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요구 비현실적, JCPOA 뛰어넘는 수준"
"집회 표현자유 지지"…추가 제재·기술 지원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미국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이란 핵협정을 복원하려는 노력이 또 다른 교착상태에 빠졌다"며 "대신 이란 반정부 시위대를 지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은 이번 협상이 자신들이 준비한 협상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며 "협상은 임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란의 요구는 비현실적이다. 그들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훨씬 뛰어넘는다"며 "최근 몇 주 동안 우리가 (이란 측에서) 들은 어떤 내용도 그들이 (핵합의 관련) 입장을 바꿨다는 것을 시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말 CBS 시사프로그램 60분(60Minutes)과 인터뷰에서 "이란이 가까운 시일 내 핵 협정에 복귀할 것이란 어떤 전망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란은 우리가 단순히 승낙하지 않을 협상에 관련 없는 문제들을 추가하려 계속 노력해왔다"며 "우리는 나쁜 거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유럽 파트너 국가들이 제시한 제안에 이란 반응은 매우 후퇴적이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유엔총회 중 CNN취재진을 만나 "이란의 미공개 장소에서 발견된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우라늄 흔적 관련 유엔 핵감시단의 조사가 여전히 핵심 난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JCPOA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시위대 지원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란 국민들은 현재 평화적인 시위를 이어가고 집회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편적인 권리를 행사하며 보여주고 있다"며 "미 행정부는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조명하고 그들의 용기를 지원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전역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약 한달 간 번지고 있다. 이는 마흐사 아미니(22)의 사망에서 촉발됐다. 아미니는 히잡 등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했다.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하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며 반박해왔다.
이에 미국은 지난달 말 이란 종교경찰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그 직후 기술 기업들이 이란 국민들의 인터넷 접근을 도울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당시 미 재무부는 성명에서 "종교경찰이 이란 여성에 대한 학대와 폭력 평화적인 이란 시위대의 권리 침해로 제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주 이란 통신장관과 함께 시위 진압에 동원된 모든 법 집행군을 감독하는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부 장관을 포함 고위 관리 7명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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