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부·울·경 특별연합, 모래 위에 지은 집 될 수 있다"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현재의 부·울·경 특별연합은 모래 위에 지어진 집이 될 수 있다."

부울경 특별자치 연합에 대한 차재권 부경대 교수의 평가다. 차 교수는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 센텀 캠퍼스에서 열린 2022 한국정치학회 하계학술회의 '지방선거 이후의 지방 정치와 특별연합' 세션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신라대 박재욱 교수가 사회를 본 이 세션에서 차 교수는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에 대해 "현재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 부산은 찬성하지만 경남과 울산은 반대하고 있다. 현행 규약 만으로는 언제든지 메가시티가 공중분해될 수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지방자치특별법을 제정해 공중분해될 수 없는 규약체계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울·경 메가시티에 필요한 지역 협력 거버넌스에 대해선 "현재 한국에서 메가시티 거버넌스에 대한 고민 자체가 생성돼있지 않다"며 "한국형 메가시티에 접목할 수 있는 거버넌스는 다층 거버넌스다. 또 그중 분산적이고 개방적이며 상호의존성이 강한 다층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장혜영 교수는 '부울경 메가시티 논의의 재고찰'을 주제 발표했다. 장 교수는 진행 중인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 "한국에서 진행되는 초광역권에 대한 논의는 도시 역할이 중심이 아닌 국가 중심의 경쟁력 증진을 위한 발전 전략에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의 당위성으로 거론되는 역내 산업 연계성이 높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남권 산업 생태계는 경쟁구도가 강해 상생적으로 시너지를 준다는 것은 담보할 수 없다. 또 중앙정부가 자동차나 조선, 석유화학, 기계 등과 같이 중점산업을 중심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부울경은 지역 안에서 협력 구조보다는 경쟁구도를 가질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주장했다.

"부울경의 의원들이 간선으로 특별연합 의회를 구성했을 때 그 아래에 소속된 작은 도시들에 있는 지방의회에는 자격을 부여해야 하는 지에 대한 논의도 부족하다"고 짚기도 했다.

두 교수의 주제발표 이후 서선영 창원시정연구원과 부산연구원 박충훈 연구원, 부산시 이수일 행정자치국장 등이 차례로 토론에 참여했다.

서 연구원은 "부울경 지역의 산업이 흡사하고 산업구조가 비슷해 현재 경쟁 구도에서 협력 구도까지 가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메가시티는 최종적인 목표고, 특별자치연합은 이를 이루기 위한 수단 혹은 행정적 기반"이라면서 "특별연합이 종합적 관점에서 메가시티 전략을 추진할 때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국장은 "현재 규약에 따라 행정기구를 만들고 예산을 집행하는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서 구성 지자체가 빠져 버려도 막을 도리가 없다"면서 "법적 지위를 좀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는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산업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지만 시너지 효과가 날 가능성도 크다. 부산시가 끝까지 울산, 경남과 함께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사회자 박 교수는 "부울경 메가시티는 수도권과의 경쟁구도로 봐서는 안 되고, 중국 상하이나 일본 오사카 등과 경쟁이라는 국제적인 틀에서 봐야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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