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극우정당 연립정부 참여 어려우나
이탈리아에서는 극우세력 집권도 가능
극우세력 지지율 높아도 20% 못넘어
투표율 높으면 지지율 떨어질 듯
주류정당들 정치관심 높이는 것이 관건
WP 사설 "극우 득세 푸틴 기쁘게 한다" 경고
![[스톡홀름=AP/뉴시스]스웨덴 중도 좌파연합 정부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가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난 주말 실시된 총선에서 집권당 연합이 우파연합에 패배했다고 인정했다. 2022.9.14.](https://img1.newsis.com/2022/09/15/NISI20220915_0019248330_web.jpg?rnd=20220915033328)
[스톡홀름=AP/뉴시스]스웨덴 중도 좌파연합 정부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가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난 주말 실시된 총선에서 집권당 연합이 우파연합에 패배했다고 인정했다. 2022.9.1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지난 주말 실시된 스웨덴 총선에서 극우 스웨덴 민주당이 가장 많이 득표하고 우퍄연합이 현 중도좌파 연합보다 근소하게 승리하면서 스웨덴 첫 여성 총리인 마그달레나 안드레손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사임했다.
스웨덴 선거 결과는 최근 유럽에서 확산하는 우파의 득세와 궤를 같이한다. 이와 관련해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유럽 각국에서 부쩍 득세하는 극우세력의 정치적 파장을 점검하는 기사를 실었다.
스웨덴 민주당은 네오나치 이데올로기를 추종하는 정당으로 역대 최대인 20.6%의 지지를 받아 제2당이 됐다. 우익 정당 중에서는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 사실은 스웨덴 사회가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유럽 각국에서 최근 극우 정치세력이 득세하면서도 여전히 집권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스웨덴 민주당은 지난 2018년 총선에서 17.5%의 지지를 받았다. 2010년 처음 의회에 진출한 이후 꾸준히 지지기반을 넓혀오고 있는 것이다.
평등을 강조하는 사회민주주의로 유명한 스웨덴에서 사회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커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미 콜로라도 대학 제니퍼 피츠제럴드 교수는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스웨덴은 항상 다양성을 인정하는 비율이 높았다. 예컨대 이민 수용과 망명처 제공에서 그렇다. 다른 나라에서 극우가 득세하는 지난 몇 년 동안에도 스웨덴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 스웨덴은 다르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웨덴도 예외는 아니다. 스톡홀름대 시루스 하프스트롬 데흐다리 교수는 스웨덴 극우 세력 부상의 이유를 한가지로 설명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2008년 경제 위기가 극우 정당 득세의 첫 배경이 됐다. 데흐다리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경제 위기로 실직했던 사람들이 스웨덴 민주당 지지자들의 절반을 차지한다. 또 인구 구성 변화도 배경이다. 20년 전 스웨덴 국민중 외국 출생은 10% 정도였으나 지금은 20%에 달한다. 이와 함께 최근 이민자 주거지에서 발생하는 살인강도사건을 언론에서 집중보도하면서 이민자들을 범죄와 연결짓는 인식이 커졌다.
데흐다리 교수는 극우정당 지지 유권자들의 충성도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때문에 스웨덴 민주당에 투표했지만 "다시 일자리를 얻은 뒤 주류 정당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웨덴에서 극우 정당이 부상한 것은 프랑스, 독일, 핀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 에스토니아 등 유럽 각국에서 극우 세력이 득세하는 현상의 일환이다.
데흐다리 교수는 그러나 "유럽 각국에서 20%의 지지를 얻으면 더 이상 못얻는다. 지지율이 20%에서 22%를 넘어서려면 더 많은 사회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는 과반수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그런 정당이 조만간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20%는 연립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지율이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 극우정당을 포함시켜 연립정부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스웨덴에서도 극우정당을 포함시켜 연립정부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이 생길 지는 두고 봐야 한다. 지금까지 스웨덴에서는 주류 정당들 사이에 극우 정당을 연립정부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묵시적 양해"가 있다. 프랑스, 독일, 그리스 등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같은 합의가 갈수록 유지되기 어려워지고 있다. 주류 우파정부들의 경우 중도좌파들과 정책 공유를 하기 어렵거나 중도 좌파 정당들이 극우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길 거부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 지난 2020년 튀링겐 주 정부가 극우정당을 포함한 연립정부를 구성했다가 위기에 봉착해 얼마안가 붕괴된 적이 있다.
우파 연립정부가 극우정당과 손을 잡지 않는다고 해서 극우적 정책도 배제하는 건 아니다. 많은 우파 정당들이 극우정당 지지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이민과 난민에 대한 강경정책을 받아들이고 있다. 데흐다리 교수는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스웨덴에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파 정당이 극우정당 정책을 내건다고 극우정당 지지자들이 그들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에서는 극우정당이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상식적 판단과는 달리 극우정당들 스스로도 연립정부에 가담함으로써 피해를 보게 된다. 핀란드의 경우 극우정당 지지자들 사이에 분열이 생겨서 내분을 겪었다.
스웨덴의 경우 극우정당을 배제하는 암묵적 합의가 유지될 전망이다. 그러나 우파연햡이 근소한 승리를 토대로 연립정부를 구성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스웨덴 민주당에 각료직을 배분하지 않는 방식으로 포함시킬 지를 고려해야할 수도 있다.
피츠 제럴드 교수는 문제는 극우정당이 연립정부에 가담하느냐가 아니라 정치시스템이 전체적으로 건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매우 저조해 유권자들이 정치에 실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실시된 프랑스 대선도 유사했다. 피츠제럴드 교수는 "투표율이 낮으면 극우정당 지지율이 높아진다"면서 주류 정당들이 극우정당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보다는 유권자들이 극우정당을 차단하도록 하는 방안에 골몰해야 함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 "유럽 우경화로 푸틴이 꿈에 부푼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극우 정치 세력의 부상이 유럽의 단결을 해쳐 푸틴이 신나서 이용하려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WP는 스웨덴보다 큰 나라인 이탈리아의 극우정당 이탈리아 형제당이 집권해 죠르쟈 멜로니 당수가 총리가 되면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고립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WP는 독재자 무솔리니를 숭배하는 이탈리아 사회에 뿌리를 둔 이탈리아 형제당의 득세는 높은 청년 실업률의 원인으로 이민의 증가로 꼽는 그의 각종 극우 정책과 경제난이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WP는 유럽연합(EU)의 2000억달러(약 279조원) 규모 팬데믹 지원금을 기대하며 멜로니 당수가 최근 발언 강도를 낮추고 있으나 선거연합을 맺고 있는 다른 정당 지도자들이 최근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가 유럽에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목청을 높인 것을 주목했다. WP는 이 같은 발언이 푸틴에게는 위안일 것이며 천연가스 공급 차단을 지속해 유럽을 한층 더 압박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이탈리아 국민들이 이 점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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