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산업간 성공적 협력 사례 작품으로 소개
울산에 공장 둔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참여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 이후 2번째 특별전으로 산업도시 울산의 정체성을 예술로 표현한 전시를 선보인다.
울산시립미술관은 내년 1월 29일까지 제 1·2전시실에서 특별기획전 '예술과 산업'을 연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총 10개국, 15명(팀)의 작가가 참여하는 국제전시다. 한국 작가 6인 외에도 중국, 러시아, 네덜란드, 프랑스, 캐나다, 싱가포르, 영국, 독일, 일본 작가들이 참여한다.
전시는 예술가와 다양한 산업주체들과의 협업 결과 중 미학적 성취가 뛰어난 작품들을 선별해서 소개한다. 과거에는 자본, 노동력, 기술이 경제성장의 동력이었다면 이제는 여기에 예술과 문화가 추가되는 시대임을 반영하는 기획이다.
이번 전시 참여작가들은 자동차, 에너지화학, IT, 음악, 패션, 영화, 식음료 등 다양한 산업분야와 협업한 예술작품을 선보인다.
중국의 대표적 현대미술작가인 양푸동은 프라다의 의뢰로 영상을 제작했다. 193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상에는 프라다 옷을 착용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프라다의 옷과 소품들을 홍보하는 효과도 있지만, 이 작품은 전통과 현대의 융합에 대한 양푸동만의 해석을 담아내고 있어서 뛰어난 예술적 가치를 갖는다.
AES+F는 젠틀몬스터와 협업한 광고영상인 ‘생명의 순환’을 선보이고 있다. 이 작품 역시 안경회사인 젠틀몬스터의 제품을 홍보하는 효과를 누리면서도, 초현실적 공간을 배경으로 ‘인공적’인 편집기술을 극대화한 뛰어난 영상미를 뽐내고 있다는 점에서 예술적 가치 또한 성취하고 있다.
정연두 작가는 현대자동차와 협업해서 자동차극장을 만들었다. 전시장에는 소위 ‘각그랜저’라는 애칭의 그랜저가 세워져있다. 관객이 이 차에 타면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마치 영화속 주인공이 된 양 질주하는 차안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눈앞의 대형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정기 작가는 울산에 사업장을 둔 SK이노베이션의 TV 광고에서 라이브 드로잉으로 등장한 가로 5m 세로 5m 크기의 대형 드로잉 원화를 전시한다.
싱가포르 아티스트 컬렉티브인 풍크(PHUNK)는 나이키의 스케이트보드 라인 신발 출시를 기념해서, 조각, 영상, 포스터를 만들었다. 그는 신발의 온전한 모습을 작업에 사용하는 대신 신발을 ‘해체’해서 작업의 재료로 썼다.
이번 ‘예술과 산업’은 전시 외에도 연계 행사로, 예술과 산업을 주제로 한 강연회를 개최한다.
강연 날짜는 18일 오후 2시이며, 강사는 전동휘 (파라다이스 세가사미 아트팀 디렉터)다. 강연 제목은 'Destination Creator-파라다이스 시티를 중심으로'이며, 장소는 울산시립미술관 1층 다목적홀이다.
이어 25일 오후 2시에는 우정아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가 '1990년대 이후의 현대미술: 관계의 미'를 주제로 강연한다.
울산시립미술관 서진석 관장은 "예술가와 기업 간 협업의 다채로운 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이번 전시의 또 다른 묘미"라며 "전시에서 관객들은 예술의 가치가 산업의 가치창출로 상호확장되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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