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 등 우리보다 치명률 높지만 마스크 벗어
여전히 높은 사회적 위험 인식…"6개월 뒤 본격화"
일각 "우리나라 면역 높아…마스크 해제 고민해야"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날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다른 나라에 비해 유행 관리가 안정적인 우리나라의 방역 지침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확진자 수 대비 치명률은 0.11% 수준이다.
정부는 줄곧 우리나라의 치명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안정적이라고 강조해왔다. 지난 13일 방대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0만명당 치명률이 우리나라는 0.1%인데 미국은 1.1%, 영국은 0.8%, 프랑스와 독일은 0.5%, 이스라엘은 0.2%로 우리나라보다 높다.
반대로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률은 우리나라가 65.4%로 미국 39.4%, 프랑스 63.7%, 이스라엘 57.6%를 상회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치명률은 낮고 접종률은 높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착용 지침과 같은 일상회복의 속도는 해외가 한 발 앞선다.
영국은 지난 1월 말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을 해제했고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슬로베니아, 튀르키예, 헝가리 등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적용하지 않는다. 호주는 지난 9일부터 항공편 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했다.
심지어 프랑스의 경우 8월1일부터 보건 비상 사태를 종료한 상태다. 일본은 오는 26일부터 의료기관의 확진자 상세정보 보고 의무를 중증화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만 적용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사회적 거리두기, 사적 모임 제한과 같은 모임 제한 조치만 없을 뿐 실내 마스크 착용, 7일 격리, 감염취약시설 면회 제한 등의 제재는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 6월에 정부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독일, 그리스, 네덜란드, 이스라엘, 슬로바키아는 격리 의무 기간이 우리나라보다 짧은 5일 이하이고 프랑스, 폴란드, 미국, 스웨덴,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영국,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포르투갈, 스위스 등은 격리가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이다.
이 같은 원인에 대해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사회적인 위험 인식이 아직까지는 많이 높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케이스탯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인식 조사 결과 전국 성인 남녀 1006명 중 응답자 471명(46.8%)이 격리의무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5월 동일한 조사에서는 34%가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가 이익보다 위험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그 원인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실천 감소 위험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 안정화와 백신, 치료제 도입 등의 상황 등을 고려해 방역 지침 변경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에서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여부에 대한 논의가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다.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도 전날 브리핑에서 "세계적으로 팬데믹에 대한 종식이 이어질 때 우리나라만 뒤처져서는 안 되겠다. 우리나라는 교역으로 대부분 (소득이) 이뤄지는 나라이기 때문"이라며 "출구 전략에 대한 준비는 지금부터 해나가야겠고, 앞으로 6개월 정도 뒤면 본격적인 활동이 재개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올 동절기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넘어서면 내년 봄부터는 다른 나라처럼 마스크를 벗고 좀 더 일상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논의를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실내에서도 식당에서나 음식을 먹을 땐 또 마스크를 벗는데, 과학적으로 웃긴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자연면역과 접종으로 인한 면역이 높기 때문에 실내 마스크 의무화도 해제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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