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앞바다, 러-유럽 연결하는 허브로 부상"
"배를 통한 환적 수법으로 제재 빠져나갈 수도"
![[보보비치=AP/뉴시스] 2007년 1월 자료 사진으로, 벨라루스 민스크 남동쪽으로 330㎞ 떨어진 보보비치 마을 인근에 있는 '드루즈바 송유관' 펌프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드루즈바 송유관 남쪽 라인의 석유 공급을 중단했다. 2022.09.08.](https://img1.newsis.com/2022/02/22/NISI20220222_0018518372_web.jpg?rnd=20220222185904)
[보보비치=AP/뉴시스] 2007년 1월 자료 사진으로, 벨라루스 민스크 남동쪽으로 330㎞ 떨어진 보보비치 마을 인근에 있는 '드루즈바 송유관' 펌프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드루즈바 송유관 남쪽 라인의 석유 공급을 중단했다. 2022.09.08.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서방이 원유 금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러시아 석유가 숨은 경로로 유럽에 유입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이 8일 보도했다.
신문의 조사 결과 그리스 앞바다에서 러시아발 유조선에서 '환적' 형식으로 석유를 받아 유럽 항구에 입한한 선박이 반년 만에 1척에서 41척으로 급증했다.
신문이 지난 8월22일까지 약 6개월 간 그리스 앞바다에서 러시아발 유조선과 관련된 환적은 총 175건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 9건에서 약 19.4배나 폭증했다. 영국 리피니티브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 기간 러시아에서 그리스 앞바다로 환적을 위해 출하된 석유는 2386만 배럴에 달했다. 434만 배럴이던 전년 동기 대비 5배가 넘었다.
러시아산 석유를 '산지 세탁'해 다른 항구로 입항한 흔적을 확인한 유조선은 89척이나 됐다.
특히 89척 가운데 그리스와 벨기에 등 유럽으로 입항한 유조선은 41척으로 절반을 넘었다. 전년 같은 기간 1척에서 급증했다.
41척 가운데 2척은 대러 제재에 강경한 영국의 항구에 입항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2척 가운데 1척은 몰타 국적선 '마리노우라'로 지난 6월4일 영국으로 입항했다. 영국 동부의 이밍햄항으로 입항해 같은 달 6일까지 사흘 간 머물렀다.
유러베너지조사업체 케플러 거래 기록에 따르면 마리노우라가 영국으로 들여간 것은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가 생산한 석유 30만 배럴이었다.
자원 대기업으로 스위스에 거점을 둔 트라피구라의 중개로 영국 석유 판매 중견 기업 플락스 그룹에 매각됐다.
닛케이가 플락스에 거래 조회를 요구한 결과, 플락스는 "개별 거래에 관한 업무 상 기밀 정보에 코멘트 할 수 없다"면서 "영국 정부의 (대러) 제재 방침에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그리스 앞바다가 러시아-유럽 항로를 연결하는 허브 구도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지난 8월24일 그리스 남부 라코니아만에서 2척의 유조선이 해상에서 밀착한 채 석유를 옮기는 환적 순간을 포착했다며 사진도 공개했다.
1척은 그리스 국적의 '시 팔콘'으로 8월4일 러시아 북서부의 석유적재기지 우스트 루가 항에서 출항했다. 나머지 1척은 터키 아리아 항구를 떠난 인도 국적 유조선 '자그 록'이었다.
라코니아만 항구도시 기티오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사리스 라다카키스(55)는 신문에 이러한 환적으로 "사고가 일어나 석유가 해상에 흐를 위험이 있다. 유조선이 내뿜는 배기가스, 쓰레기도 문제다. 어업도 관광업에도 폐를 끼치고 있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그에 따르면 이 해역에 유조선이 급증한 것은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부터였다.
신문은 "유럽연합(EU), 영국이 러시아 석유를 완전히 금수하는 것은 연말 이후지만, (수입) 거래가 드러나면 기업들은 비판을 받을 위험이 있다"며 "배를 통한 환적으로 산지를 애매하게 하는 유통 수법은 제재를 빠져나갈 수 있는 길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U는 2023년 2월까지 러시아산 원유의 해상 수입을 중단할 방침이다. 영국은 이에 앞서 올해 12월까지 러시아산 원유 완전 금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의 지난 7월 EU 수출량은 1월 대비 26% 감소한 일일 280만 배럴 수준이었다. 현재 거래가 불법은 아니지만 기업들은 표면적인 러시아와의 관계 재검토에 나서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