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은행권 85만건 신청에 20만건 수용, 188억 이자 감면
기업대출은 수용률 51.8%로 이자 540억 감면돼 차이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수용률은 신한 29%로 낮고 농협은행 60%대로 높아
인터넷은행은 토스뱅크 17.8%로 가장 낮아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해 5건 중 1건 정도만 수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의 수용률이 가장 낮고, NH농협은행이 가장 높았다.
전국은행연합회는 30일 홈페이지 소비자포털에 은행별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을 첫 비교 공시했다. 이번 공시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가 지난해 10월 공동 발표한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방안의 후속조치로 시행된 것이다.
은행연 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은행권 금리인하요구 신청건수는 총 88만8619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22만797건이 수용돼 총 728억2900만원의 이자가 감면됐다.
가계대출은 85만236건 신청에 20만910건이 수용됐다. 23.6%의 수용률로 감면된 이자는 187억8200만원이다.
기업대출은 3만8383건 신청에 1만9887건이 수용됐다. 51.8%의 절반이 넘는 높은 수용률로 540억4700만원의 이자가 감면됐다.
은행별로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을 보면, 신한은행이 29%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았다. 이어 하나은행 32.3%, KB국민은행 37.9%, 우리은행 46.1% 순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은 60.5%로 가장 높았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토스뱅크가 17.8%로 가장 낮았다. 이어 카카오뱅크 19%, 케이뱅크 24.6% 순이었다.
은행연에 따르면 이번 공시는 은행별 동일한 통계기준에 따라 이뤄진 첫 공시다. 과거와 통계기준이 상이해 정확한 비교분석은 어려우나 수용건수·이자감면액 모두 증가 추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용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8만5720건에서 올해 상반기 22만797건으로 158% 급증했다. 이 기간 588억500만원에서 728억2900만원으로 24% 늘었다.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이자 감면을 요구한 고객이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예대금리차 공시와 함께 금리인하요구권 비교공시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낮추려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34만1783건에서 올해 상반기 88만8619건으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통계기준이 상이해 단순비교는 불가하지만 비대면 신청 허용, 금리인하요구권 홍보 강화, 통계기준 변경(중복건수 포함) 등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에는 은행별로 중복신청건의 통계 처리(포함 또는 미포함) 방식이 달랐다. 올해부터는 통일적으로 모두 신청건수에 포함해 통계상 신청건수가 증가했다. 일례로 대출 1건에 대해 금리인하요구를 55회 중복해 신청한 경우도 있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수용건수나 이자감면액 등을 중심으로 비교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금리상승기에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금리인하요구권 안내와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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