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제, 요금제 선택폭 넓어…5G폰+LTE 요금제도 가능
이통사향, 공시지원금 높을 때 유리…유통점 많아 접근성↑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 한 정부부처 공무원인 A과장은 자급제폰을 쓴다. 요금제 선택이 자유롭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가 선택한 요금제는 LTE다. 이통사향이라면 5G폰에서는 5G 요금제만 쓸 수 있는데 자급제폰은 유심(USIM)만 바꿔끼면 돼 LTE 요금제 이용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구매 패턴이 점차 달라지는 분위기다. 이통3사 매장을 찾아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오픈마켓 판매처가 늘어나는 가운데 요금제 선택이 자유로워지면서 자급제폰을 선호하는 비중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 올 초 출시된 갤럭시S22 자급제폰 모델의 경우 사전예약 첫날 삼성닷컴에서 모두 완판됐다.
자급제폰, 요금제 선택 자유로워
자급제폰을 사용하면 단말 할인과 요금할인을 둘 다 잡을 수 있다. 단말 할인의 경우 판매처에서 제공하는 카드할인이나 쿠폰할인을 통해 이뤄진다.
일례로 삼성전자 온라인몰 삼성닷컴에서 갤럭시Z플립4를 구매하면 회원의 경우 10% 즉시 할인, 삼성카드 결제일 5% 할인 및 24개월 무이자 할부, 삼성전자 멤버십 적립 4만 포인트, 커버 1종 증정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삼성닷컴에서 Z플립4를 원하는 색상 조합으로 꾸밀 수 있는 비스포크 혜택을 주고 있다.
요금할인은 이통3사가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는 이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으로 3사 중 한 곳의 요금제에 가입할 때 받을 수 있다(온라인 전용 요금제 제외). 아이폰의 경우 공시지원금 규모가 적어 요금할인을 선택 비중이 높다. 이에 자급제를 선택하는 게 크게 불리하지 않다.
무엇보다 요금제 선택에 제약이 없다는 게 강점이다. 일단 이통사향은 5G폰에서는 5G 요금제에만 가입할 수 있다. 5G 상용화 이후 플래그십 모델은 5G용으로만 나온다. LTE 모델은 일부 중저가 제품으로 다양하지 않다.
반면 자급제폰은 5G폰이어도 LTE 요금제를 쓸 수 있다. 기존 사용하던 LTE 요금제 유심이 있다면 새 폰에 갈아 끼우기만 하면 된다. 특히 이는 알뜰폰을 이용할 때 유용하다. 알뜰폰에서는 저렴한 LTE 요금제가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아직 5G 전국망이 완성되지 않은 만큼 5G가 구축돼 있지 않은 지역이라면, 또는 5G가 잘 터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 자급제폰으로 LTE 요금제를 이용하면 된다.
e심을 이용하면 5G+LTE 요금제 조합도 가능하다. 자급제폰에서는 이통사에서 5G 요금제에 가입했더라도 e심으로 알뜰폰 선택이 가능하다. 만약 이통사에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다면 e심에서는 데이터 제공은 최소화하면서 필요한 수준의 통화·문자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선택하면 된다. 알뜰폰 LTE 요금제에서는 1만원이 채 안 되는 구성이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이뿐 아니라 이통3사가 온라인 전용으로 제공하는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는 이통3사의 기존 요금제와 음성·문자·데이터를 동일하게 제공하면서 요금을 낮춘 게 특징이다. 대신 별도의 결합 할인이 불가능하다.
이통사향, '공시지원금' 많으면 유리
이통사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선물이나 제휴카드 할인 혜택도 있다. 굿즈나 스마트폰 액세서리 쿠폰 등을 제공한다.
각 사가 제휴한 신용카드사 할인을 이용하면 통신 요금 자동이체를 걸고 매달 일정 금액 이상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일정 기간 무이자 할부와 요금할인, 캐시백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통사에서 스마트폰 할부로 구매하는 경우 월 5.9%의 할부 수수료가 붙는다. 카드 할부 수수료와 같은 개념이다. 135만3000원의 갤럭시Z플립4를 24개월로 산다면 총 8만4721원의 할부 수수료가 붙는다. 다만 이통사 제휴 특정 카드를 이용하면 이같은 할부 수수료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
쓰던 중고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것도 용이하다. 이통사가 중고폰 수거 대행을 하고 있어 별도로 중고폰 판매를 하지 않아도 매장에서 이를 반납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게 된다. 대신 중고폰 가격이 시세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직접 파는 것보다 불리할 순 있지만 직접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편하다.
이통3사는 또한 전용 모델로 자급제 모델에 대항하고 있다. 특히 이번 갤럭시Z플립4에서 도드라졌다. SK텔레콤은 '산타마리아노벨라 아이리스 에디션', KT는 '나이스웨더 콜라보 에디션', LG유플러스는 '메종키츠네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물론 이통사향 단말도 각 사가 제공하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 가입이 가능하지만 제약이 있다. 온라인으로 새 휴대폰을 구매할 때(신규·기기변경만 가능)에만 된다. 공시지원금도 못 받는다.
유심과 e심 모두를 쓰는 듀얼심 이용자를 위한 전용 요금제도 있다. 구성은 이통3사 모두 비슷하다. 월 8800원의 요금에 전화 또는 문자를 메인 번호와 공유해서 사용하고 소량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알뜰폰에 더 저렴한 요금제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입 절차가 복잡하다. 본인인증이나 요금 납부를 위한 금융 정보 입력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 또 무조건 해피콜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대기 시간도 필요하다. 이에 반해 이통사에서 이용하면 이미 가입자이기 때문에 가입 신청만 하면 된다는 점에서 편하다.
무엇보다 이통사향은 구매처가 곳곳에 포진돼 있다는 게 장점이다. 어렵지 않게 유통망을 찾을 수 있어 원하는 때 쉽게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 자급제폰은 구매할 수 있는 곳이 한정돼 있어 이통사 유통망보다 접근성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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