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우유 가격 인상 제동 걸리나...정부 "최대한 자제하길"

기사등록 2022/09/20 16:59:52

최종수정 2022/09/20 17:06:43

올해 원유 가격 47~58원 인상 전망

농식품부 "흰우유 가격 인상 자제 부탁"

유업계 "원부자재 인상으로 이미 원가 압박 상당해"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원유 가격 인상을 위한 협의가 시작된 가운데 유업체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원유 생산비 상승으로 낙농가가 유업체에 공급하는 원유 가격은 인상될 전망이지만, 정부가 유업계의 우유가격 인상에 사실상 제동을 걸면서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낙농진흥회는 원유가격조정협상위원회를 열고 올해 원유 가격 결정을 위한 첫 협상을 진행한다. 원유가격조정협상위원회에는 생산자 대표인 낙농업계 측 3명과 소비자 대표인 유가공업체 측 3명이 협상에 나선다.

올해 원유 가격은 작년에 오른 생산비를 반영해 8월1일부터 적용했어야 하는데, 낙농가가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안에 반대하며 협상을 거부해 원유 가격 인상이 지연됐다. 그러다 지난 16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낙농제도 개편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원유 가격 협의가 이뤄지게 됐다.

올해 원유 가격은 재작년과 작년 원유 생산비가 1리터(ℓ)당 52원이 오른 점을 고려해 1ℓ당 47∼58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1ℓ당 21원 인상되면서 우유 소비자가격은 150~200원 인상됐기에, 원유 가격이 1ℓ당 47∼58원 인상되면 우유 가격은 1ℓ당 300~500원가량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우유 가격은 최대 500원 인상돼 1ℓ에 3000원을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정부는 유업계의 우유가격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우유 가격이 오를 경우 유제품은 물론 빵과 아이스크림, 커피 등도 줄줄이 인상되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소비자 부담 등을 감안해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는 전날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는 "정부가 유업체에 가격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지시할 순 없다"면서도 "흰 우유 가격은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올리더라도 물가에 영향이 적은 가공유 제품 가격을 조정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부 입장에 유업계는 난감한 상황이다. 이미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 및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원유를 제외한 제반 비용이 큰 폭으로 올라 원가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원유 가격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 경영 상황이 악화하기 때문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환율, 원부자재, 운송비, 제조 경비 등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높은 상황인데, 원유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못할 경우 원가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주요 유업체들의 수익성은 최근 원가 부담이 커지며 악화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약 28.2% 줄어든 308억원을 기록했다. 매일유업의 올해 상반기 원부자재 매입액은 약 495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347억원)보다 13.8% 증가했다. 이에 대해 매일유업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고환율 영향으로 원부자재 매입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도 올 상반기 42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347억 영업적자)보다 적자폭을 키웠다. 서울우유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등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244억원을 유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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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우유 가격 인상 제동 걸리나...정부 "최대한 자제하길"

기사등록 2022/09/20 16:59:52 최초수정 2022/09/20 17: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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