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빈 대표, "위기 기회로 삼아 제품 경쟁력 강화 추진…최대한 감내할 것"
대체 원료 사용하며 원가 절감…한지붕 두 가족 해태제과와도 다른 행보 본격화
아산 신공장 건립 및 이커머스 경쟁력, 영업구조 개선으로 내실 다지기 돌입해
![[서울=뉴시스]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이사의 모습(사진=크라운제과 제공)](https://img1.newsis.com/2022/10/13/NISI20221013_0001105522_web.jpg?rnd=20221013102347)
[서울=뉴시스]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이사의 모습(사진=크라운제과 제공)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오리온, 농심, 삼양식품, 롯데제과, 해태제과, 빙그레 등 주요 제과 업체들이 원자재가 상승 등의 이유로 올 초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한 상황에서도 윤석빈 대표가 이끄는 크라운제과가 '나홀로' 가격 동결 방침을 선언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크라운제과는 "원가부담을 최대한 감내하겠다"며 가격 인상에 대해 선을 그었다. 다만 일부에선 원·달러 환율 급등, 금리인상 등의 이유로 재무적 부담이 늘어날 경우 크라운제과도 버티지 못하고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은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주요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올해는 지난 3월 농심을 시작으로 롯데제과 4월, 해태제과는 5월에 가격을 최대 20% 수준으로 제품 가격을 올렸다.
지난달에는 9년 동안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오리온도 백기를 들었다. 과자의 주원료인 밀가루와 팜유 가격이 큰 폭 오른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치솟는 등 원부자재 부담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10월에는 삼양식품과 빙그레가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삼양식품은 사또밥과 짱구 등 스낵 가격을 15.3% 인상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빙그레도 9년 만에 꽃게랑, 야채타임, 쟈키쟈키 등 과자류 6종 가격을 13.3% 올리기로 했다.
빙그레에서 제조하고 크라운제과에서 유통을 맡고 있는 꽃게랑, 야채타임 편의점 판매가는 이날 부로 각각 1500원에서 1700원으로 200원 뛴다.
국내 제과업체 중 올해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은 업체는 크라운제과가 유일하다. 같은 크라운해태그룹에 속해있는 해태제과가 지난해와 올해 제품 가격을 인상했는데도 불구하고 크라운제과가 동결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크라운제과는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원부자재 부담이 대폭 늘어나 제품을 생산하는 비용이 예년 대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해태제과와 크라운제과가 제품 가격 인상을 두고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와 윤석빈 대표의 경영 방침의 차이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입장이다. 신 대표는 윤영달 크라운해태그룹 회장의 사위이고, 윤 대표는 윤 회장의 장남이다.
신 대표의 경우 원부자재 부담이 늘어나자 가격 인상 카드를 활용해 선제적인 실적 방어에 나섰고 윤 대표는 경쟁사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는 상황을 기회로 삼아 원가 부담을 최대한 감내하면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경영 방침은 제품 생산에서 있어서도 영향을 줬다. 해태제과는 제품 생산하는데 사용하는 해바라기유를 고집하고 있는데 반해 크라운제과는 기존 원료를 고집하지 않고 대체 원료 사용을 선택하며 원가 부담을 줄이고 있다.
윤 대표는 장기적으로 아산에 신공장 건립을 추진, 생산과 물류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커머스 경쟁력을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가격 동결로 시장 지배력을 높인 상황에서 영업구조를 개선해 내실을 다지겠다고 볼 수 있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윤 대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경영 방침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최대한 감내할 수 있을 만큼 감내하면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고 신공장 건립, 이커머스 경쟁력 제고 등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선 원·달러 환율 급등, 금리 인상 등을 고려할 때 크라운제과도 버티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크라운제과의 부채 비율이 2020년 114%, 지난해 102%, 올 상반기 90% 등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가격을 동결할 가능성도 높이는 요소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가 주요 기업들에 제품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어 크라운제과가 당장 제품 판매 가격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시기상의 문제일 뿐 재무적 부담이 늘어날 경우 크라운제과도 백기를 들고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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