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트러스, '부자 감세' 또 굴복…'법인세 인하'도 철회 검토

기사등록 2022/10/14 12:01:16

최종수정 2022/10/14 12:37:45

英정부 소식통 "법인세 인하 철회 테이블 위"

'내년 4월 19%→25% 인상 폐지안' 유턴 논의

고소득자 소득세 이어 부자 감세안 또 좌초

[버밍엄=AP/뉴시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연설하면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2.10.06.
[버밍엄=AP/뉴시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연설하면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2.10.06.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부자 감세'로 비판 받는 고소득자 소득세 인하에 이어 법인세 인상 폐지 계획도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날 영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법인세 인상 폐지 계획을 철회하는 방안이 현재 테이블 위에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트러스 총리는 자신의 미니 예산을 수정하기로 함으로써 보수당 의원들과 시장의 강력한 압력에 굴복했다"며 "자신이 서명한 법인세 인하를 유턴(U-turn) 하기 위한 길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트러스 총리는 내년 4월 법인세를 19%에서 25%로 인상하는 보리스 존슨 전 내각의 결정을 철회, 법인세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비판이 거세지자 이를 다시 번복해 법인세를 예정대로 인상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도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법인세 정책 철회 가능성 질문에 "한번 보자(Let's see)"고 답했다.

스카이 뉴스는 소식통을 인용, 트러스 내각이 정부의 '미니 예산' 중 비판 받았던 부분을 폐기하는 것을 놓고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더 선은 트러스 총리가 내년 4월 법인세 인상을 허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영국 총리실과 재무부 소식통들은 "임박한" 철회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와 관련 조지 오즈번 전 재무장관은 트위터에 "금융 시장 혼란으로 실물 경제에 고통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미니 예산의 불가피한 철회를 위해 18일을 더 기다리는 것이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트러스 총리는 대규모 감세 정책으로 자신이 속한 보수당(토리) 내에서도 큰 비판을 받았다.

보수당 지지율이 20%대 초반으로 뚝 떨어지고 노동당과 격차가 33%포인트까지 벌어지자 일부 의원들은 취임 한 달여 밖에 안 된 트러스 총리를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데이미언 그린 전 부총리는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당 내에서 미니 예산 일부를 철회하는 것이 공개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면서 "공공지출 삭감을 배제하면서 부채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감세를 연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러스 총리의 '미니 예산'을 "최악"이라고 평가했지만 보수당이 총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제로(0)"여서 몇 달 안에 총리를 교체할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앞서 트러스 총리는 지난달 23일 '미니 예산'으로 불리는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부족한 세수를 메울 대안은 제시하지 않았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통화 긴축 기조에도 역행하는 것이었다. 이에 파운드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급락했고 영국 국채 금리는 급등하는 등 금융 시장 혼란을 야기했다.

결국 트러스 총리는 정책 발표 열흘 만인 지난 3일 부자 감세로 가장 비판 받았던 고소득자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계획은 열흘 만에 철회했다.

콰텡 장관은 오는 31일 자금을 마련하고 부채를 줄일 방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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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트러스, '부자 감세' 또 굴복…'법인세 인하'도 철회 검토

기사등록 2022/10/14 12:01:16 최초수정 2022/10/14 12: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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