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지수 변경…패시브 펀드 자금 유출 이어질 듯
매도 물량 700억~1000억 전망…주가에 악영향
SKT, 연간 배당↑…하나금융지주 지분 매입으로 여력 커져
하나카드, SKT 지분 매입 예정…수급 우려 크지 않을 듯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SK텔레콤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제외로 수급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간 주당배당금(DPS)이 지난해 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하나카드의 SK텔레콤 지분 취득이 예정돼 있어 완충 작용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MSCI 코리아지수에서 편출된다. 지수 변경일은 9월 1일이다.
MSCI 지수는 외국인 투자의 핵심 벤치마크로 종목 편·출입에 따른 수급 영향이 있다. 편출될 경우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자금이 유출된다.
이번 편출은 MSCI 지수의 외국인 추가 매수가능 한도(포린룸) 때문이다. 포린룸 규정은 외국인 지분 제한이 있는 종목에 한해서 외국인 추가매수가능 한도가 줄었을 때 편출시키는 규정이다. 지수에서 제외되지 않으려면 편·출입 기준인 47.16%를 넘지 않아야 한다.
KB증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15일 이후 48% 수준을 유지했다. 규정에 따라 이번에 편출된 SK텔레콤은 1년 후부터 지수 재편입의 검토 대상이 된다.
허율 NH증권 연구원은 "MSCI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들은 8월 31일 종가에 SK텔레콤을 매도할 것"이라고 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편출에 따른 MSCI 추종 자금의 실질 수급 영향액을 700억~1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이로 인해 당분간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이 최근 계속 상승하면서 포린룸이 줄어 편출이 결정됐다”며 “단기적으로 지수 편출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가 월말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다만 SK텔레콤의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아 지수 편출에 따른 변동성 우려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여기에는 SK텔레콤의 연간 DPS가 지난해(2660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증시가 불안정해지면서 배당주에 대한 매력이 높아져 매수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앞서 대신증권은 SK텔레콤의 연간 DPS를 3600원으로 추정했다. SK텔레콤이 1~3분기 830원으로 동일한 배당금을 지급하다 4분기에 1100원을 지급할 것으로 본 것이다. KB증권 역시 비슷하게 예측했다. SK텔레콤의 올해 예상 DPS는 3500원, 배당수익률은 6.9%로 평가했다.
하나금융지주 지분 매입으로 배당 여력이 커진 것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22일 SK텔레콤은 3300억원 규모의 하나카드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고, 같은 규모의 하나금융지주 지분 매입을 결정했다. SK텔레콤은 하나금융지주 지분 약 3.1%(당시 종가 기준)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하나금융지주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배당이 예상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취득한 하나금융지주의 배당금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변경일까지 SK텔레콤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현재 배당수익이 6.9%로 자금 유출로 인한 주가 하락시 배당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하나카드의 SK텔레콤 지분 취득이 예정돼 있어 수급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나카드는 같은날 684억원 규모의 SK텔레콤 지분 매입을 결정했다.
이 연구원은 오히려 지속됐던 수급 리스크를 해소하게 돼 향후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외국인이 SK텔레콤을 4562억원 순매수해 지분율이 48.1%까지 확대됐다"며 "이미 4월부터 MSCI 편출 리스크가 부각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5월 MSCI 지수에서 편출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음에도 외국인 지분율은 지속 상승했다"며 "액티브 투자 전략을 취하는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SK텔레콤 지분을 매수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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