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터널' 머리 맞댄 전문가들…"재추진 필요" 한목소리

기사등록 2022/08/24 18:22:55

"말레이시아 스마트터널처럼 복합형 터널 정책 제안"

"예산 효율 위해 차등화된 방재성능 목표 마련해야"

"강남역 일대 유일무이한 복합적 구조, 왜곡된 공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폭우가 내린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일대 도로가 침수돼 있다. 2022.08.24.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폭우가 내린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일대 도로가 침수돼 있다. 2022.08.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서울시가 침수피해 방지를 위해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재추진하는 가운데 예산 효율성 등을 위해 터널을 복합용도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24일 서울시와 서울기술연구원이 서울시청 8층 간담회장1에서 개최한 '서울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어떻게 가야하나' 긴급 전문가 포럼에서 좌장을 맡은 임성은 서울기술연구원장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이 1년에 10일 정도 사용되는데 비용 대비 효과가 있느냐 이런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선권 서울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말레이시아 '스마트터널' 처럼 도로와 터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복합형 대심도 터널 정책을 제안하고 싶다"며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에도 대심도 터널을 연계 구축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하부 40~50m 구간에 터널을 구축하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진수 제일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외국에서도 복합터널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터널 하나 뚫기가 굉장히 어렵다. 어쩔 수 없이 한다면 모를까 따로 분리하는 것도 괜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차등화된 방재성능 목표를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권현한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지역별 인구 밀집도, 유동인구 등을 포함해 지역마다 차등 적용할 수 있는 방재성능 목표를 마련해야 예산의 효율적 집행이 가능하다"며 "어느 지역부터 우선 설치할지 이러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승오 홍익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은 예산, 공사기간 등의 문제로 많은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현재 있는 시설 중 관로 기능을 확대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수 있다"며 "서울시내 32개 저류시설이 있는데 크고 작은 저류시설을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 것인지 충분히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재에는 반드시 한계점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며 "피해는 발생할 수 밖에 없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 도시 기능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비구조적 대책 활성화 방안들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침수피해 방지를 위해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대체로 공감했다.

노 부사장은 "강남역 일대 저지대 부분은 전국적으로 유일무이한 복합적인 구조로 돼있는 왜곡된 공간"이라며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지만 그것을 포함해 다른 사업도 진행돼야 침수 문제가 해소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은 지하 40~50m 아래에 큰 터널을 만들어 폭우 시 빗물을 보관했다가 이후 하천에 방류하는 시설이다. 시는 지난 2011년 대심도 배수터널을 상습 침수 지역 7곳에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각종 반발에 부딪히면서 양천 신월 지역 1곳에만 설치를 완료했다.

최근 집중호우로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하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상습 침수지역 6곳에 대심도 배수터널 건설을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유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과거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대심도 배수터널을 제안했지만 결과적으로 침수 해소대책이 변경되면서 이번 호우사태 때 피해가 컸다"며 "관로 신설, 저류조 정비 등을 진행했지만 목표 달성을 못했다. 빗물터널이 가장 효과적이다. 대심도 배수터널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이와 병행해 다른 대책들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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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터널' 머리 맞댄 전문가들…"재추진 필요" 한목소리

기사등록 2022/08/24 18:22:5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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