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인가 쇼핑인가…물건 쓸어담는데 경비는 구경만(영상)

기사등록 2022/08/26 15:37:54

최종수정 2022/08/28 15:47:48

도둑들이 환한 대낮에 미국 뉴욕의 웨스트 빌리지와 소호(Soho)의 고급상점을 터는데 경비원들은 멀뚱멀뚱 구경만 하고 있었다. 출처: NYPD *재판매 및 DB 금지
도둑들이 환한 대낮에 미국 뉴욕의 웨스트 빌리지와 소호(Soho)의 고급상점을 터는데 경비원들은 멀뚱멀뚱 구경만 하고 있었다. 출처: NYP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도둑들이 환한 대낮에 미국 뉴욕의 웨스트 빌리지와 소호(Soho)의 고급상점을 터는데 경비원들은 멀뚱멀뚱 구경만 하고 있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시의 이 두 지역은 도둑들의 표적이 돼왔다. 지난 8월16일 정오 무렵 14번가와 9번가의 룰루레몬 의류매장에 나타난 7명의 도둑들은 매장을 어슬렁거리며 3000여 만원어치에 달하는 물건을 보따리에 주워 담아 유유히 사라졌다.

이들은 의류와 다른 물품을 보따리나 심지어 쇼핑 카트에 담아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는 경비원 옆을 지나 아무렇지도 않게 매장을 빠져나갔다.

매장의 경비원과 매니저들은 이런 룰루레몬 매장의 갱 같은 도둑들을 제지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매니저는 “우린 도둑질을 말리지도 않고 도둑들을 쫓아가지도 않는다. 그냥 내버려 둔다”고 말했다.

디오르 매장의 한 경비원은 “이들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데 누가 제지할 수 있겠냐”며“ 또 도난 물건은 다 보험처리가 된다”고 말했다.


웨스트 빌리지와 그리니치 빌리지를 관할하는 6번구의 뉴욕경찰(NYPD) 통계에 따르면 매장 절도가 103%나 급증하면서 범죄율이 80% 늘었다. 이 지역은 올해 뉴욕에서 범죄율이 가장 급증한 곳이다.

제니퍼 로렌스 같은 유명 인사들이 많이 거주하는 6번구에서는 8월 중순까지 1380건의 중대 범죄가 발생했는데 작년 같은 기간 766건에 비해 2배 가까이 는 것이다.

소호 인근에 있는 애플 매장의 한 경비원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며 “경비가 아무리 많아도 도둑을 체포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작년 10월 마스크를 쓰라고 강요하던 경비원 한 명이 칼에 찔리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사실상 모든 절도 용의자들에 대해 보석금을 안 내도 보석이 가능하도록 만든 뉴욕의 새 보석제도 때문에 절도와 일반 범죄가 급증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101번이나 체포됐지만 매번 풀려난 상습범도 있다. 스스로를 ‘전문 들치기’라고 부르는 절도범 역시 100번이나 체포됐다 풀려났다.

소호의 한 경비원은 ”뉴욕에서 은퇴할 때까지 견딜 수가 없어서 절도범 보석에 대해 엄격한 플로리다로 이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도둑질을 막는 건 불가능하다“며 ”나도 직업이 있고 당신도 직업이 있듯이 그들에겐 도둑질이 직업“이라고 덧붙였다.

매장 매니저들은 절도를 막으려고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백약이 무효라고 말했다

한 매니저는 ”봄에 절도가 크게 늘어 매장 문을 잠가 놓고 한 번에 고객을 몇 명씩만 들여 보낸다“고 말했다.

또 절도 예방책으로 짝이 안 맞게 신발을 전시하는 전략도 써봤다고 했다.

도둑에게 적극 대응했던 한 경비원은 ”도둑을 잡으려고 뒤쫓아 간 적이 있지만 어리석은 짓이었다. 도둑이 손에 총을 들고 있을 수도 있지 않냐“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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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인가 쇼핑인가…물건 쓸어담는데 경비는 구경만(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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