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빅스텝'에 기업대출 금리도↑…커지는 부실 위험

기사등록 2022/10/13 07:00:00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10.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10.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한국은행이 두 번째 '빅스텝'(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 빅스텝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3.0%로 끌어올렸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가 올라가 조만간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연내 8%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빅스텝 단행으로 가구당 평균 이자 부담이 연간 약 50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늘어나는 이자부담에 한숨을 쉬는 곳은 비단 가계 뿐만이 아니다. 그간 회사채 금리 급등으로 인해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며 버텨온 기업들도 고민이 크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4.65%로 가계 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4.34%)를 앞질렀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계대출 감소로 인한 수익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면서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주담대보다 낮아졌는데, 이러한 추세가 다시 역전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전날 빅스텝을 단행한 데다, 11월 금통위에서도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고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과 물가상승에 따른 기업대출 금리 인상으로 기업의 이자비용은 13조5000억원 증가하고 매출액순이익률은 0.29%포인트 하락해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전날 한은의 금리인상 결정 직후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금융권에 기준금리 인상 폭 이상의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99.6%가 고금리 리스크 대응방안이 전혀 없거나 불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기준금리가 3%로 인상될 경우 한계 소상공인은 124만2751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앙회는 "실제로 중소기업은 코로나19 장기화에 이어 원자잿값 급등과 대출 금리인상,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 경영여건 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달 5대 시중은행의 기업부채 잔액이 가계부채 잔액 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는 현재와 같은 복합 경제위기에 일시적으로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이 쓰러지지 않도록 정책자금 지원 확대 등 적극적인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금융권도 기준금리 인상폭 이상의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과 관련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한계기업 수는 총 2823개사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283개사 대비 23.7% 늘었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한계기업 수는 중견 및 대기업이 같은 기간 389개사에서 449개사로 15.4%, 중소기업은 1891개사에서 2372개사로 25.4% 늘어, 중소기업 내 한계기업의 증가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태규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부채 규모가 매우 커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을 얘기할 때 가계부채를 주로 이야기하지만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채의 부실화 가능성은 기업부문이 더 클 수도 있다"며 "금리상승에 따른 금융부문 건전성 저하는 오히려 기업대출 부실화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도 기업부실을 막기 위한 대응 방안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2020년 4월부터 시행 중인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만기 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재연장했고, 상환이 어려운 취약 차주들은 최대 30조원 규모의 맞춤형 채무조정 프로그램 '새출발기금'으로 흡수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에 가중되는 경영·재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변동금리 수준으로 금리를 낮춘 6조원 규모의 고정금리 대출상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밖에 금융위는 전날 금리인상 등에 따른 기업의 자금애로를 해소하고 시중금리의 급격한 쏠림 방지를 위해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여력을 6조원에서 8조원으로 확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저신용 기업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올해 자금공급규모도 당초 계획인 200조원에서 10조원 이상 추가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외부문 리스크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큰 만큼 위험요인을 계속적으로 점검하고 금융회사의 자체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하는 등 선제적 위기대응 여력을 확보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두번째 '빅스텝'에 기업대출 금리도↑…커지는 부실 위험

기사등록 2022/10/13 07:0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