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을지연습' 민·관·군·경 대대적인 합동 훈련
드론테러·열차 인질극 등 시나리오별 대응 점검
[광주=뉴시스] 변재훈 김혜인 기자 = "드론에 실린 폭발물이 지상으로 떨어집니다. 화재 발생!"
3년 만에 치러지는 2022 을지연습 셋째 날인 24일 오후 광주 북구청 광장에서 민·관·군·경 합동 테러 대비 훈련이 펼쳐졌다.
훈련은 구청 청사에 소총으로 무장한 '가상 테러범' 3명이 침입하면서 시작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순찰차·현장 상황반 작전 차량이 경광등을 울리며 청사 앞에 멈춰 섰다. 차량에서 일사불란하게 내린 경찰은 주변 통제선을 설치한 뒤 사방에 소총을 겨누며 빈틈 없는 경계를 벌였다.
테러범의 무장 상태를 확인한 경찰은 육군 31사단에 지원을 요청했다.
검은 특수전 복장 차림으로 중무장한 31사단 군사경찰대원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청사에 진입했다. 청사 옥상에선 군 레펠 요원 4명이 외벽을 타고 차례로 하강, 건물에 뒤따라 들어갔다.
이후 '테러범'들은 군사경찰대에 의해 제압, 청사 밖으로 끌려 나왔다.
그 사이 경찰은 외곽 경비와 함께 건물 곳곳을 수색, 테러범이 설치한 폭발물 의심 물체를 발견했다.
경찰이 관련 지침대로 폭발물 의심 물체를 커다란 가방에 담아 밖으로 꺼내자, 31사단 공병대대가 정밀 탐지를 거쳐 폭발물을 차분하게 해체했다. 폭발물 발견·실외 이동·해체까지 걸린 시간은 4분 가량이었다.
초경량 비행장치(드론) 공격, 화재 상황에 대한 대응 훈련도 펼쳐졌다.
청사 상공에 날아오른 정체 불명의 드론에서 불꽃과 함께 매캐한 연기를 뿜는 폭발물이 지상으로 떨어졌다. 이 광경을 본 한 공직자가 관할 소방서에 신고했고, 구청 자체 소방대가 현장에서 소화기를 이용한 초기 진화를 시도했다.
동시에 화재 경보음과 함께 구청 내 공직자들이 황급히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탐지 드론을 날려 화재 현장 곳곳을 살피는 한편, 경찰이 확보한 출동로를 통해 진화 차량 2대를 투입했다. 소방관들은 청사 곳곳에 고압 소화수를 뿌리며 진화에 힘썼다.
드론이 건물 4층 창가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분홍색 수건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하는 남성을 발견하자, 소방 당국은 굴절 사다리차를 투입했다.
사다리차 바구니에 탑승한 소방관은 4층 창가까지 접근, 남성을 진정시킨 뒤 바구니로 조심스럽게 옮겨 태웠다.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한 이날 훈련은 구조된 남성이 무사히 지상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같은 날 광주 동구 용산동 도시철도1호선 용산차량기지에서도 승객 인질 테러 등을 가정한 대응 훈련이 진행됐다.
드론이 투하한 폭발물에서 '펑…펑' 여러 차례의 폭발음이 들렸고, 연막탄이 터지면서 열차 안팎엔 뿌연 연기가 퍼졌다.
열차에 숨어 든 '복면 테러범' 4명은 총구를 승객을 향해 겨눴다. 112상황실에 신고 접수 직후 무장한 군·경 진압대원들이 장갑차를 타고 현장에 접근했다. 곧장 열차에 진입한 이들은 진압 장비를 동원해 테러범을 삽시간에 넘어뜨린 뒤 체포, 경찰에 인계했다.
겁에 질려 있던 승객들도 무사 구출, 차례대로 열차에서 내렸다. 구출 도중 2차 드론 테러로 열차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함께 출동한 소방 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로 1분여 만에 불을 껐다.
진화 직후 내부 수색에 나선 소방관들이 남은 승객들을 병원으로 옮기면서 모든 훈련 상황이 종료됐다.
이날 훈련에는 광주시와 북구를 비롯해 광주경찰청(특공대·일선서), 시 소방본부(119특수구조단·일선서), 육군 31사단, 11공수여단 등 유관 기관 소속 400여 명과 장갑차·소방차·드론 등 각종 장비가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