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같았던 '조각가 문신'이 있었다...탄생 100주년 기념전

기사등록 2022/08/31 14:37:12

최종수정 2022/08/31 14:53:43

국립현대미술관·창원특례시 '문신(文信): 우주를 향하여' 개최

조각(95), 회화(45), 드로잉, 판화, 도자 등 총 230여 점 전시

[서울=뉴시스]MMCA 덕수궁, 문신 '우주를 향하여' 전시 전경.
[서울=뉴시스]MMCA 덕수궁, 문신 '우주를 향하여' 전시 전경.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문신만의 독창성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삶과 예술에 대한 관심이 촉발되기를 기대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이 창원특례시(시장 홍남표)와 공동으로 조각가 문신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펼친다. 조각, 회화, 공예, 건축, 도자 등 문신의 삶과 예술세계 전모를 소개하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마련됐다.

조각(95), 회화(45), 드로잉, 판화, 도자 등 총 230여 점으로 역대 최다 작품과 자료 전시다. 9월1일부터 덕수궁에서 열린다.

문신(1922~1995)은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흐름 안에서나 1950년대 중반 이후 전개된 한국 추상조각사에서도 이례적인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이방인으로서 민족적, 국가적 경계를 초월했을 뿐 아니라, 회화에서 조각, 공예, 실내디자인, 건축에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삶과 예술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서울=뉴시스]문신, 자화상, 1943, 캔버스에 유채, 94×80cm, 개인 소장.
[서울=뉴시스]문신, 자화상, 1943, 캔버스에 유채, 94×80cm, 개인 소장.

[서울=뉴시스]MMCA 덕수궁, 문신 '우주를 향하여' 전시 전경
[서울=뉴시스]MMCA 덕수궁, 문신 '우주를 향하여' 전시 전경

문신은 누구인가?

일제강점기 일본 규슈의 탄광촌에서 한국인 이주노동자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아버지의 고향인 마산(現 창원특례시)에서 보내고 16세에 일본에 건너가 일본미술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촉망받는 화가로 활동하던 그는 1961년 불혹 무렵에 프랑스로 건너갔고, 1980년 영구 귀국할 때는 조각가로 이름을 떨쳤다. 파리 체재 기간 동안 그는 ‘살롱 드 메’(Salon de Mai, 5월 살롱)' 등 당시 주요한 살롱에 초대받아 활동했다. 1980년 영구 귀국 후 마산에 정착했다. 직접 디자인, 건축한 문신미술관을 1994년 개관하고 이듬해 타계했다. 작가가 직접 디자인하고 지은 건축물인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은 ‘인간이 살 수 있는 조각’이자 문신 작가 50년 예술 경력의 종합체다.
[서울=뉴시스]문신, 무제, 1990, 브론즈, 69×45×23.4cm,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소장
[서울=뉴시스]문신, 무제, 1990, 브론즈, 69×45×23.4cm,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소장

[서울=뉴시스]무제, 1978, 흑단, 113.2×35×20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서울=뉴시스]무제, 1978, 흑단, 113.2×35×20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서울=뉴시스]문신, 우주를 향하여 3, 1989, 브론즈, 67.8×38.5×22cm,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소장
[서울=뉴시스]문신, 우주를 향하여 3, 1989, 브론즈, 67.8×38.5×22cm,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소장



문신 조각 특징은 ‘대칭’

문신 조각은 단순한 형태적, 구조적 좌우대칭을 뛰어넘는다. 자연과 우주의 생명에서 영감을 받은 그의 독창적인 추상 조각은 ‘시메트리(Symmetry·대칭)’가 바탕이 된 균제미, 정면성, 수직성, 고도의 장인정신이 특징이다.

문신의 조각 작품은 단순한 선형적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지 않는다. 특정 시기에 특정 형태를 집중해 제작하기도 했지만 1960년대 제작한 드로잉을 1980, 1990년대에 다양한 크기와 재료의 조각으로 구현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예술세계를 연대기적으로 접근하는 대신 크게 회화, 조각, 건축(공공미술)으로 나누고 전시의 중심이 되는 조각 부분에서 형태의 다양한 변주를 감상하고 창작 과정을 살펴볼수 있다.

도불 후 196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제작한 '나무 조각'을 중점적으로 선보이는 한편, 사진과 드로잉만 남아 있는 공공조형물 등은 자료를 바탕으로 3D 프린팅으로 구현해 최초로 공개한다.

[서울=뉴시스]MMCA 덕수궁, 문신 '우주를 향하여' 전시 전경
[서울=뉴시스]MMCA 덕수궁, 문신 '우주를 향하여' 전시 전경


전시 부제 ‘우주를 향하여’는 문신이 다양한 형태의 여러 조각 작품에 붙였던 제목을 인용했다. “인간은 현실에 살면서 보이지 않는 미래(우주)에 대한 꿈을 그리고 있다”고 했던 그의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전시다.

전시 기간 중 미술관교육과에서는 작품명이 '무제'인 3점의 작품을 감상하고 참여자가 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제목을 직접 지어보는 '전시를 말하다: 무제 워크숍_제목 짓기'를 진행한다. 공감을 얻은 제목을 선정해서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전시는 2023년 1월29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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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 같았던 '조각가 문신'이 있었다...탄생 100주년 기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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