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에게 "보험료 왜 이리 많이 내느냐" 물었더니…

기사등록 2022/08/12 22:27:22

최종수정 2022/08/13 16:43:48

'계곡살인' 7차 공판서 보험설계사였던 이은해 지인 증인신문

"이은해, 오빠 돈이 내 돈이라고…윤씨 '등골' 빼먹는다는 생각"

[인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2.04.19. 20hwan@newsis.com
[인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2.04.19.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31)씨의 범행 동기를 추측하게 하는 증언이 나왔다.

12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규훈)는 살인 및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은해씨와 공범인 내연남 조현수(30)씨의 7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지난 2019년 3월16일 이씨, 조씨, 피해자 윤모(사망 당시 39세)씨 등과 함께 경기 용인시 한 낚시터에 함께 놀러간 이씨 지인 A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이들이 놀러 간 낚시터는 2개월 후인 2019년 5월 이씨와 조씨가 윤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곳이기도 하다.

법정에 선 A씨는 "그날 갑자기 은해 언니에게 놀러 오라는 연락이 와 밤늦게 낚시터에 가게 됐다"면서 "제가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때라 자연스럽게 보험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니가 매월 보험료로 70만원씩 납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질병이 없는 언니 나이대라면 보통 10만원의 월 보험료를 납부한다"고 진술했다.

이어 A씨는 "언니에게 왜 이리 보험료를 많이 내냐 물으니 '딸 때문'이랬다"고 증언했다.

당시 이씨는 "내가 엄마인데 어떻게 될지 모르니 딸 생계를 위해 사망 보험금을 높게 책정했다"고 A씨에게 설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피고인 측 변호인은 A씨에게 "혹시 이씨가 윤씨를 피보험자로 해 보험에 가입했다는 이야기를 했느냐"고 물었고,, A씨는 "이씨가 자세히 이야기하진 않고, 자신과 윤씨 둘 다 사망 보험금을 높게 들어 각자 월 70만원씩 보험료를 납입하고 있다더라"고 회상했다.

검찰이 "혹시 이씨와 윤씨가 법적 부부 관계인 것은 알았냐"고 질문하자 A씨는 "둘이 부부라거나 사귀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해 '아는 오빠'인 줄로만 알았다"고 했다.

또 A씨는 "윤씨가 자리를 비웠을 때 이씨가 '오빠 돈이 내 돈이야'라고 말하며 윤씨의 지갑에서 현금 10만원을 꺼내 제게 줬다"면서 "그때 이씨가 윤씨 등골을 빼먹는다는 생각이 들어 속으로 이씨를 조금 안 좋게 봤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A씨는 "낚시터에서 이씨와 조씨는 윤씨가 없을 때만 뽀뽀하거나 팔짱을 끼는 등 애정 행각을 벌였다"면서 "윤씨가 함께 있을 때는 이씨와 조씨가 애정 행각을 하지 않고 그냥 앉아만 있었다"고 밝혔다.

이씨와 조씨의 다음 공판은 18일 오후 3시30분에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인천=뉴시스] 정일형 기자 = '가평 용소계곡 남편 살인사건' 용의자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 (사진은 인천지방검찰청 제공)
[인천=뉴시스] 정일형 기자 = '가평 용소계곡 남편 살인사건' 용의자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 (사진은 인천지방검찰청 제공)


이씨 등은 지난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씨 남편 윤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피고인은 앞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씨에게 독이 든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3개월 후인 같은 해 5월 경기 용인시 소재 한 낚시터에 윤씨를 빠뜨려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씨는 2011년 윤씨와 교제를 시작했으며, 2017년 3월께 혼인을 한 이후에도 여러 남성과 동거 및 교제하면서 윤씨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착취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또 윤씨의 일상생활을 철저히 통제해 극심한 생활고에 빠뜨려 가족·친구들로부터 고립시키는 등 이른바 '가스라이팅'을 통해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거나 저항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이씨와 조씨는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둔 지난해 12월14일께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4월16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3호선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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