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유업계 최초 여성 CEO 이름 올린 뒤 안정적 리더십 보여
곡물가 상승 등 원재료비 상승 여파로 상반기 실적 전년比 하락
하반기 중점 전략은 '제품가 인상' 및 '성인 영양식 1위 탈환' 등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유업계 최초 여성 전문경영인으로 승승장구 해 온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가 대내외 경영 악재를 맞아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 낼 지 관심이 쏠린다.
매일유업은 해외 수입 곡물 가격 상승, 환율 상승에 따른 포장재 등 원부자재 구입 비용 증가, 물류비 인상 등의 여파로 인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 이익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실적 전망도 다소 어두운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매일유업이 올해 매출액 1조6713억원, 영업이익 872억원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7.7% 증가할 수 있지만, 영업이익은 0.68%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3년 유업계 최초 여성 CEO 이름 올린 뒤 안정적 리더십 보여
실제 매일유업 매출은 2019년 1조3933억원, 2020년 1조4631억원, 2021년 1조5519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도 2019년 853억원, 2020년 865억원, 2021년 878억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매일유업이 승승장구한 비결은 김 대표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성공을 꼽을 수 있다. 김 대표는 분유와 우유에 의존하지 않고 전 연령을 대상으로 사업 육성에 나섰는데 최근 결실을 맺고 있다는 진단이다.
대표적으로 성인 영양식 '셀렉스'를 꼽을 수 있다. 셀렉스는 성인 단백질 보충을 위한 제품으로 출발해 현재는 생애주기별 영양 설계 전문 브랜드를 표방하며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인기 브랜드 사업을 분할, 육성하는 '브랜드 사업부 독립'도 김 대표의 역작이다. 2013년 폴 바셋 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엠즈씨드, 지난해 사내 CK디저트사업부를 분사해 설립한 '엠즈베이커리' 등을 꼽을 수 있다.
곡물가 상승 등 원재료비 상승 여파로 상반기 실적 하락
매일유업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4020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5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21% 감소세를 보였다.
2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매출액은 41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45.1% 줄었다. 상반기 실적도 매출은 8.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내실은 다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고비 집행이 대표적이다. 2019년 637억원 수준이었던 광고비는 2020년 637억원, 2021년 749억원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420억원의 광고비를 집행했다. 셀렉스를 비롯해 신사업 추진에 있어 광고 집행 증가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정도 광고비가 늘어난 것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리콜·이취논란 등 크고작은 사건 사고로 김 대표의 골칫거리
수입식품안전법 위반은 수입산 식품첨가물 '린넷 카제인'을 자사 제조용으로 수입신고할 당시 해외 제조업소 소재지를 사실과 다르게 표기한 것이 문제가 됐다.
또 썬업 과일야채샐러드 퍼플 팩(200㎖) 일부 제품에서 팽창 현상이 나타나자 매일유업은 자발적 회수를 결정했다. 제품을 회수하지 않을 경우 하절기 품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중점 전략은 '제품가격 인상' 및 '성인영양식 1위 탈환' 등
주요 제품 판매 가격 인상은 실적 악화를 방어할 수 있는 손쉬운 수단으로 매일유업은 지난해부터 제품 가격을 올리며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0월 원유 가격 인상을 반영해 10월 '매일우유'와 '소화가잘되는우유'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4~5% 인상했다.
올해 1월에는 컵 커피 '바리스타룰스'와 컵 커피 브랜드 '마이카페라떼' 출고 가격을 8~12.5% 올렸다. 2월에는 치즈 제품 가격을 3.9~10% 인상했다. 6월에는 가공유, 견과음료, 계란 등의 가격을 4.9~10% 수준으로 올렸다. 9월에는 '상하치즈치즈48g' 등 3종 가격을 27.3% 인상하고 과일·야채 주스 썬업의 판매 가격을 11% 인상할 예정이다.
성인영양식 시장 재탈환도 급한 과제다. 매일유업은 셀렉스 출시 이후 성인영양식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해는 8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000억원의 수익을 올린 일동후디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성인영양식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1위 탈환이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하반기 어메이징오트 등 비건 시장을 지속 확대·성장시킬 것"이라며 "콤부차·발효유 등 주력 신제품과 단백질·비건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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