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드론 폭탄공격에 마비된 KT구로국사?…휴대전화 먹통 걱정없는 이유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KT 구로국사에 적군이 드론으로 세 차례 폭탄을 투하했다. 이로 인해 건물의 옥탑 일부와 국사 인근 맨홀, 한전 전주가 파손되고 화재가 발생했다. 일대 통신망도 마비가 됐다. 군부대와 경찰, 소방차가 긴급 출동했다. 군과 경찰은 폭발물을 투하한 범죄자를 검거했고 소방차는 건물 화재를 진화했다.

당장 통신 먹통이 우려됐지만 KT 가입자들은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와이파이를 쓸 수 있어 긴급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다. KT는 가입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선 서비스를 타 통신사 유선망을 활용해 제공했다. 이에 금융, 모바일 메신저 등 무선망을 사용하는 핵심 서비스 이용에 차질이 없었다. 주변 가게들은 유선망으로 결제 기기를 이용할 수 없게 되자 테더링으로 결제를 진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4일 서울 관악구에 소재한 KT 구로국사에서 이같은 상황을 가정한 통신서비스 긴급복구 관련 유관기관 합동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모의훈련은 을지연습 상황과 연계해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와 함께 진행했다. 이를 통해 통신서비스 긴급복구, 통신사 간 협업대응 및 이용자 보호조치 등 위기대응 체계와 조치사항을 점검했다.

특히 이날 훈련에서는 지난해 10월 25일 발생한 KT의 전국적 통신망 장애 사고 이후 네트워크의 안정성·생존성·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한 후속대책 추진사항에 대한 점검도 했다.

KT 구로국사는 혜화국사와 함께 전국에 유무선 인터넷을 공급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KT는 이 국사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혜화국사와 이중화 했다.

현장에서는 구로국사에 적 무인기(드론)가 폭탄을 투하 공격으로 인근 지역에 대규모 유·무선 통신망 장애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했다. 이로 인해 구로국사 인근의 금천구, 구로구, 관악구의 유무선 통신 서비스가 마비됐다.

KT는 우선 재난로밍을 가동해 가입자들이 SK텔레콤, LG유플러스 무선망을 통해 무선 서비스를 지속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통3사는 재난로밍의 수용 규모를 200만명에서 연말까지 30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재난와이파이로 데이터를 지속 이용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와이파이 설정에는 ‘공통식별자(Public WiFi Emergency)’가 생성됐다. 정부와 이통3사는 공공·상용 와이파이를 누구나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난와이파이는 통신장애 상황에서 타 통신사 와이파이를 통해 재난정보 수신 등 긴급 통신이 가능하도록 한 조치다.

현대차 아이오닉은 소형 기지국 운용을 위한 배터리로 활용했다. 일반적으로는 대형 트럭과 유사한 크기의 이동용 발전차를 사용하지만 이를 배치하지 못하는 구역에서는 아이오닉에 기지국 장비를 갖춘 후 차의 배터리를 활용한다. 상대적으로 기동성이 좋아 현재 확보한 80대의 전기차를 연내 200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전의 정전으로 전원이 공급되지 않자 이동용 발전차를 긴급 출동시켜 통신 장비에 전원을 공급했다. 이동용 발전차 용량 1000kW로 1000가구에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

유선 인터넷 장애로 소상공인 결제 시스템이 마비됐지만 테더링 방식으로 긴급 결제가 가능했다. 무선 공유기(AP)에 있는 USB포트를 휴대폰과 연결하고 테더링을 실행하니 정상적으로 결제가 이뤄졌다. KT는 가입자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 사용법을 설명했다.

KT는 5G 무선망을 활용해 댁 내 IPTV와 인터넷도 긴급 복구했다. KT 관계자는 “보통 광케이블을 복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5G 무선망을 활용해 복구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선로분야 긴급 복구를 위해 피해 구간에 광 케이블을 포설하고 광코어에 일괄 접속했다. 또 마비된 유선전화 복구를 위해 피해 지역에 인터넷프로토콜(IP)화된 긴급복구용 일반전화 장비를 투입,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이는 동케이블이 침수되거나 한전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도 가능하다.

아울러 통신4사는 전국적 유선망 장애가 무선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무선망 상호백업체계를 구축한다. 무선망 이용자가 타 통신사 유선망을 경유해 국내 인터넷, 모바일 메신저, 금융, 생활편의 서비스 등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상호 백업에 따른 트래픽 증가분의 원활한 수용을 위해 연동 회선의 용량 증설을 연말까지 추진해 상호 백업체계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KT 네트워크 장애 사고 이후 여러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상반기 동안 많은 준비를 했다"며 "무선망 상호 백업체계 구축은 물론, 재난 와이파이, 테더링을 활용한 결제 등은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대부분의 경제 활동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기간 통신망의 안전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통신3사는 인프라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서비스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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