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규형 "멜로 욕심에 '사랑의 불시착'…창작 초연 끌려요"

기사등록 2022/10/17 06:00:00

인기 동명 드라마 원작…"부담있지만 재미"

"한국 창작 뮤지컬, 해외 공연 진출 기대"

"이순재·신구처럼 멋진 배우로 나이 먹길"

[서울=뉴시스]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중 이규형 공연 사진. (사진=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T2N미디어 제공) 2022.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중 이규형 공연 사진. (사진=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T2N미디어 제공) 2022.10.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오랜만에 멜로를 하고 싶었어요. 마음이 싱숭생숭하면서 다시 연애하고 싶기도 하네요.(웃음)"

드라마와 영화, 무대를 넘나들며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온 배우 이규형이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으로 로맨스 연기에 나섰다.

국내외로 큰 사랑을 받은 동명의 tvN 드라마가 원작이다. 드라마 주연이었던 현빈과 손예진이 실제 백년가약을 맺어 더욱 화제가 됐다. 어느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북한 장교 리정혁의 러브스토리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에서 만난 그는 "저만의 해석은 로맨틱 코미디"라며 "원작에서도 윤세리와 리정혁의 티키타카가 재미를 준다. 리정혁의 엉뚱함이나 순수함을 최대한 재밌게 살려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군데군데 소소한 웃음을 잘 살려낸다면 인물이 더 입체적으로 표현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뢰 밟는 장면이나 해상 순찰대를 피하기 위한 입술 박치기 장면이 대표적이죠. 리정혁이 멋있기만 하면 단편적이고 밋밋하잖아요."
[서울=뉴시스]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중 이규형 공연 사진. (사진=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T2N미디어 제공) 2022.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중 이규형 공연 사진. (사진=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T2N미디어 제공) 2022.10.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뮤지컬을 준비하며 드라마를 여러 번 정주행했다. 그 후속작인 '하이바이, 마마!'에 출연했던 이규형은 방영 당시에도 이미 봤다고 했다. 러닝타임 24시간의 장편 드라마를 두 시간의 무대에 압축하다 보니 사실 한계도 존재했다.

"제외된 장면도 많고 감정을 쌓는 과정을 다 보여줄 수가 없죠. 드라마와는 감정선의 흐름이 다를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그게 뮤지컬만의 색다른 매력이죠. 축약되는 지점을 배우들의 연기로 채우고자 연습때부터 많이 고민했어요."

원작의 큰 인기는 물론 창작 초연 뮤지컬인 만큼 당연히 부담도 있었다. 하지만 창작 초연만의 재미가 있다고 했다. "잘 됐을 때 보람이 커요. 올해 10주년이 된 '사의 찬미' 초연도 했었고, '팬레터'도 초연부터 한 번도 안 쉬고 했죠. '여신님이 보고계셔', '빨래', '오디션', '싱글즈' 등 창작 초연의 부담감을 알지만, 재밌다는 것도 알기에 계속 도전해왔죠."

한국 뮤지컬의 해외 공연도 그에겐 관심이 높은 지점이다.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은 최근 일본 후지TV와 협업 계약을 맺었다. 드라마는 일본 내 한류 열풍을 재점화했고, 뮤지컬도 일본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중 이규형 공연 사진. (사진=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T2N미디어 제공) 2022.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중 이규형 공연 사진. (사진=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T2N미디어 제공) 2022.10.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해외에서 공연하는 게 재밌어요. 대만, 중국에서 해봤는데 언어가 다름에도 잘 받아들여서 신기했죠. 이 작품도 외국에서 공연하면 굉장히 재미있을 거예요."

예전엔 더 큰 세상에 도전해보고 싶어 유학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국에서 열심히 연기하다 보니 자연스레 해외 진출이 되는 시대를 맞이했죠. 전 세계에서 한국 콘텐츠를 사랑해주고, 한국 배우들에게 관심을 갖잖아요. 한국 창작 뮤지컬도 해외에서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브로드웨이 관객 대다수가 관광객인 것처럼, 서울에 가면 공연을 본다는 게 자연스러워지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고등학교 2학년 시절인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 단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대학을 연극학과로 가면서 연극, 뮤지컬 등 무대에서 주로 활동했다. 2017년 드라마 '비밀의 숲'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이프' 등 영역을 넓혀 꾸준히 작품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서울대작전', 디즈니플러스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등에 출연했다.

다음달엔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카지노'가 공개된다. 이규형은 주인공인 최민식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40살에 아역 데뷔를 하게 됐다"고 웃으며 "신인 아역상을 노리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영화 '쉬리'를 보고 연기자의 꿈을 꿨고, 최민식의 모교인 동국대에 입학했다. "선배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죠. 다만 같이 만나서 연기할 수 없었던 건 아쉬웠어요."
[서울=뉴시스]배우 이규형. (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2022.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배우 이규형. (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2022.10.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해롱이'부터 '보이스4'의 악역인 다중인격 '동방민'까지 강렬한 캐릭터로 남다른 연기력을 입증해왔다. "일이든, 일이 아니든 새로운 도전을 좋아한다. 취미생활도 여러개"라며 "제가 연기할 때 재밌을 것 같은 작품을 한다"고 했다. '사랑의 불시착'을 고민했을 땐 '비밀의 숲'으로 인연을 맺은 배우 조승우가 적극 추천하며 응원해줬다고 했다. 12월엔 조승우도 거쳐간 뮤지컬 '스위니토드'로 인사한다.

쉬지 않고 달려온 이규형은 나이가 들어도 꾸준히 연기할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했다. "큰 사고 없이 지금까지 연기 활동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무탈하게 작품을 하고 싶어요. 어떤 영역이든 다 같은 연기 활동이지만, 무대는 관객과 호흡하며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있죠. 여전히 공연하고 있는 이순재·신구 선생님처럼, 저도 그렇게 멋진 배우로 나이를 먹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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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규형 "멜로 욕심에 '사랑의 불시착'…창작 초연 끌려요"

기사등록 2022/10/17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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