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지난 9일 발생한 크름대교(케르치대교) 폭발이 미국이 제공한 수중드론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몰파(Molfar)의 독립적 군사조사위원들이 폭발물을 실은 트럭이 크름대교를 폭파했다는 러시아 합동조사위의 발표를 반박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합동조사위는 폭발물을 탑재한 화물 트럭이 지난 8월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를 출발해 불가리아·조지아·아르메니아를 거쳐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시(市)에 유입된 것으로 잠정 결론짓고 관련 용의자 8명을 체포해 구금했다. 우크라이나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몰파 군사조사위원들은 폭탄 적재 트럭이 폭발했을 경우 나타나야 할 폭발에 의한 구멍을 다리 위에서 확인할 수 없고, 영상을 보면 폭발은 다리 아래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폭발 순간에 교량의 붕괴지점 아래에 파도가 발생했다’며 ‘공중 혹은 수중 드론 공격의 결과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중 활동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하얀 물체가 보이는 철교 CCTV 영상을 첨부했다.
또 ‘세바스토폴 해안 근처에서도 이미 수중 드론의 특별 작전이 확인됐다’며 ‘수중드론은 지난 4월 미군이 제공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날 성명을 통해 크름대교 폭발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러시아인 5명, 우크라이나·아르메니아인 3명 등 총 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FSB는 합동조사위원회와 공동 조사를 벌인 결과 크름대교 폭발 배후자로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 요원들을 지목했다고 밝혔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일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합동조사위원회 위원장의 보고를 받은 뒤 크름대교 폭발을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벌인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크름대교는 흑해와 아조우해를 연결하는 케르치 해협에 놓인 19㎞ 구간 다리다. 복선 철도교와 왕복 4차선 도로교로 구성돼 있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름반도 강제 병합 당시 본토와의 연결을 위한 전략적 목적으로 건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도로교 개통 당시 직접 트럭을 몰고 크름대교를 건넜고, 이듬해인 2019년 철도교 개통식도 참석하며 직접 챙겼다. 크름반도는 '푸틴의 성지', 크림대교는 '푸틴의 자존심'으로 불려온 이유다.
9일의 폭발로 도로교 일부가 폭파돼 교통이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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