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 차주 자율적 지원방안 마련
만기연장·상환유예 연착륙 만전
정부 정책 협조…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지난해 사회공헌활동 1조617억원 규모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은행권이 취약 차주 지원을 위해 정부 정책에 협조하고 자율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저신용·성실이자 납부자의 대출원금을 감면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조원 이상의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10일 은행연합회는 최근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인해 서민경제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권은 우리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서민경제의 부담을 함께 나누기 위해 정부 정책에 협조하는 한편, 이와 별도로 자율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적극 시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은행은 저신용·성실이자 납부고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금리 이자를 감면하고 감면된 이자금액으로 대출원금을 상환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저신용·성실이자납부고객 등이 개인신용대출을 연장하는 경우 고객에게 적용되는 금리가 은행에서 설정한 특정금리를 초과하면 초과 이자금액으로 대출원금을 자동으로 상환한다. 원금 상환에 따른 중도상환수수료는 면제할 계획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신용등급 7구간 이하, 고위험 다중채무자 등 저신용 차주 중 성실상환자에 대해 기존 개인신용대출을 연장하거나 재약정 시 약정금리가 6%를 초과하는 경우 6% 초과 이자금액으로 대출원금을 자동 상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부터 해당 방안을 실행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적용대상과 금리기준, 출시시기, 운영기간 등은 은행마다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에도 협조한다. 은행권은 서민과 취약차주의 금융비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안심전환대출과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3년 만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중도상환수수료율 1.2%)을 받은 차주가 1년 후 대출잔액(원금) 1억원을 안심전환대출로 대환할 경우 차주의 기존 보유 주담대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 80만원을 면제하는 식이다.
은행권은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연착륙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9월 말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더라도 부실이 없는 정상차주는 물론, 매출감소 등으로 일시적으로 재무상태가 악화된 차주도 신용등급의 급격한 하락을 방지해 만기를 최대한 연장하고 금리와 한도에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원리금연체, 자본잠식, 폐업, 체납 등의 부실이 있거나 부실징후가 있는 차주는 향후 정부의 새출발기금과 연계하거나 은행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원할 방침이다.
금융권의 공동대응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포함된 '만기연장·상환유예 연착륙을 위한 협의체'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또 은행별 특성과 소상공인·서민·가계·청년 등 고객별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의 금융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출금리 인하, 장기 분할상환 전환, 우대금리 제공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서민·가계에는 시장금리 급등에 따른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출금리 인하, 이자 지원 프로모션 등을 실시한다. 청년층의 자산형성과 주거안정 지원을 위해서도 고금리 수신상품 제공, 저금리 전월세대출 공급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은행별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은행별로 대상자와 혜택은 상이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된 내용 외에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취약 차주의 고통 분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권은 지난해 총 1조617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을 실시했다. 올해에도 1조원 이상의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은행연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내 은행들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매년 1조원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환원해왔다. 경영성과(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비율은 같은 기간 평균 8.2%를 기록했다.
최근 3년(2018~2020년)간 세전이익 대비 사회공헌금액 비율은 국내은행권 4.79~6.73%, 국내기업 1.90~4.00%, 글로벌기업 0.95~1.86%, 글로벌 주요 금융회사 0.66~1.14%다. 국내은행들은 이들 중 세전이익 대비 가장 큰 규모로 사회공헌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사회공헌 외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2년간(2020~2021년) 433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실시했다. 지난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4조6800억원 규모의 사회책임금융을 공급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산업을 둘러싼 다양한 대내외 환경의 변화 속에서 경영성과의 부침은 있었지만 은행의 사회공헌은 꾸준했으며 양적으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며 "앞으로도 우리 경제와 사회의 일원으로서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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