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망' 어린이 7월에만 4명…어떤 증상들 보였나

기사등록 2022/08/05 08:00:00

최종수정 2022/08/05 08:19:43

확진 1~2일 후 응급실 이송·치료 중 사망

4명 모두 미접종…5~11세 접종률 2% 미만

"독감보다 병독성 높아…장기부전 이어져"

"소아 예방접종 권고 여부 빠르게 정해야"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지난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어린이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2022.08.0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지난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어린이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2022.08.0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지난달 10세 미만 어린이 4명이 코로나19 확진 후 1~2일 만에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사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보호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확진된 어린이가 해열제를 복용한 후에도 열이 내려가지 않거나 의식이 불분명할 경우 즉시 119에 연락하거나 의료기관을 방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유행 이후 사망한 10세 미만 어린이 수는 누적 27명으로, 이 중 4명이 지난 7월 한 달 동안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4명의 어린이는 확진 후 1~2일 만에 급격히 상태가 나빠져 사망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공통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

경기도 안양시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A는 지난달 11일 코로나19에 확진된지 이틀 만인 13일 고열로 대학병원으로 이송 중 숨졌다.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하지 않았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다른 어린이 B는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타나 11일 확진돼 재택치료자로 분류됐다. 확진 하루 뒤인 12일 상태가 나빠져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세종에서도 초등학생 C는 확진 하루 만인 지난달 16일 고열 및 경련 증상을 보여 대학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사망하기도 했다. C양은 기저질환이 없고 백신 접종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를 치료한 의료진은 코로나19로 인한 다발성 장기 부전을 원인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의 한 소아 D는 증상 발생으로 응급실을 찾은 19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으며, 치료를 받다가 다음날인 20일 사망했다.

당국은 지난달 사망한 소아 확진자에 대한 의무기록과 잔여 검체를 확보해 정확한 원인을 분석 중이다. 일각에서는 확진 소아의 갑작스런 사망 원인으로 급성 열성 발진 증상인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소아다기관염증증후군(MIS-C)과의 연계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음성 확인을 받은 보호자와 함께 코로나19 확진 어린이를 중환자실로 이송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DB) 2022.08.05.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음성 확인을 받은 보호자와 함께 코로나19 확진 어린이를 중환자실로 이송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DB) 2022.08.05. [email protected]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소아 감염 후 사망에 대해 현재 잔여 검체를 수집해 중복감염 또는 항체 과잉반응 등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며 "사인은 검사 결과를 좀 더 종합해서 판단이 필요하며 아직까지 전문가 자문 중"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특히 만 5세 미만의 어린이는 확진 후 열이 내려가지 않거나 의식이 저하되는 증상을 보일 경우 빠르게 의료기관을 방문할 것을 권고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겸 방대본부장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확진된 영유아가 해열제로도 열이 조절되지 않거나 탈수 등으로 의식저하 증상이 발생했을 때에는 좀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원 단장도 "영유아가 코로나19에 감염 이후에는 일정 기간 잘 관찰해야 한다"며 "갑자기 증상이 나빠질 경우 망설이기보다는 일단 빠르게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와 처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는 2학기에도 전국 유·초·중·고에서 정상 등교를 실시하는 만큼 어린이들의 대외접촉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소아의 경우 5~11세 대상 예방접종이 가능하지만 접종률은 저조한 편이다. 지난 4일 0시 기준 5~11세 소아의 접종률은 1차 2%, 2차 1.5%에 불과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가 낮다고 하더라도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독감(인플루엔자)보다 병독성이 훨씬 높다"며 "실제로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소아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어린 자녀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면 증상을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7월 들어 숨진 확진 소아가 늘어난 것은 감염 규모와도 비례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5~11세 소아의 예방접종에 대한 권고가 다소 늦었고 고위험군 어린이들에게 보다 강력하게 접종을 권고할 수 있었다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을 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소아 절반 이상이 코로나19에 확진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소아가 예방접종에 참여해야 하는지 예방접종위원회 차원에서 권고 여부를 빠르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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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망' 어린이 7월에만 4명…어떤 증상들 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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