와 금융기관의 정교한 정책과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코로나19가 올해 말 종식되고 러·우 전쟁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해결된다 해도 이러한 단기 요인 해소가 실물경제 정상화로 이어지는 데까지는 약 10개월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라며 "수출기업들에 대한 대출 상환 연장, 신용보증 확대, 저금리 적용 등 금융기관과 정부의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서 이준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최근 무역역조는 높은 에너지 가격에 상당 부분 기인하나 구조적으로는 한·중 분업구조 역전에 따른 대중국 무역적자도 원인 중 하나"라며 "한·중 상호 산업분업 역할이 반전되면서 우리 산업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거 중국은 우리 중간재의 최대 수요처로서 북미·유럽시장으로 가는 교두보 역할을 했으나 최근에는 중국이 중간재 수출국으로 올라서고 있다"면서 "한·중 산업분업 관계의 구조 변화의 양상과 원인에 대한 진단 및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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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무역적자 요인이 해소되더라도 정상화까지는 10개월 가까이 걸리는 만큼 수출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17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한 제1회 무역산업포럼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입 상황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조 원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올해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4675억 달러를 기록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경기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해외요인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경쟁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국가 간 통계비교가 가능한 7월의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 수출은 14.6% 증가하면서 독일(1.4%), 일본(0.2%)에 비해 나은 상황이다. 특히 이탈리아(3932억 달러)를 제치면서 세계 수출국 순위도 지난해 7위에서 올해 6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조 원장은 "실질적으로 중계무역국인 네덜란드(수출 4위)를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사실상 중국(1위), 미국(2위), 독일(3위), 일본(5위)에 이은 세계 다섯 번째 수출강국으로 부상했다"며 "특히 일본과의 수출액 격차도 역대 최소인 266억 달러로 축소된 점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입의 경우 올해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5.8% 증가한 4926억 달러에 이르면서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13.5%)을 10%포인트 이상 상회했다. 원자력발전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등 값비싼 에너지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면서도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 체제를 유지해 에너지과소비 구조가 형성된 상황에서 원유 가격이 급상승한 점 등이 원인이라는 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전체 수입에서 원유·천연가스·유연탄·나프타 등 4대 에너지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0.3%에서 올해 27.2%로 증가하면서 전체 수입 증가를 이끌었다.
이로 인해 금액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무역규모가 지난달 기준 1조787억 달러로 크게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전체 교역에서 무역적자(289억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그다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 증감 규모는 –279억 달러로, 같은 기간 일본(-724억 달러), 독일(-722억 달러) 등의 절반 이하인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무역협회는 이날 무역산업포럼을 발족하고 무역·투자 위기 극복을 위한 6대 목표, 20대 정책과제 등도 발표했다.
수출 확대와 무역흑자 기반 조성을 위한 6대 목표로는 ▲노동유연성 제고 ▲규제·역차별 철폐 ▲ 수출산업 기반 강화 ▲해외 판로개척 지원 ▲과다 수입 유발 각종 정책·제도 개선 ▲기후변화·통상대응 강화 등을 제시했다.
또 이에 대한 세부 정책과제로 주52시간제 보완, 파견·대체근로 허용 등을 통한 노동유연성 확보, 제조업 외국인 인력수급제도 개선, 수도권 입지규제 개선, 안전운임제 보완, 투자세액공제제도 개선 등과 함께 러·우 전쟁 후 복구사업이 필요한 동유럽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 중동 산유국 및 제3세대 신흥공업국과의 협력방안 마련 등을 당부했다.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은 "최근 세계 각국의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실물경제가 침체되면서 우리 무역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강대국들의 자국 우선주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글로벌 분업구조가 흔들리면서 우리의 미래도 매우 불확실해졌다"고 우려했다.
이어 "수출경쟁력 강화와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뿌리 깊은 규제를 개선하고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건실한 수출기업이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정부와 금융기관의 정교한 정책과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코로나19가 올해 말 종식되고 러·우 전쟁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해결된다 해도 이러한 단기 요인 해소가 실물경제 정상화로 이어지는 데까지는 약 10개월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라며 "수출기업들에 대한 대출 상환 연장, 신용보증 확대, 저금리 적용 등 금융기관과 정부의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서 이준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최근 무역역조는 높은 에너지 가격에 상당 부분 기인하나 구조적으로는 한·중 분업구조 역전에 따른 대중국 무역적자도 원인 중 하나"라며 "한·중 상호 산업분업 역할이 반전되면서 우리 산업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거 중국은 우리 중간재의 최대 수요처로서 북미·유럽시장으로 가는 교두보 역할을 했으나 최근에는 중국이 중간재 수출국으로 올라서고 있다"면서 "한·중 산업분업 관계의 구조 변화의 양상과 원인에 대한 진단 및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