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셈법 복잡해진 식품업계…왜?

기사등록 2022/08/23 11:27:20

원달러 환율 13년만에 1330원 돌파 23일에는 1341.8원으로 치솟아

원자재 구입 비용 증가 예상…원가 압박에 제품 가격 인상 고민 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62.50)보다 13.19포인트(0.54%) 내린 2449.31에 개장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95.87)보다 5.92포인트(0.74%) 하락한 789.95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9.8원)보다 2.0원 오른 1341.8원에 출발했다. 2022.08.23.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62.50)보다 13.19포인트(0.54%) 내린 2449.31에 개장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95.87)보다 5.92포인트(0.74%) 하락한 789.95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9.8원)보다 2.0원 오른 1341.8원에 출발했다. 2022.08.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년 4개월 만에 1330원을 돌파하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식품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원부자재 부담이 커지며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산 원료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의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시기에 곡물을 수입해둬야 원재료 부담을 낮출 수 있는데 지속적인 환율 상승세에 원재료 구입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다고 푸념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인해 최근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전날 13년 4개월 만에 1330원을 넘어섰다. 장중 한때 환율은 134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9.8원)보다 2.0원 오른 1341.8원에 출발했다. 3거래일 연속 고점을 형성하는 등 원화 약세 현상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환율 상승에 식품업계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수입 원자재 구매 타이밍을 늦추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구매 시기를 늦춰도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른다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원자재를 들여와야 한다.

당장 사료용으로 사용되는 곡물 가격 폭등이 국내 축산업 분야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사료용 곡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국제 곡물 가격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
 
사료용 곡물 수입 단가 상승은 돼지고기를 비롯해 닭고기, 소고기 등의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 육류 가격 상승은 이를 가공한 햄·소시지 등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외식 업계도 원가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대한제분과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밀가루 제조사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국내 제분업계는 밀가루 주원료가 되는 소맥을 미국과 호주에서 구매하는데 최근 국제 밀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구입비 부담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밀가루를 많이 사용하는 과자, 빵, 라면 등 주요 가공 식품을 생산하는 식품 기업들은 부담이 크다. 이들 업체는 올해 초 최소 3개월 이상 재고분을 확보했기 때문에 단기 영향은 거의 없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하반기에도 곡물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환율까지 치솟고 있어 버티기 힘들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원가 부담이 심화되며 수익성이 급속도로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수익성 방어를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최근 정부는 밥상물가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 인상을 결정하는데 있어 정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원재료 수입 부담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며 "식품업체들은 업종 특성상 원자재를 구입 후 장기 보관할 수 없어 환율 급등 시기에 원가 압박이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식품업계가 제품 가격 인상 없이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들린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정부가 물가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서 눈치가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제품 원가가 워낙 높아져 더이상은 버티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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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셈법 복잡해진 식품업계…왜?

기사등록 2022/08/23 11:27:2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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