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역 외제차 피해 커…3대 중 1대 꼴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8일부터 시작된 폭우로 보험사에 접수된 차랑 침수 추정손해액이 158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호우가 시작된 지난 8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 등 대형 4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는 9471건으로 추정손해액은 1345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전체 보험사 12곳을 기준으로 하면 1만1142건으로 추정손해액이 1583억2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집계가 처음 시작된 지난 9일 오전 10시 대형 4사 2311건(추정손해액 326억3000만원), 전체 12개사 2719건(383억88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접수건수와 추정손해액 모두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번 주까지 비 소식이 더 예고된 데다 침수 차량 보험금을 청구하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손해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사례를 거슬러 올라가면 전국을 강타한 태풍 매미 당시 피해차량 4만1042대, 추정손해액 911억원 규모였다. 반면 서울 지역에 집중된 2011년 집중호우는 피해차량 1만4602대에 불과했지만, 추정손해액은 993억원으로 매미 때보다 더 많았다.
이번 침수 피해의 특징은 고가의 외제차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서울 강남 지역에 비 피해가 커 외제차 접수 건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12개사 기준 전체 1만1142건 중 외제차가 3599건으로 3대 중 1대 꼴이다.
국산차가 7544건으로 외제차보다 2배 이상 많이 접수됐지만, 추정손해액은 외제차(905억1000만원)가 국산차(678억1000만원)를 앞질렀다. 특히 차량 침수 피해를 보상받으려면 자동차보험에 가입만으로는 안 되고 자기차량손해 담보(자차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국산차보다는 외제차의 자차담보 가입 비율이 높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폭우가 시작된 8일부터 12일 오전 10시까지 전체 12개사의 차랑 침수 피해 건수는 9899건, 추정손해액은 1367억9400만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집중호우가 집중된 서울·인천·경기의 피해가 가장 컸다. 서울·인천·경기의 차량침수 피해 건수는 9703건, 추정손해액은 1344억7000만원이었다. 각각 전체의 98.0%, 98.3%였다.
전북·전남·광주가 71건, 10억59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충북·충남·대전·세종은 71건, 6억6000만원 수준을 보였다. 강원(51건·5억7600만원), 경북·경남·대구·울산·부산(3건·2900만원), 제주(0건)등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상반기까지 비교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잘 관리해 왔던 손보사들도 이번 침수 피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11개 보험사 누적 손해율은 평균 80.7% 수준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침수 피해만으로 보험료 예측은 섣부른 면이 있다"며 "태풍이나 폭설이 올 수 있고, 그런 것들을 같이 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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