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연이은 현장 행보…'뉴 삼성' 본격 시동(종합)

기사등록 2022/08/30 14:13:00

최종수정 2022/08/30 16:28:42

광복절 특별 복권 후 4번째 현장 행보

반도체·MZ세대·워킹맘 등 다양한 만남

회장 승진·컨트롤타워 재건 등 이목 집중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했다. (사진 = 삼성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했다. (사진 = 삼성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복권 이후 연이은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이며 '뉴 삼성'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3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해 경영진과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하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 직원들과도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부회장이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이 복권 이후 삼성 계열사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4번째다. 그는 지난 12일 광복절 특별복권 후 첫 대외 행보로 19일 기흥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착공식에 참석했고, 화성캠퍼스에서 임직원들과 간담회도 했다. 24일에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방문했다.

26일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경영진과 회의를 갖고 TV·서비스 사업 현황 및 미래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또 VD사업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를 받고, DX부문 MZ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현장 경영 행보를 넓히고 있다.

이 부회장이 활발한 현장 행보로 경영 복귀에 대한 의지를 적극 드러내며 그를 중심으로 '뉴 삼성' 경영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사법 리스크'와 '취업제한'에 묶여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에 대한 제약이 많았다. 그러다 광복절 특사로 복권되며 '경영 족쇄'가 풀렸다. 이후 연일 기업 현장을 찾으며 사업 현안 점검과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했다. (사진 = 삼성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했다. (사진 = 삼성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그룹 리더십 부재, "'승어부' 이제 보여줄 때" 목소리도

재계는 이 부회장 경영 복귀가 임박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그동안 재계를 중심으로는 삼성그룹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악화한 2014년 이후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하며 기업을 이끌어왔지만 앞으로 더 거세질 글로벌 불확실성을 뛰어 넘으려면 제대로 된 직함과 함께 경영 활동에도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만약 이 부회장의 경영 참여가 시작되면 그동안 총수로서 구상해온 '뉴 삼성' 비전 실행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앞서 지난 2020년 12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그는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를 언급하며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인공지능(AI), 5G, 바이오 등 미래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으며 회사에 대한 준법감시 및 통제 기능 강화를 위해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했다. 특히 무노조 경영을 폐지하고 창사 53년 만에 노조와 첫 임금협약 체결식을 갖기도 했다. 이밖에 삼성청년SW아카데미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 특유의 '신경영' 선언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고 이건희 회장은 1993년 6월7일 임원과 해외주재원 등 200여 명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로 불러 "삼성은 이제 양 위주의 관행에서 벗어나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널리 알려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금언도 여기서 나왔다.

이 부회장은 이 선언이 나온 지 29년 만인 지난 6월7일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한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2 시리즈의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강제화에 따른 성능 제한 논란, 드럼세탁기 도어 외부 유리 파손 등이 잇달아 발생하며 품질 경영에 치명상을 입고 있다.

이 부회장이 그동안 여러 차례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만큼, 경영 복귀와 함께 '뉴삼성'으로 체질을 바꾸려면 신경영 메시지도 내놓을 수 있다.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했다. (사진 = 삼성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했다. (사진 = 삼성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용 부회장, 회장 승진·콘트롤타워 부활 여부도 관심사

현재 이 부회장 경영 복귀 시점으로는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인 11월1일, 부친이 회장직에 올랐던 12월1일 등이 거론되고 있다.

회장 승진을 고려하면 사장단 인사가 있는 연말이나 내년으로 넘어가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만 54세인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직에 오른 뒤 10년째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주요 4대 그룹 총수 중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는 총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회장으로 승진할 경우, 책임 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영 복귀 시 미래전략실(미전실)을 대체할 그룹 컨트롤타워를 어떤 방향으로 재건하느냐도 주목거리다. 삼성그룹은 2017년 3월 그룹 총괄 조정 기능을 하던 미전실을 해체했다.

이후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 )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업종 중심의 전담 조직(TF)을 운영 중이지만, 방대한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통합 컨트롤타워' 필요성이 수 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적폐'로 지적 받은 미전실의 부활로 보여질 수 있어 아직 조심스런 분위기다. 삼성은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 등 컨설팅을 수행했고, 이에 BCG는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복원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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