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정기국회 국감·예산 단합대회 성격
권성동 "집권 초기 큰 벽에 가로막혀 답답"
성일종 "文 정권서 법·상식·공정 회복 국감"
이지성 "'이재명 사당' 끝장내줘야"에 박수
윤희숙 "우리당 갈등 바탕, 공천권" 지적도
[천안=뉴시스] 김승민 기자 = 윤석열 정부 첫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가 25일 열렸다. 연찬회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오는 하반기 국정감사와 예산 국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자는 취지의 단합대회 성격이 강했는데,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하루빨리 정치 생명을 끝장내줘야 한다" 등의 발언이 외부 발제자로부터 나오는 등 다소 날선 말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시점에 대한 논의는 26일 자유토론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2022년 의원 연찬회를 열었다. 의원들은 모두 좌측 가슴에 '국민의힘'이 적힌 흰 반팔 셔츠를 맞춰 입고 모여 당무를 논의하고 외부 강연을 들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포함한 의원 101명이 오후 연찬회에 참가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는데, 여소야대 상황인만큼 운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힘 있게 국정과제를 추진해야 할 집권 초기인데 큰 벽에 가로막혀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운을 뗐고, 주호영 비대위원장도 "야당이 저급하게 가더라도 우리는 고상하게 가서 민심을 얻고, 야당 반대가 있어도 국민 지지로서 국정 동력을 얻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탰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곳곳 무너지지 않은 곳이 없다. 외교 국방을 비롯해 소득주도성장 등 모든 게 무너졌다"며 "이번 정기국회는 대한민국을 재정돈한다고 해서 '리셋 대한민국 2022 정기국회'로 잡았다. 문재인 정권에서 법과 상식, 공정을 회복하는 국정감사가 돼야 한다"고 공세적 국정감사를 예고했다.
거대 야당을 상대로 대오를 정비하는 분위기 속에서 외부 강연자들도 다소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첫 발제에 나선 이지성 작가는 "이재명 윤미향 같은 정치인이 없는 세상, 잘못된 시민단체가 없는 세상을 상상한다"며 "진보를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대한민국 민주당은 정권을 절대 잡아서는 안 된다. 최근 '이재명 사당'이 돼가는 과정을 보면 하루빨리 정치생명을 끝장내줘야 한다"고 했다. 이 발언 뒤에는 박수가 나왔다.
이 작가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아내인 차유람씨에게 프로 당구선수 자격이 박탈되면서까지 입당을 권한 이유' 질문에는 "'국민의힘의 젊은 이미지와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를 (차유람씨) 당신이 들어가면 바뀌지 않겠나, 배현진 나경원 의원도 있지만, 김건희 여사도 부족하고 당신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들어갔다"고 답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이 작가의 발언에 간간히 웃음을 터뜨렸고, 이 작가에게 배정된 시간이 초과되자 "30분 해달라"고 먼저 요청하기도 하는 등 대체로 호의적인 분위기였다. 주호영 위원장은 연찬회 뒤 기자들과 만나 "(여성 관련 발언은) 오해할 만하고 적절하지 않은 부분도 있어 유감"이라면서도 "정당 간에야 상대당을 비판하면 박수도 치고 웃고 하는 차원"이라고 봤다.
반면 김웅 의원은 이 작가 강연이 20분 정도 이어졌을 때 자리를 떠났다가 강연 2부가 시작될 때 자리로 돌아왔다. 이 작가가 언급한 배현진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강연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불쾌감을 표했다.
연금개혁 강연에 나선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연금개혁 성사에 여야 합의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수차례 반복해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부여당이 야당에게 '함께 개혁하자'고 요구하면 수용하거나 반대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이번에 원내대표님과 정책위의장께서 푸시를 해서 야당으로부터 어떻든 연금개혁특위를 만드는 데 합의했다"며 "언론에서는 우리 정부가 100일 동안 아무 것도 안 했다고 했는데 연금개혁특위 구성도 엄청난 것"이라고 특위 출범 성과를 짚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우리 홀로 연금개혁안을 통과시킬 수 없고, 2년 후에 대승해서 여대야소 국면이 되더라도 홀로 통과시킬 수 없다. 여야 합의로 결정해 통과시켜야 한다"며 "인구의 절반씩 여야가 나눠진 상태기 때문에, 결국 50% 국민은 야당이 반대하면 반대한다. 야당을 하나하나 설득해가면서 합의해가야 한다"고 협치를 재차 촉구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경제학자 윤희숙 전 의원은 "밖에서 받는 질문 첫번째가 당신들 정치인들은 국민을 뭐로 생각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여야가 똑같이 굉장히 다투고 있고 국민을 위한 다툼이라고는 도저히 보여지지 않으니까 국민들께서 그런 질문을 한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윤 전 의원은 그러면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정치는 야당이 된 민주당에서 많이 나타났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 '내가 정치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주류세력 교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 주류세력이 누가 되든 국민들 삶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지적하며 "지금 우리 당의 모든 갈등도 밑바탕이 공천권을 둘러싸고 있다는 걸 모든 언론이 지적하고 국민들도 알고 있다"고 여야를 모두 비판했다.
의원들은 2시께 시작한 연찬회를 5시께 마치고 "대한민국 대도약"을 외치면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어 각 부처 장·차관과 외청장이 참석하는 상임위원회별 비공개 토의에 들어갔다. 26일에는 분임토의 결과를 공유한 뒤 전당대회 시점 등 당내 핵심 현안에 대한 자유토론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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