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맛난이 농산물' 선봬…'맛난이 무' 판매량 일반 무 보다 45%↑
롯데마트도 '상생 과일·채소' 일반 시세보다 최대 30% 저렴하게 판매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주부 A씨(40)는 최근 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못생기고 흠이 있는' 농산물만 찾는다. 시금치부터, 애호박, 오이, 배추, 무 할 것 없이 가격이 급등해 장보기가 겁날 지경인데, 모양이 조금 작거나 못생긴 이른바 '못난이 농산물'은 일반 상품보다 30~40%가량 저렴해 부담이 덜해서다. A씨는 "일반 상품보다 흠이 있거나 못생겼지만 맛이나 품질에서는 차이가 없어 자주 사 먹고 있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로 밥상 물가가 고공 행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못난이 농산물'이 인기를 얻고 있다. 못난이 농산물이란 신선도나 맛, 영양 등 품질에는 이상이 없지만 모양이 작거나 울퉁불퉁해 상품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B급 농산물을 지칭한다.
그동안은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유통 규격에서 등급 외로 분류돼 폐기 처분 됐지만, 올여름 폭염과 폭우 그리고 태풍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다락같이 오르면서 가성비 좋은 못난이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올 여름 폭염과 폭우에 이어 태풍까지 겹치면서 농산물 가격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채소류는 전월 대비 27.9%, 농산물은 8.4% 올랐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1일 현재 배추 1포기 소매 평균가격은 9699원으로, 전년(5683원) 대비 약 70% 급등했다. 무 한 개 가격은 3813원으로 전년(2009원)보다 약 90%, 풋고추는 100g에 2248원으로 전년(1204원)보다 87% 올랐다.
22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농산물 가격 급등에 최근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못난이 농산물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홈플러스는 ‘상생’ 가치 실현을 목표로 지난 태풍 피해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농가를 돕기 위해 ‘맛난이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판매한 '맛난이 무' 판매량은 일반 무 보다 45%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오는 28일까지 ‘맛난이 채소’ 3종을 할인가에 선보인다. 맛난이 무(개, 700g~1kg)는 1590원(정상가 1990원), 맛난이 작은 양파(망, 2kg)는 3190원(정상가 3990원), 맛난이 감자(봉, 900g)는 1990원(정상가 2490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못난이 과일 및 채소가 농가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를 담아 '상생 과일·채소' 라는 이름으로 시세보다 최대 30%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 8월1일부터 28일까지 상생 과일·채소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0% 신장했다.
못난이 농산물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인기다.
못난이 농산물 쇼핑몰 어글리어스는 2020년 10월 못난이 농산물 정기 구독 서비스를 국내에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농가로부터 직접 조달한 못난이 농산물을 소량씩 포장해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가 2020년 론칭한 '어글리 러블리'나 '프레시 어글리'처럼 못난이 농산물을 상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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