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삶을 선물해주셔서 고맙습니다"…장기기증의 날 기념식[뉴시스Pic]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여보, 천국에도 휴가가 있어서 일 년에 한 번 쯤은 우리 가족들 곁에 머물다 갔으면 좋겠어"

정순이(48) 씨는 퇴근 무렵 하늘을 바라보며 남편에게 안부를 전했다. 정 씨의 남편 고(故) 안경상씨는 46살이던 2020년 갑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진 뒤 장기기증을 실천하고 세상을 떠났다.

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서울시와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2022년 장기 기증의 날 기념 행사 '리본(Reborn.새생명), 리스타트(Restart.새출발)' 열었다. 이날 정 씨와 같은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및 생존 시 신장기증인, 장기를 이식 받고 새 생명을 얻은 장기이식인과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100여명이 모였다.

장기기증의 날은 9월 9일이지만 올해 추석 연휴와 겹쳐 일주일 앞선 이날 개최했다.

이날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5명에게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기증인의 사진이 담긴 별 모양의 크리스탈 패 '생명의 별'을 전달했다.

행사에는 신장과 간을 모두 타인에게 기증한 표세철(60.남)씨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들과 함께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한 엄해숙(69.여) 씨 등 생존 장기기증인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폐를 이식받은 전길권 씨, 신장을 이식받은 박순향, 조영숙, 민영혜 씨 등으로부터 감사의 마음을 단은 장미꽃을 전달받았다. 장기기증인들과 장기이식자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감사의 마음과 생명나눔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행사를 주관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박진탁 이사장은 국내 1호 순수 신장 기증인이다. 1991년 신장을 타인에게 기증했다. 박 이사장도 기증인들과 자리에 함께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생명나눔을 알리는 피켓과 초록 풍선을 들고 함께 손하트를 만들어보이며 함께 장기기증의 날을 기념했다.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들은 퍼레이드를 진행, 생명나눔의 소중한 가치를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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