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부담에 2030 영끌족 아파트 매도 증가
금리 상승기 본격…원금에 이자까지 부담 ↑
추가 금리 인상 예상…영끌족 매출 출회 가속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금리가 더 오르면 앞으로 원금부터 이자까지 어떻게 낼지 막막합니다."
지난 30일 회사원 최모(33)씨는 뉴시스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금리 인상 소식을 듣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지난해 9월 가능한 모든 대출을 끌어모은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을 통해 서울 노원구에 내 집을 마련했다.
현재 최씨의 월급 절반 이상이 원금 상환과 이자 등 금융 비용으로 나가고 있다. 최씨는 "앞으로 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당장 매물을 내놓고 다시 전세살이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국은행이 15년 만에 2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사실상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상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2030세대 영끌족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무리한 대출을 받아 내 집을 마련했으나, 집값이 하락하고, 대출 이자는 늘어나면서 2030세대 영끌족의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6일 1.5%였던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했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기준금리가 5차례 오른 것으로, 2달 연속 기준금리가 오른 것은 지난 2007년 7~8월 이후 15년 만이다. 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다음 금리 인상이 언제일지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수개월 내에 추가 인상을 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금리가 크게 오르고, 거래절벽 속 집값이 하락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뒤늦게 주택 마련에 나선 영끌족의 매물 출회가 갈수록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면서 영끌족을 중심으로 하우스푸어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중저가 단지가 몰린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영끌족의 주택 매도가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집합건물 매도인 중 30대 이하 비중은 지난 3월 13.31% 기록한 뒤 월 14.66%, 5월 14.19%, 6월 14.28%, 7월 16.04% 등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7월 30대 이하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 비율은 35.28~38.26% 사이를 유지할 정도로 높았다. 하지만 올해는 30대 이하 집합건물 보유자들의 매도 비중이 증가하면서 30%대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부동산 시장에선 금리 상승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이자 부담을 느낀 2030 젊은 영끌족들의 매출 출회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가 6%에 재진입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또 사상 최대 폭인 0.52%p 올랐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물가 급등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대출 금리에 반영된 것이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가 6%에 재진입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또 사상 최대 폭인 0.52%p 올랐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물가 급등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대출 금리에 반영된 것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로, 전달(2.38%) 대비 0.52%p 급등했다. 종전 최대 상승 폭이었던 6월의 0.4%p를 불과 한 달 만에 갈아 치웠다. 이에 따라 코픽스는 2013년 2월(2.93%) 이후 9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집값 하락세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또 지난 5월 다섯째주(-0.01%)부터 1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09%) 대비 -0.11% 떨어지며 하락 폭이 확대됐다. 이는 2019년 3월 1주(-0.11%)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영끌족의 매물 출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잇단 금리 인상으로 원리금부터 이자까지 부담을 느끼는 영끌족이 증가했다"며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자금 부담을 느낀 영끌족의 매물 출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금리가 오르면 오를수록 세대·지역 간 양극화가 심해질 수 밖에 없다"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매한 영끌족의 고통이 심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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