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죄악시 여기는 이슬람 국가…콘텐츠 제한 조치 이어져
[서울=뉴시스]김현수 인턴 기자 = 걸프 아랍 국가들이 미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에게 동성애 장면이 포함된 콘텐츠를 모욕적이라며 내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가 보도했다.
걸프협력회의(GCC)는 성명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들이 “이슬람의 사회적 가치와 원칙을 위반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각각 자국 정부를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두 국가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와 함께 6개국 위원회인 GCC를 구성한다.
성명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사우디 국영방송은 넷플릭스를 동성애의 공식 후원자라고 묘사한 전문가와 진행한 인터뷰 영상을 방영했다.
두 여성이 키스하는 장면을 비춘 '쥬라기 월드: 백악기 어드벤처'의 한 장면을 동시에 보여줬지만, 해당 영상은 흐릿하게 처리됐다.
이 뿐만 아니라 사우디 국영방송에서는 동성애 장면이 포함된 프로그램이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 넷플릭스에 대한 서비스 금지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지난 6월 이슬람권 국가들이 두 레즈비언 인물이 키스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의 공개 상영을 금지한 데에 이어 나타난 조치이다.
이후 디즈니플러스는 "방영 가능한 콘텐츠는 걸프 지역 국가들의 현지 규제 요건에 부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당수 이슬람 국가에서 동성애를 죄악으로 여긴다. 일부 국가에서는 LGBTQ 커뮤니티 회원들이 체포돼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사형을 집행하기도 한다.
넷플릭스는 이전에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콘텐츠를 제한한 적이 있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9년 코미디언 하산 민하지의 '패트리어트 액트' 에피소드를 내린 적 있다. 해당 에피소드에서는 워싱턴포스트(WP) 기자였던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의 무함마드 왕세자를 비판했으며 예멘 전쟁에 개입한 왕국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당시 넷플릭스는 해당 에피소드가 내용 때문이 아니라 당국의 법적 요청으로 인해 삭제됐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