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초등생 93만명, 중고생 25만명 줄 것"
교육부 "학생 감소…교사 신규채용 줄이겠다"
내년 초등교사 선발 197명 줄어…서울 '절반'
교육계 "국가책임교육과 교원 감축, 안 맞아"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학생 수 감소는 예비교사들의 취업길에도 악재다. 정부는 내년에 처음으로 교원 정원을 줄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교육부는 새 교원수급양성계획 발표를 미뤘는데, 교육계에서는 우려가 계속된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와 협의한 결과 내년도 공립학교 교원 정원을 올해보다 2982명 줄이겠다는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지난달 19일 밝혔다.
올해 34만7888명인 초·중·고 교사가 내년 34만4906으로 감소하는 것인데, 이는 관련 규정이 생긴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원인은 학령인구 감소다. 지난 2020년 7월 교육부는 "2019년 통계청 특별추계 결과, 2020년 대비 2030년 초등학생은 93만명(35.1%), 중·고등학생은 25만명(13.2%)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 전망치에 따라 교육부가 내놓은 방안이 '미래교육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교원수급정책 추진 계획'이다. 초등교사 신규채용은 2020년 3916명에서 2023~2024년 3000명 안팎으로, 같은 기간 중등교사는 4448명에서 4000명 내외로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이후 교육부는 학급당 학생 수, 고교학점제, 기초학력보장 등 미래교육 수요에 기반한 '2023~2027 중기 교원수급계획'을 준비 중이다. 이는 당초 올해 상반기 발표될 계획이었으나 돌연 연기된 뒤 아직까지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별 장래인구 추계와 국가 전체적인 공무원 인력 관리 계획 등이 6~7월 중 나와 전반적으로 올 상반기 중 추진하기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져 조금 늦춰졌다"며 "올해 시안을 마련해서 내년에 확정한 뒤 바로 적용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새 교원수급계획이 지연되는 사이 내년 교원 선발계획이 발표됐다. 2023년도 공립 초등교사 선발계획을 보면 교육부는 올해보다 197명(5.2%) 감소한 3561명을 뽑겠다고 했다. 서울의 경우 올해 216명에서 101명(46.7%)이 줄어 전국에서 가장 감소폭이 컸다.
중등교사 선발은 총 11% 늘었지만, 사서·상담·영양 등 비교과 교사 선발 규모는 최대 80.5%나 줄었다. 특수교육 대상자는 늘고 있지만 특수교사는 유초중등 모두 줄어 올해보다 총 939명을 덜 뽑는다.
정부는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원규모 감축이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실제 교육부령으로 정한 '학교의 국가공무원 정원 배정 기준'을 보면 교사의 경우 "총 정원의 100분의 99는 '학생 수 구간 구분에 따른 학교별 교사 수'를 고려한 계산식에 따라 배정"한다고 돼 있다. 쉽게 말해 교사 정원을 학생 규모에 따라 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계에선 '학생이 줄어드니 교사도 줄이겠다'는 식의 교육보다 경제 논리를 앞세운 정부 정책이 맞춤형 교육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선진국 환경에서 자란 요즘 아이들은 개별 특성이 뚜렷한 만큼 요구사항도 다양하고 많은데, 이들의 교육 수요를 국가가 책임지려면 지금보다 많은 교사가 필요하다"며 "교원 수 감축으로 인해 충족되지 못하는 수요는 사교육으로 흐를 텐데, 이는 출산 장려 정책과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과거 '임용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달 1일 기준 발령을 받지 못하고 임용 대기 중인 예비 초등교사는 이미 전국 540명에 달한다. 이 중 서울이 186명(34%)으로, 내년 선발 예정 인원(115명)보다 많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은 지난 7월 성명서를 통해 "지난 정부들의 정책 실패로 교원수급계획에 임용 대기자, 양성과 선발의 불균형 등 교원수급계획에 문제가 쌓여있다"며 "교육대학생들 한 명 한 명이 재정 수입과 지출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면 공교육을 이렇게 방치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