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황지향 인턴 기자 = 지난 8월, 21년 동안 미제로 남아있던 '대전 은행강도 살인사건'의 용의자들이 체포됐다.
17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TV 시사교양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사건 당시 촘촘한 경찰의 수사망을 피했음에도 21년 만에 정체가 드러난 두 용의자 이승만, 이정학 검거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한편 여죄까지 자백을 했다지만 사실과 거짓이 공존하는 범인들의 진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석해본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 8월 26일 한 제보자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그는 자신과 가까운 지인이 '대전 은행강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검거됐다고 전했다고. 그리고 다음날 대전 은행강도 살인사건의 범인이 검거됐다는 뉴스가 보도된 것.
지난 2001년 대전 둔산동의 한 은행 주차장에서 발생했던 살인강도 사건. 범인들은 현금수송을 하던 은행 직원에게 총격을 가하고 3억원의 현금이 든 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대낮에 은행 강도 행각을 벌이고, 총기까지 사용해 살인을 저지른 범인들의 만행에 경찰은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대적인 수사팀을 꾸렸다.
그러나 경찰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도 살해범들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고 사건은 21년 동안 미제로 남아있었다. 오랜 시간 풀리지 않았던 사건의 실마리는 무엇이었을까.
당시 범인들이 남기고 간 유류품에서 DNA 검출을 시도했지만 너무나 극소량이었기 때문에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경찰은 이후 16년이 지난 2017년, 온전히 보관되던 DNA 재분석을 의뢰했고 국과수의 발전된 과학기술로 극소량의 DNA를 다시 한번 분석한다. 해당 DNA가 다른 범죄현장에서 체취했던 DNA와 일치했다는 사실이 곧 실마리가 된다.
경찰이 신상 공개를 결정한 대전 은행강도 살인범은 이승만(52)과 이정학(51). 같은 학교 동창이었다는 두 용의자는 ‘완벽한 범행’을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수월한 범행을 위해 경찰의 총기를 사건 전 미리 강탈했고, 은행의 현금수송 시간을 알아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진 강도 행각. 그 과정에서 잔인하게 은행 직원에게 직접적 총격을 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범인들의 진술과 범행 방법을 보며 단 두 사람만의 범행이라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혹시 이 두 사람과 함께 공모한 또 다른 존재가 있던 것은 아닐까. 검거된 후, 범행 사실을 일체 부인하던 이승만은 돌연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며 말을 바꿨다. 게다가 본인이 저지른 또 다른 은행털이가 있다며 자백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행 동기, 탈취한 총의 행방, 돈의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명확한 진술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작진은 "두 명의 범인이 잡혔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사건의 의문점과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그들의 범행을 낱낱이 분석해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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